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땜 고탄낚시터
2012년11월7~8일
11월17일 춘천 고탄리에 있는 고탄 낚시터로 가기위해 C형님과 C아우님 그리고 나, 07시에 C형님 집에서 합류하여 아라 뱃길 차도를 이용 김포를 지나 88올림픽대로를 달렸다.
나와 C아우는 고탄낚시터는 이번이 3번째다. 2009년 가을에 그리고 2010년 4월초에 갔었고 오늘이 3번째다. 사실 오늘은 금년도 밤낚시 납회를 하고자 떠나는 길이다. 마지막 납회를 봉재지에서 할까 하다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C형님이 고탄리에서 납회를 하길 원했었다.
마사대교를 지나 춘천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가평휴게소에 도착 하였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 한 잔이 3,500원이나 된다. 우리는 자판기 종이커피를 겨우 찾아 5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커피를 빼 마셨다. 자판기커피도 아직 쌀쌀한 공기에 따뜻한 모니카향이 나는 커피 맛은 납회 하러가는 우리들에게 낚시라는 개념을 벋어나 휴가를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이었다.
춘천 JC 를 벋어나 중앙고속도로 끝인 춘천에 도착하여 407번 도로를 타고 고탄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5분이다.
< 고탄 낚시터 전경 >
아침에 낀 안개가 걷히고 포근한 날씨에 북한강의 잔잔한 호반에 비친 만추의 산이 대칭을 이루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 닥아 오고 있는 경관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고탄리 모습이다.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13번 좌대로 들어가면서 고탄 낚시터의 최근 조황을 물어보니 총무(선장)는 10월 말까지는 대물이 나오는 등 좋았으나 지금은 조황이 기복이 크다고 한다. 어제 밤도 기온이 내려가 별로라고 말한다.
과장 없이 솔직한 답변에 우리는 경치 좋고 매너 좋은 고탄 낚시터에서 조황에 관계없이 하루 밤을 조용히 즐기다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 13번 좌대로 이동 중>
역시 고탄리의 풍경은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좌대 낚시터 관리인의 매너가 전국적으로도 최상급이다.
좌대운영에 있어서 조사들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서려 있다. 가령 좌대 유리창에 썬팅, 그리고 커텐이 있다는 것은 좌대 방에서 밖으로 불빛이 새어나가는 것을 차단한다. LCD TV, 에어콘, 구명조기 비취는 기본이고 밥상, 가스바너도 있고, 물 뜨는 국자까지 비취 되어있다. 양변기 화장실의 높은 배기통, 무엇보다 좌대 안 밖이 모두가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 우리가 들어 갈 좌대는 3번째 좌대다 >
13번 좌대에 도착하자 관리인 총무는 낚시 할 위치에 대하여 친절히 안내 해준다. 수몰 나무가 있어 밑 걸림의 위험한 곳까지 일러주고 간다.
우리는 각자 가져간 낚싯대를 모두 편성을 하였다. 원래 조황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느긋이 여러 대를 편성하는 것이 좋을듯하였다.
내와 C형님이 4대씩 그리고 C아우님이 3대를 편성 하였다. 대 편성을 마치고 나니 11시50분이나 되었다.
대편성도 끝냈으니 이참에 술을 곁 드려 점심을 먹기로 했다. 훈제 오리고기에다 막걸리 햇반으로 해결하고 즉시 낚시에 돌입하였다.
< 훈제오리고기에 막걸리 한 잔.>
< 본격 낚시에 몰입하는 C형, C 아우. >
열심히 밑밥을 투여 하고 기다린다. 낚시는 기다림의 기술이다. 내 좌측에 C형님과 C아우님이 자리를 하였다.
먼 산의 단풍은 이미 일부 빛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빼어난 산세에 색깔이 곱게 물 들은 단풍들이 곳곳에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모습은 강원도의 자랑이다.
< 고탄 낚시터에서 나의 모습 .>
그냥 찌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넉넉해지고 포근한 호반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세상만사 모든 걱정 혼자 지고가려는 마음 내려놓고 신선이 되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된다. 이것이 힐링이 아니겠는가.
엇!? 내 바로 옆자리의 C 형님의 낚싯대가 갑자기 스르르~ 럭 ! 거리며
물속으로 끌려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도 낚싯대 뒤꽂이에 줄이 걸려 C형는 끌려가는 낚싯대를 잡을 수가 있었다. 어떤 놈일까? 나와 C아우는 긴장하며 쳐다보데 C형님이 잡아 올린 것은 40 cm급 누치였다. 이제 겨우 낚싯대를 편성한지가 30분이나 지났을까 하여튼 우리는 매우 흥분하며 오늘의 대박 예감이 들었다.
“형님, 축하주!”
오징어 숙회와 막걸리로 형님을 축하하는 축하주를 마셨다.
< 우리좌대와 똑 같은 좌측편의 좌대 모습 >
그 이후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주변 사방을 빙~ 둘러보았다.
