Absolument delicieux[미식학]

[정현환[사무부국장]]

Absolument delicieux[미식학]

사람들은 왜 수비드로 요리를 해야 하는지부터 궁금해 할 것이다. 요리를 할 때 균일한 온도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조리과정시 일어나는 변화 중 핵심 요인이 조직감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보통 정확한 온도와 시간을 맞추기란 어렵고 각 재료마다 골고루 동일한 열을 전달시키는 일은 더욱 힘든 작업이었다. 비교적 오랜 시간 가열하는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에는 영양소 파괴 없이 균등한 맛과 질감을 표현해주는 조리법이 필요했다. 도대체 온도와 시간을 어떻게, 얼마만큼 유지하고 맞춰야 최상의 요리가 탄생할 수 있을까? 요리할 때 재료에 걸 맞는 조리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요리가 요리다워지는 것이다.
출처: 글 김미연  Feelyou4@hotmail.com

세계, 순수 조리의 최상급 온도를 알아내다

닭 가슴살은 가열할 때 근육단백질의 응고온도에 가까워지면서 근섬유는 수축한다. 고열에서 요리할 시 단백질이 응고되어 질감이 단단해지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닭 가슴살을 ‘퍽퍽살’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0℃가 되면 닭 가슴살의 근섬유 밖으로 수분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지만 수분은 계속해서 머금고 있다. 만약 진공포장 하여 60℃로 수비드 한다면 실수 없이 언제나 완벽한 닭 가슴살을 먹을 수 있다. 62℃에서 2시간 수비드한 닭 가슴살은 어느 쪽에서 자르든지 일정하며, 맛과 식감 또한 믿을 수 없을 만큼 촉촉하고  부드럽다.
스테이크 주문이 들어오면 대부분 조리사들은 마블링이 선명한 선홍빛 스테이크를 원하는 두께로 잘라 140℃~200℃이하로 달군 뜨거운 팬에 고기를 시어링(searing:태우 듯 조리함)한 후, 오븐에서 속까지 조리한다. 뜨거운 팬에 고기를 시어링하는 이유는 화학적으로 마이야르반응(Mailard reaction)을 유도해내는 것인데, 단백질의 변형으로 고기 특유의 향과 맛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고의 스테이크 중심부 온도는 54°C~60°C이지만, 고기의 중심부까지 충분한 열을 전달하기 위해 고열에서 장시간 요리하는 전통조리법은 그 온도를 정확히 지켜내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상 스테이크의 중심부온도가 65°C(Medium Well-done)로 조리된 스테이크의 가장자리는 이미 근섬유가 수축하여, 급격히 수분이 감소하며 수분손실은 약 12%까지 달한다. 가장자리의 고기가 질겨지고, 입안에서 건조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이처럼 전통 조리법은 고기 전체에 동일한 질감을 표현하기 힘들고, 매번 균일한 온도로 조리되기란 분명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언제나 완벽한 스테이크를 내놓기란 역부족이었다는 것. 이 모든 문제점에 해답이 된 최첨단 조리법 수비드는 세계 최정상 셰프들의 주방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이제 모든 영양소를 간직한 채, 골고루 동일하게 익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쉐프들만이 아니라 대중들의 손에서 당신의 주방에서도 그 모든 것이 실현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비선호도 부위 기대효과 극대화

수비드는 고기의 전체 절단을 하지 않고도 일정한 질감을 고루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염통이나 모래주머니, 혀 등과 같이 힘줄이 많거나 지방이 적은 비선호도 부위 역시 수비드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돼지 사태를 수비드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육질이 된다. 마치 부드러운 부위를 먹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수비드가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을 끊어주고 단백질에 변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정부위의 비선호도 현상이 생긴 것은, 비선호 부위 자체가 맛없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부위의 맛을 적절히 살려 낼 조리법이 부족했다는 증거다. 실제 수비드 요리에 선두주자 토마스캘러(Thomas keller)는 송아지 간, 우 설, 돼지꼬리와 같은 다양한 부위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
랍스터, 문어,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은 높은 온도에서 조리할시 해산물 본연의 질감을 단단하게 만든다. 하지만 수비드는 해산물을 조리할 때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한다. 모든 뿌리채소를 수비드할 경우 색감, 향, 질감에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감자 외부가 먼저 삶아지는 일이 없고, 당근은 선명한 오렌지 색깔을 간직한다. 단 시금치와 같은 푸른색채소와 쌀 요리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저장성, 작업효율성, 조리 표준화에 탁월

