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에서 열리는 인터모트 모터사이클 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BMW의 G650X 시리즈는 각각, 오프로드 주파 성능을 극대화한 크로스(X)첼린지, 온로드를 타겟으로 한 크로스모토, 그리고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현대적인 스크렘블러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로 구성됐다. 온로드에서의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BMW의 G650크로스모토는 나름의 인기를 얻었다. BMW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슈퍼 모타드란 장르가 갖고 있는 강한 이미지는 G650크로스모토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G650크로스컨트리(이하, 크로스컨트리)는 그렇지 못했다. 온로드 모터사이클과 정반대의 길을 달리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시장은 물론, 온로드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다. 물론, 온로드 모터사이클의 성격과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성격을 혼합한 스타일인 크로스컨트리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은 국내 시장의 협소함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확연한 취향으로 오프로드와 온로드 시장은 큰 거리가 벌어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크로스컨트리의 인기는 시작부터 어려움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BMW의 G650X컨트리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모터사이클이다.
모터사이클은 오프로드에서 출발했다
그 유명한 고틀리브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 최초의 모터사이클을 만들어낸 1885년은 포장된 도로 즉, 온로드보다 오프로드가 많은 환경이었다.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오프로드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이점은 현재도 유효하다. 정상급 모터사이클 레이서들을 보아도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스킬을 갖고 그것을 온로드에 적용하는 모습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G650X컨트리는 과거 50~60년대 유행하던 스크램블러의 현대적 해석이 만들어낸 모터사이클이다.
BMW의 크로스컨트리는 이런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기본기를 충분히 다지면서 온로드 모터사이클의 역할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로 개발됐다. 부연설명을 붙이자면 50년대와 60년대를 주름잡던 스크램블러의 현대적인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좌)프론트 휠은 17인치, 우)리어 휠은 14인치이며, 각각 브렘보의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했다.
크로스컨트리는 전형적인 스크램블러가 그랬듯 17인치의 프론트 휠과 14인치의 리어 휠을 장비했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240mm의 폭으로 움직이는 텔레스코픽 방식을 채택했으며, 리어 서스펜션은 가스 봉입식 서스펜션을 사용해 210mm의 폭으로 움직인다. 이런 서스펜션의 움직임의 폭은 일반적인 온로드 모터사이클에 비해 온로드에서는 보다 편안한 주행을 선사하고, 오프로드에서는 어지간한 충격도 부드럽게 흡수한다. 말 그대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로지르는 크로스(X)컨트리인 것이다.
당신이 달리는 그 길이 바로 놀이터
BMW의 모터사이클 라인업 가운데 크로스컨트리는 흔히 말하는 엔트리 모터사이클에 해당한다. 가장 작은 배기량인 652cc 급의 엔진을 얹고 있으며,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낮은 시트고는 물론 건조중량 148kg의 가벼운 무게는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인 부분이다.
실제로 주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가벼움은 상상을 넘어선다.
▲G650X컨트리는 배기량 652cc의 엔진을 얹고 있다. 단기통 엔진의 경쾌함이 훌륭하다.
단기통 엔진이 7000rpm에서 뿜어내는 최대 출력 53PS는 크로스컨트리를 정말 가볍게 밀어내는 느낌이다. 단기통 엔진 특유의 진동이 없지는 않으나 그 진동은 엔진의 박동감과 잘 어우러지며, 특유의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감성적인 울림이 바로 그것이다.
▲G650X컨트리의 계기반, 회전계가 생략된 구성으로 심플하다.
이런 엔진과 함께 온로드를 달리는 것은 매우 즐겁다. 단순히 도심에서 커뮤터로 사용할 때도 반응성이 좋아 매우 가볍게 이리저리 헤집고 돌아다닐 수 있다. 말 그대로 아스팔트 정글이라고 불릴만한 출퇴근길에서는 스쿠터들보다도 빠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엔진 회전계가 생략된 구성의 계기반이지만 엔진의 반응이 단순하기 때문에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최대출력을 뽑아내는 영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이것을 잘 활용하면 정말이지 호쾌한 라이딩을 즐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G650X 시리즈는 모두 체인 구동 방식을 사용한다.
왜, 도전하지 않는가
크로스컨트리의 시승을 진행한 제주도는 크로스컨트리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해낼 수 있는 곳이었다. 완벽하게 정돈되지 않은 오프로드를 뚫고 찾아간 곳엔 온로드 모터사이클로는 찾아내기 힘든 곳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반가웠던 것은 단순한 흙길에서도 모터사이클로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 일반적인 온로드 모터사이클이나 덩치가 거대한 듀얼 퍼퍼스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갈이 깔린 도로에서도 G650X컨트리는 즐겁게 탈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그리 넓고 긴 코스는 아니었지만 약 200m 정도의 오프로드에서 크로스컨트리는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냈다. BMW가 자랑하는 ABS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해,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브레이킹이 가능하다. 물론 ABS를 해제해 타이어를 미끄러뜨리는 것도 가능하다.
▲ABS를 해제하면 일반적인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처럼 리어타이어를 마음껏 미끄러뜨릴 수 있다. 반대의 경우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사실 BMW의 라인업 가운데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자유롭게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된 모터사이클은 많다. GS 계열이라 불리는 R1200GS, F800GS, F650GS 같은 모델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GS 계열보다 크로스컨트리는 현저히 낮은 부담감을 갖고 있고 이것은 곧바로 라이더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오프로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이가 한쪽발이 겨우 닿는 모터사이클을 가지고 오프로드를 들어가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하지만 크로스컨트리의 경우, 시트고가 낮고 무게가 가벼워 큰 부담이 없다. 시승 중 오프로드에서 전도하기도 했지만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외관을 살펴보더라도 전도했을 때, 크게 파손될만한 부위도 없다. 크로스컨트리는 라이더로 하여금 마음껏 도전해보라고 말한다.
▲좌)좌측 핸들 조작부에 위치한 붉은 버튼이 ABS 해제를 위한 버튼이다. 우)전기식 셀 스타터로 시동을 꺼뜨렸을 때에도 부담없이 다시 시동을 걸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겉멋에 취해있는 라이더를 위한 모터사이클이 아니다. BMW라는 브랜드 파워를 크로스컨트리에 기대하는 것도 그리 옳은 접근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크로스컨트리는 라이더로 하여금 스스로 도전하게 만들고, 그 도전을 통해 라이더를 키울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란 점이다. 무딘 칼날을 갈아내는 숫돌, 그것이 바로 G650크로스컨트리다.
SPECIFICATION
엔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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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랭 단기통 4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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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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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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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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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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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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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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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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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PS/70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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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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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kgm/525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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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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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엘 인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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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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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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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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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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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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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튜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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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형식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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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300mm 디스크+2피스톤 캘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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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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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240mm 디스크+1피스톤 캘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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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사이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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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 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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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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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 S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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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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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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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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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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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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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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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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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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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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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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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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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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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협조:BMW모터사이클코리아 02-3441-7800 www.bmwmotorrad.co.kr)
(라이딩기어협조:KBC헬멧 02-2025-3700 www.kbchelmet.com, 바이크코리아 02-2264-6194 www.as-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