면경 같은 호반에 비친 그림은 마치 그림을 거꾸로 보는 것 같았다. 호반이 어찌나 잔잔한지 잔잔하다 못해 거울이 되어 버린듯하였다.
창경궁 비원 뒤편에 위치한 불로문을 지나면 숙종이 특히 연(蓮)을 좋아해서 애련(愛蓮)이라 이름이 붙여진 애련지(愛蓮池)에 비친 그림이 연상되기도 하는 그런 풍경이 이어진다.
< 나의 낚싯대 앞 호반에 비친 그림 >
경치에 홀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낚시도 잊은 듯 마음은 즐거움 바로 그 자체였다.
14시50분경 C아우에게도 소식이 온 모양이다.
역시 누치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크기는 크지 않았는데도 손맛은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기는 낚은 것이고, C형님은 주은 거나 다름없다고 은근히 자기자랑을 우회적으로 하고 있었다. 나만이 소식이 없다, 씁쓸한 기분이 든다. 지난번 인산지 때와 같이 혹시나 나만 쪽박 차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 C아우의 강태공 모습 >
그런 생각을 하는데 보란 듯이 C형님이 또 한 마리 낚아 올린다. 이번에도 20 cm급 누치였다. 여기는 땜 낚시기 때문에 강고기가 잡히는 것이다.
우리가 납회를 하면서 기대했던 대상어는 붕어였는데 누치만 자꾸 낚여진다. 누치는 우리나라 토종 민물 강고기이다. 매운탕 감으로 인기가 높은 어종이다. 특히 가을에는 기름기가 있고 살이 쫀득하여 맛이 최고다.
3년 전 10말경 이곳에 왔을 때는 여기서 잡은 누치, 동자게, 베스 등으로 직접 매운탕을 끓여 먹은 적이 있었지만 오늘은 준비가 안 되었다.
< 혼자 못 잡고 있는 나의 모습 >
C 형과 C아우가 1~2마리 더 잡아 올리는데도 내게는 입질조차 않는다.
열심히 집어용 밑밥을 투척하였는데도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고기들이 좌에서 우로 회유하다가 내게까지 못 오는 걸까? 초조해지는 나는 별생각이 다 든다.
다시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낚시를 하다가 문득 나는 나만 축하주를 못 받은 생각이 났다.
“형님 나, 축하주 가불하면 안 되나 ?”
C형님과 C아우는 폭소를 터트리며 셋은 가불 축하주를 마셨다.
< 밤낚시는 시작 되고 >
해가 질 때까지 찌를 바라보았으나 별 다른 입질을 보이지 않고 C 아우의 누치새끼 한 마리가 전부였다.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듯했으나 조황은 신통치 않다, 가장자리에는 수초가 적당히 발달되어 있어 금방이라도 낚여 올라 올 것 같은 붕어는 영 소식을 주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저녁을 먹고 밤낚시에 대비를 해야 했다.
저녁은 돼지김치 찌개로 해결 하고서는 전기장판에 잘 데워진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TV 8시 뉴스를 잠시 보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 밤낚시에 들어갔다.
< 밤낚시 하는 나의 모습 >
캐미의 찌 불은 언제 보아도 반디 불처럼 아름답고 하늘의 별들도 초롱초롱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낚시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칠흑 같은 캄캄한 밤에 침묵은 흐르고 흐르는 침묵을 깨뜨릴 붕어는 오질 않고 있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애 궂은 술만 마시게 되는 것 같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두꺼비(소주) 죽이기를 하는데 얼핏 내 눈에서 보이는 것은 C아우님의 찌 위치가 엉뚱한 곳으로 가 있는 것이 발견 되었다. 어~ 찌! 하는데
아우님이 달려가 챔 질을 했으나 헛챔질이 되고 만다. 이상하네?
C형님은 고기가 입질을 한 것이 아니라 물의 대류(?)작용 탓으로 돌린다.
다시 두꺼비를 죽이며 청치 판 이야기가 이어진다. ‘ 00수는 죽어도 되어서는 안 된다’. ‘00수는 검증도 안 된 사람이고 만약에 된다면 아마도 자기 주장을 관철 못하고 조정하는 종북 또는 반골 세력에 휘 둘릴 것이 뻔하지 않느냐?’... 등, 취중 언담이 오고 간다.
그런데 또 C아우의 찌가 아까와 같은 곳에 찌가 이동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C아우가 즉시 챔 질을 하니 이번엔 잡혔다. 역시 누치였다.
형님의 생각이 틀렸다. 분명 누치가 물고 이동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아 이제부터 되는가 보다 두꺼비 죽이기를 중단 하고 각자 자리로 가서 다시 낚시에 몰입해 본다. 바람이 약간 불면서 한기가 돈다. 찌 불이 일렁이는 물결에 의하여 일렁거리며 마치 입질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약 오르지~ 하며 약을 올리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취기 탓 일거다.
침묵은 또다시 흐른다. 12시가 넘어가자 우리 옆 좌대 사람들이 밤낚시를 포기 하고 좌대 방으로 들어간다.
