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단풍 코스로 강원도 평창과 홍천 경계에 솟은 흥정산(해발 1,279m)을 빼 놓을 수 없다.
운두령에서 태기산(해발 1,261m)에 이르는 장중한 능선상에 솟은 흥정산은 남쪽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을 안고 있고,
불발현 장곡현 구목령 등 세개의 큰 고개가 주 능선을 넘나든다. 해발 1,000m 전후의 까마득한 이 세고개를 이으면
오직 자전거로 만이 맛 볼수 있는 최고의 단풍 코스가 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을 단풍을 보기위해 설악산이나 지리산을 찾을때 MTB 라이더가 가을 단풍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강원도 평창과 홍천 사이에 있는 흥정산을 추천한다.
9월 말에서 10월 중순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데 흥정리 계곡은 물론 태기산에서 운두령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도 온통 붉게 물들어 단풍의 진수를 보여준다.
흥정산에 나 있는 임도코스는 장곡현 구목령 코스, 불발현 운두동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원점 회귀도 쉽고 경치도 빼어난 장곡현 구목령 코스를 소개한다.
평창군 봉평에서 출발해서 장곡현을 서쪽으로 넘었다가 다시 구목령을 넘어 봉평으로 돌아 오는 원점 회귀 코스다.
라이딩 출발점은 봉편면 흥정리의 봉편초등학교 무의분교(폐교)다.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이효석기념관과 생가가 남아있고, 흥정계곡 입구에는 허브의 모든것을 배울 수 있는 "허브나라농원"도 있다.
자동차를 가져 갔다면 무의분교앞 소나무숲에 약간의 공터가 있어 2,3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다. 출발지점은 삼거리인데, 오른쪽은 장곡현 방향, 왼쪽은 구목령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은 장곡현으로 올라가 구목령을 넘어 되돌아 온다.
무의 분교를 출발하여 곧은골을 따라 장곡현으로 올라가는 길의 가을 단풍은 점입가경으로 우리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계곡옆이나 능선의 단풍나무는 물감이라도 들인듯 빨갛게 타오르고, 갈색으로 물든 신갈나무, 노란색을 띄는 싸리나무와 느티나무, 검붉은 옻나무 등등이 저마다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다. 단풍이 들지 않는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상록수의 초록도 여기에서는 단풍의 한가지 빛갈로 여겨 질 뿐이다.
길은 외길로 곧은골을 지나 화명동으로 이어진다. 무의분교에서 출발하여 7km를 1시간이 넘게 단풍구경에 힘든 줄 모르고 올라오니 드디어 장곡현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 길은 불발현 삼거리로 가는 길이다. 불발현은 고도가 1,013m로 지석동(10km)과 운두골(32km)로 연결된다. 다음을 기약하고 우리는 서석면 생곡리로 가는 왼쪽길로 방향을 잡는다.
장곡현에서 생곡리로 내려오는 다운힐은 알록달록한 이불위를 장난스럽게 뛰어드는 철부지 아이처럼 설레이게한다. 여름동안 녹색일색이던 산하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이렇게 바뀔 수가 있을까?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 옷을 입고 눈앞에 보여주는 풍광은 장엄하기조차 하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녹색이 점점 많아지더니 생곡리에 이른다. 생곡리에서 56번 국도를 만나면 서석쪽으로 좌회전하여 2~3km 정도 국도를 따라 삼생초등학교 까지 간다. 생곡슈퍼 앞에서 좌회전하여 마을길로 들어선다.
생곡저수지를 지나 구목령으로 오르는 초입은 오히려 단풍을 찾아보기 힘들어, 조금전에 경험한 장곡현의 단풍이 거짓말 같다. 그러나 점점 고도를 높히면서 구목령 단풍의 진가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또다시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렇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주는 자연이지만 구목령의 업힐은 녹녹치가 않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지리하게 오르는 구목령은 아름다운 단풍이 없었다면 그냥 힘든 업힐코스로만 기억될 뻔 했다. 구목령을 거의 다 내려와서 양지동이 가까워 질 무렵에는 길 양 옆으로 하얀 억새들이 가을 라이딩의 정취를 한결 돋운다. 저만치 우리들이 아침에 출발한 무의분교 소나무숲이 보인다. 오늘 라이딩 거리 48km 정도, 소요시간은 자그만치 7시간이 넘게 걸렸다.
첫댓글 흥정산 코스다..날짜와 코스트랙 정리해서 올리시게들...겁나게 머찌구만...
조~타~ ^^;
ㅋㅋㅋ 여기가 거기였구먼...예전부터 이코스를 연구했었는데...그 때는 임도에만 몰두...이 계곡이 흥정계곡이었을줄이야...임도를 연결하면 운두령으로해서 도로로 돌아오는데...그리하면 좀 거시기해서 무시했던 코스...내가 다시 정리해서 올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