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계곡 트레킹 후기
1.언제:2011.8.6 토요일
2.누구와:무와/산수/르네/윤선한
여름철 산행의 백미 중에 계곡 트레킹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폭염으로 무더웠던 토요일, 일산에서 약 30분거리에 위치하는
북한산의 계곡 중 아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효자비 인근의 숨은 계곡으로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휴식을 겸한 산행을 갔습니다.
간간히 지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정도로 산행로는 붐비지 않았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한적하고 호젓한 진녹의 여름숲을 계곡을 따라 걸으니
풍부하지 않았지만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물과 피톤치드향 그윽한 청정한 숲에서
지친 심신을 씻어낸 휴식같은 산행이었습니다.
효자치안센터<파출소> 지나 첫번 째 오른쪽 길입니다.
동행했던 무와님과 산수님
원추리꽃
원추리 / 신동엽
톡 톡
두드려 보았다.
숲속에서
자라난 꽃 대가리
맑은 아침
오래도
마셨으리
비단 자락 밑에
살 냄새야,
톡 톡
투드리면
먼 상고(上古)까장 울린다.
춤추던 사람이여
토장국 냄새
이슬 먹은 세월이여
보리타작 소리
톡 톡
투드려 보았다.
삼한(三韓)적
맑은 대가리
산 가시내
사랑,다
보았으리
작년에 보았던 원추리꽃이 올해도 변함없이 그자리에 피어 고운 자태로 반갑게 맞아줍니다.^^
원추리꽃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피었다 질 때는 꽃잎을 오므립니다.
원추리꽃은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정유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서인지
부부의 침실 뒤뜰에 은밀히 심는 꽃으로도 유명합니다.
계곡물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한여름 폭염을 씻어주기엔
적당할 정도로 끊이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누리장나무꽃 촬영중이신 무와님
향이 고약하다고 알려진 꽃인데 내 취향에는 이 꽃향기가 왠지 싫지않습니다.
취향이 독튼한 것인지...^^
누리장나무 꽃
"개나무·노나무·깨타리라고도 하며 냄새가 고약하여 구릿대나무라고도 한다.
산기슭이나 골짜기의 기름진 땅에서 자란다. 높이 약 2m이다. 나무껍질은 잿빛이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밑은 둥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며
양면에 털이 난다.
잎 길이 8∼20cm, 나비 5∼10cm로 겉에는 털이 없으나
뒷면에는 털이 나며 잎자루는 길이 3∼10cm이다.
꽃은 양성화로 8∼9월에 엷은 붉은색으로 핀다.
취산꽃차례로 새가지 끝에 달리며 강한 냄새가 난다.
꽃받침은 붉은빛을 띠고 5개로 깊게 갈라지며 그 조각은 달걀 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다.
화관은 지름 약 3cm이고 5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핵과로 둥글며 10월에 짙은 파란빛으로 익는다. "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어느새 원효봉으로 오르는 능선길과 만나게 되는데
원효봉으로 오르지 않고 밤골 방향의 계곡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숲속에 난 두갈래 길입니다.
산행도 삶도 때로는 필연적인 선택을 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원효봉 오르는 능선 산행로에서 올려다본 염초봉
무와님과 산수님
휴식을 나타내는 한자어 '休'<쉴휴>
나무 그늘에 앉으면 그것이 곧 '쉼'일테지요.
작렬하는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저 숲속으로 난 길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북한산은 전국의 여러산 중 피톤치드 배출량이 상위권에 속하는 명산입니다.
수도권에 이런 산이 있다는것은 2천만 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나는 꼬불꼬불하고 건조하고 인적 없는 낡은 길을 그리워한다.
그 길은 마을 먼 곳으로 나를 이끈다.
나를 지구 너머 우주로 인도하는 길,
그러나 유혹하지 않는 길,
여행자의 이름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은 길,
농부가 자신의 농작물을 짓밟는다고 불평하지 않는 길,
자신의 시골 별장을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길,
마을에 작별을 고하고 걸음을 재촉해도 좋은 길,
순례자처럼 정처 없이 떠나는 여행의 길,
여행자와 부딪치기 어려운 길,
영혼이 자유로운 길,
벽과 울타리가 무너져 있는 길,
발이 땅을 닫고 있다기보다는 머리가 하늘로 향해 있는 길,
다른 행인을 만나기 전에 멀리서 그를 발견하고
인사 나눌 준비를 할 만큼 넓은 길,
사람들이 탐을 내 서둘러 이주할 정도로 토양이 비옥하지 않은 길,
보살필 필요가 없는 나무뿌리와 그루터기 울타리들이 있는 길,
여행자가 그저 몸 가는대로 마음을 맡길 수 있는 길,
어디를 행해 가든 오든, 아침이든, 저녁이든, 정오든, 자정이든
별 차이가 없는 길,
만인의 땅이어서 값이 헐한 길,
얼마만큼 왔나 따져볼 필요 없이
편안하게 걸으면서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 길,
숨이 차면 천천히 왔다 갔다 하는 변덕마저도 소중한 길,
사람들과 만나 억지로 저녁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거짓 관계를 맺지 않아도 좋은 길,
지구의 가장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갈 수 있는 길,
그 길은 넓다.