조금 있으니 C아우가 포기 하고 들어간다, C형님까지도 01시30분경 포기 하신다. 좀처럼 밤낚시를 포기하지 않던 형님까지 포기 했다.
꽝을 친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붕어를 잡아 반전을 시켜 볼까하고서 계속 버티어 보았으나 02시를 넘기지 못하였다.
< 신비스럽게 피어오르는 새벽 물안개 >
05시가 되어서 나는 잠이 깨었다. 따뜻한 방바닥이 피로한 몸을 녹여주고, 짧은 시간의 잠이었는데도 숙면을 했는지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낚시하러 막상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 나를 끌어당긴다. 나가봐도 소용없으니 차라리 잠을 더 자라고 밖으로 나가려는 나의 마음을 둘로 갈라놓는다. 판정은 30분이 지나자 나의 휴대폰 알람이 밖으로 나가라고 울린다.
물안개가 엄습해 오는 가운데 나는 추위와 싸우며 반전의 노력은 시작되었으나 시간만 흐른다.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 오면서 물안개는 더욱 활개를 치며 고탄낚시터 전체를 감싼다. 안개의 바다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낚싯배를 탄 어부처럼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 산위에도 운해가 >
06시가 되자 C 아우가 나온다,
외로움을 달래던 차 C아우님이 나오니 그래도 한결 외로움을 떨칠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나 붕어 상면은 계속 미루어지고 있다. C 아우님과 C 형님이 나오기 전에 내가 붕어를 1마리라도 잡았더라면 그동안의 수모(?)가 반전으로 전환이 되는 기분을 나타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07시 20분경 C형님도 나오신다.
“ 좀 낚이나?”
“ 대박을 기대 했는데 쪽박을 못 면하네요.”
낚시를 하다보면 항상 희망과 기대를 놓지 않는 매력이 있다. 낮에 안 되면 저녁에는 될 것 같은 기대와 희망이 있다. 저녁에도 안 되면 새벽녘에 되겠지, 그리고는 아침에 또 기대하며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향상 갖게 되는 낚시하는 사람만이 갖는 매력이고 끌리는 점이 있다. 모든 일에도 늘 희망을 놓지 않는 낚시가 주는 교훈을 배워야 했으면 한다.
우리들은 아침에는 잡히겠지 하며 붕어와의 상면을 하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긴장하며 낚시를 계속했다. 이상 하리 만큼 찌의 침묵은 계속 이어진다. 옆 좌대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침을 닭죽으로 해결하고 낚시는 계속 되었다.
< 오늘의 조과 >
해가 뜨고 물안개는 서서히 걷히고 있다, 자욱한 물안개가 걷히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비경이 연출된다.
그나마 고기는 못 잡아도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만 보더라도 이곳이 아니면 볼 수가 없는 광경이어서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원래 늦가을 노지 낚시는 꽝하는 확률이 높다. 대박일 때도 쪽박일 때도 있게 마련이지만 쪽박이 있어야 대박의 기쁨을 두 배로 느낄 수가 있는 것도 낚시의 묘미 중 하나인 것이다.
그래도 우린 누치를 잡았다, 금년도 밤낚시 납회는 아쉽게도 붕어가 아닌 누치가 대신 해 주었다
. < 춘천 호반의 소양강처녀 동상 앞에서 >
무릉도원에서 노닐다 돌아가는 심정으로 우리들의 후회 없는 기분 좋은 1박을 하고 금년도의 밤낚시 납회는 10시가 되어서 철수를 하였다. 우리가 떠난 자리에는 맑은 물 호반이 산 그림자 안고 멀어져간다.
춘천 시내를 지나갈 무렵 춘천의 상징인 호반의 소양강처녀의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한 컷 하였다. 경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창 넘어 먼 산에는 아직도 일부 곱게 물든 단풍이 간간이 보이는 것이 오늘이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입동인데도 만추의 계절에 마지막 애틋한 손짓으로 느껴진다.
감사합니다. 2012년11월10일 마침 염 영호.
끝.
첫댓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는 호반의 도시 춘천 소양강 처녀 동산앞 기념사진 멋있고
산세가 아름다운 풍경에 하늘과 산 호반의 물밑까지 맑고 깨끗하여 조화가 잘 어우러진 한포기의 그림같은
고탄 낚시터의 낚시하는 관경이 너무 멋있고 자랑 스럽네요 평생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거에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죠? 면경에 비친 그림들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낚시하면서 좋은 추억쌓기 하고 왔습니다.
우정회 만남때 뵙겠습니다.
깨끗하고 맑은강물 춘천땜 고탄 낚시터를 찾아 그 갑진 붕어낚시 낮.저녁.새벽.익일 아참마저 기회를 놓쳐
고탄 낚시조과는 실폐 였지만 다음 기회를 봐야 겠습니다.수고 많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붕어는 상면 못했지만 공기 좋고 물맑고 산세 수려한그림같은 풍경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우정회 모임은 11/19일 당일 오전에 신도림에서 만날지, 일산으로 바로 갈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