보통 대중음식점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이나 냉장고에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국내 급식산업에도 이 조리법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노력한 것을 찾아 볼 수 있었고, 외국에서는 장거리 기차의 식당 칸에서 수비드 요리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철저한 조리지식을 가지고 사용한다면 언제나 훌륭한 요리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 시간, 안전문제도 해결된다.
뜨거운 불판 앞에서 장시간 요리해야 하는 대부분의 조리사들은 늘 고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의 원인이 된다. 반면 수비드는 정확한 시간과 온도로 요리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작업 시간을 줄여주고 그만큼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돼 실수가 적다. 수비드는 완벽한 시간에, 완벽한 질감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효과로 장시간근무, 전기력 손실 등이 크게 감소한다. 하지만 막연히 수비드가 조리환경만을 편하게 해주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첨단기술을 도입하므로 요리개발과 발전에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데 있다.
수비드는 조리 표준화를 가능케 해줌으로써, 제반 비용 절감, 음식물손실방지, 보다 넓은 주방공간을 확보해준다. 케이터링 사업에서 수비드 음식을 레스토랑, 병원, 학교, 프랜차이즈 등에 일관되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수익과 관리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장한다.
또한 뷔페, 연회, 패스트푸드의 발전에 향상된 조리 시스템을 구축해줄 것이다. 수비드 조리시설은 투자량에 비해 큰 효과를 주기 때문에 최초 투자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재료본연의 가치 부각 화려한 풍미 부활
외식시장은 최대한 건강한 메뉴를 먹기 위한 대중들의 순수한 음식의 요구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음식의 가치는 재료 본연의 풍부한 맛과 영양을 살리는 것이다. 제아무리 “손맛”이 훌륭한들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그 요리는 환영 받을 수 없다. 재료의 가치가 부각되어 요리의 질을 최대로 높여주는 수비드는 조리 산업에 큰 획을 그었다. 일반적으로 수육이나 보쌈을 만들 때 대부분 약한 불에서 오랫동안 조리했다. 도대체 어떤 온도에서 얼마나 요리되고 있는 걸까? 찜 요리나 삶는 요리가 과연 모든 영양소를 간직해낼까? 아니다. 이 요리법은 이미 영양소를 배출시켰고, 매번 다른 질감의 요리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수비드가 다른 요리법과 다른 점은 재료가 가장 맛있게 요리되는 정확한 온도로 모든 영양소를 풍부하게 간직한 채 요리되는 것. 이미 수년 전부터 수비드는 존재했고 현재 천재적인 셰프들에 의해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영감을 쏟아 재료의 풍미를 부각시키고 과학적 지식과 현대적 기술을 더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수비드 조리법은 빠른 시간 내 보편화 될 것이며 우리의 감각이 따라가기 힘들만큼 ‘화려한 맛’을 선물할 것이다.

수비드
수비드는 1970년 프랑스 중반에Georges Pralus의해 개발되었다. 또 다른 개척자 Bruno Goussault는 각종 음식에 대한 온도의 효력을 연구하였고, 과학적인 온도의 매개변수를 개발했다. Sous Vide는 프랑스어로 영어로는 Under Vacuum 진공저온조리를 뜻한다. 재료를 내열성 비닐 팩에 진공포장 하여 정밀한 저온에서 장시간 균등하게 조리하는 최첨단 조리법이다. 다른 요리법과는 달리 재료 본연의 즙을 잃지 않고 골고루 조리되어 최상의 질감, 향, 영양분 모두를 지켜내는 혁신적인 조리법이다.

조리방법
수비드 조리법은 육류, 가금류, 어패류를 비롯 야채, 과일 등 모든 재료에 다 각도로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재료를 내열성 비닐 팩에 넣고 기호에 맞게 각종 양념과 향신료를 첨가하여 진공 포장한 뒤, 끓는 점 아래의 균일한 온도에서 조리한다. 수비드 조리 시, 재료의 원하는 중심부 온도보다 물의 온도를 0.5도 높게 한 후 조리하는 것이 좋다. 과학적으로 설비된 항온순환수조(Water Bath Circulator)는 정확한 온도제어를 실현하고 내 외부로 액체가 순환하여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수비드는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각 메뉴의 수비드 온도와 시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파악한 후에 사용해야한다. 철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사용한다면 기존에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저온조리, 과연 안전한가?

진공포장(Vacuum)
진공포장방법은 지방의 산소를 제거해 산화작용을 막고 조리과정에서 원료의 기본 풍미를 유지하여 화려한 질감과 맛을 낼 수 있게 한다. 진공포장 시 산소투과도가 낮은 유연성 투명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품질 유지를 위하여 적절하며, 음식의 색감과 영양소 보존에 효과적이다. 진공포장 자체만으로 미생물에 의한 부패가 방지된다. 포장방법은 노즐방법과 체임버방식 두 가지가 있으며,  진공포장기는 간단한 조작으로 진공시간, 접착시간, 가스충전, 냉각시간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저온 살균법(Pasteurization)
수비드에 대한 사람들의 의문점는 저온에서 요리한 음식이 안전할 수 있는가다. 일반적으로 고열에서 요리되지 않은 음식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수비드가 고열에서 요리된 음식보다 얼마나 안전한지 알아보자. 수비드는 다른 말로 저온살균조리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온 살균법(Pasteurization)이란 섭씨 100도 이하로 가열 살균되는 조리방법이다. 1866년에 미생물학의 아버지인 루이 파스퇴르와 클로드 베르나르에 의해 최초로 도입되었다. 포도주의 살균법으로 사용되었으며 파스퇴르의 이름을 취해 ‘파스퇴르 살균법’이라고도 불린다. 고온에서 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저온으로 장시간 가열해서 살균하는 방법이다. 수비드 조리법은 음식에 들어있는 살모넬라균과 병원성 박테리아를 사멸하기 위해 온도와 시간을 위한 지침서(Guideline)를 제시한다. 일반적인 조리법은 장시간 조리시간을 거치지 않고 음식 내부의 박테리아를 사멸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수비드 조리법은 닭 가슴살을 71도에서 5초 동안만 조리해도 박테리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소고기의 경우 54℃도에서 86분간 조리하면 박테리아는 사멸한다. 수비드로 조리한 후 균 증식과 재 오염방지를 위해 신속히 냉장 보관해야 하며 냉장보관온도와 기간을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