그 길에 서면 떠오르는 생각도 크고 넓어진다.
그길로 바람이 불어와 여행객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고 나서 나의 인생이 나에게로 온다.
길/ 헨리 데이빗 소로우
밤골 방향으로 내려가는 계곡에도 물이 제법 많습니다.
굴곡진 삶을 살아내고 있는 저 나무도 숲속의 한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숲속의 단잠
계곡물속에서 망중한 중이신 무와님
물속에서 나오기 싫다시며 한참을 계시더군요.^^
피톤치드향 그윽한 숲속에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단잠에 빠진 부부 등산객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토요일 오후의 시간도 함께 흘러갔습니다.
계곡의 돌 위에서 휴식중인 등산객
계곡에서 바라본 백운대와 염초봉
산초꽃위에는 벌들이 쉴새없이 날아들고 있었습니다.
폭포수를 온 몸으로 맞으니 더위는 어느새 저만치 달아납니다.
강아지 꼬리를 닮았다 하여 강아지풀이라고 합니다.
모기나 파리등 해충을 잡아먹는 인간에게는 참 고마운 곤충이 잠자리입니다.
철이 바뀌는것을 알려주는 것들 중 잠자리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한창 맴맴거리던 매미들도 힘이 빠져가는 요즈음 가금씩 잠자리를 보게되는데
별다른 까닭없이 잠자리가 날면 가을이 머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따지고 보면 아직 말복도 지나지않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한여름인데 말이지요.^^
회원님들 중 혹시 아직 여름 휴가 다녀오지 않으신분이 계시다면
교통 체증으로 막히는 고생길 대신 이곳 계곡으로 한번 들어가보세요.
비 내린 후 평일날 들어가시면 인적드문 숲속 청정한 계곡수가 넘쳐 흐르는
숲을 독점하실 수 있을겁니다.^^
우리 카페 등산동호회 <아침동산 산악회> 8월 4주 째 산행은
이 계곡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지 참조 하시고 많은 참석을 기대합니다.
-끝.
첫댓글 다 보입니다~~낄낄~~한장은 지우셔야~~~북한산은 휴가 피크기간은 항상 텅텅비어서 계곡의 맑은 물을 전세낼수있다는걸 잘 알면서도 이번 여름은 한번도 못찾았는데 사진으로 시원함을 만끽해봅니다. 근 6개월동안 갑자기 발생한 오십견으로 산행은 그만두고 도보도 제대로 못하고있습니다.8월 마지막 산행은 되도록이면 참석하고싶습니다~~~
그런일이 있으셔서 한동안 뜸하셨군요.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쾌차하셔서 산행 때와 정모에서도 뵐 수 있길 바랍니다.늘 건승하세요.
모자이크 처리합니다..저 사진을 빼버리면 산행기가 밋밋할듯 싶어서요...^^
앗~!!카페 지기님 아니세요? ㅋㅋㅋㅋ용감 하시네 여긴 18세이하 출입금지 해야 겠네요 .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리디효~이왕이면 만세를 부르시지 쪼메 아쉽네요ㅋㅋㅋㅋ
만세를 부를정도로 용감하진 못합니다.^^이미지 관리를 좀 해야하는데..ㅠㅠ
가끔씩 도덕이나 규범에서 일탈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면 저런 돌발행동을 하는 편입니다.^^
마광수 교수는 한국 사회의 숨막힐듯한 도덕과 규범의 잣대에 대해 '모럴 테러리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더군요.^^
시간되시면 8월 정모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가리고 계시네요...~~낄낄~~..어젠 다 보이던데..진짜로 용감하신건지 아님....~~~헷갈려~~요~~~ㅠㅠ
노출증은 아니구요^^ 그냥 해방감이랄까~~그런 기분에서 으슥한 계곡 지나면 오버를 하곤합니다.
혐오감을 드렸다면 용서를...ㅋㅋ
오늘 답사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8월 정모자리에서 만나요.
헐~ 피부가 매끈합니다..ㅋㅋㅋ
아하~~사진 좋습니다^^
아름다운 대낮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