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것은 치유명상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아를 발견하는 데에는 심리학적인 측면도 있고 존재론적인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면을 다 충족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에니아그램(enneagram)을 사용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다.
에니아그램은 2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대의 영적 지혜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현대 심리학이 MBTI와 함께 성격 유형론의 하나로 발달시킨 것이다. 에니아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9가지로 분류하는데 에니아그램으로 성격을 테스트하면 사람들은 보통 9가지 성격 중에 어느 하나의 성격 유형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그러나 사람은 이 9가지 성격 유형 중 반드시 어느 하나에만 속하는 것은 아니고, 동시에 여러 유형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성격 유형은 어느 성격 유형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모든 성격 유형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 가지고 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어떤 유형에든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은 왜곡된 자아이므로 그로부터 벗어나야 건강한 정신이 될 수 있고 성숙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명상 중에 이런 성찰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1유형과 제8형을 살펴보자.
제1유형은 ‘완전해야 한다’는 성격 유형으로서 완벽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이상주의자들이어서 도덕과 정의를 지키는 엘리트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일을 철저하게 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더 잘 해야 한다는 신념을 몸에 익힌 사람들이다. 이것은 1유형의 긍정적인 면이다.
그러나 1유형은 강박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많으며, 삶과 사람들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되지 않기 때문에 늘 좌절하고 분노하곤 한다. 그들은 남을 쉽게 비판하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을 피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1유형의 사람들은 독선적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진리에 이르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완전해야 한다는 지나친 집착에 빠져 있는 1유형의 사람들은 거기에서 벗어나도록 명상해야 한다.
제8유형은 ‘맞서고 싶다’는 성격 유형으로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반항하고 저항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유대인 대학살 때의 아이들과 슬럼가의 아이들이 8유형이 되는 경우가 많고, 사회 환경적으로 보면, 독재를 경험한 사람들과 혹사당하고 억압받아 온 사람들이 8유형이 되는 경우가 많다.
8유형의 사람들은 갈등을 일으키기를 좋아하고 맞서기를 좋아하지만, 강하게 보이는 힘의 이면에는 부드럽고 상처받기 쉬운 감정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8유형들은 약자 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8유형들은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는 것, 명상하는 것, 내면을 성찰하는 것 등을 싫어한다. 이런 것들은 힘이 약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유형 중에는 마틴 루터 킹,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제시 잭슨 등 위대한 지도자들과 혁명가들이 많다.
8유형의 사람들은 관용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가 틀릴 때도 있고, 용서를 구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약함이 아니라 진정한 용기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에니아그램은 내가 다른 사람을 분석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나를 분석하는, 즉 분석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유형의 성격이 발달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유형의 성격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성장지향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하겠다.
명상은 에니아그램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