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저널 창간 33주년 기념사]
“33년을 기반으로 더욱 일로매진”
종로저널 발행인 이병기(정치학 박사)
「사건의 철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건의 철학」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 의미를 어떤 관계에서 찾습니다.
미국의 무성 영화 시절 찰리 채플린이 유명 배우였습니다.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도로 위를 달리던 큰 트럭을 만났습니다. 그 트럭은 적재함에 큰 통나무를 싣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큰 통나무는 길이가 너무 길어 그 끝에 빨간 깃발을 매달고 있었습니다. 트럭이 덜컹하더니 통나무에 매달린 깃발을 땅에 떨구었습니다. 채플린은 재빠르게 그 빨간 깃발을 주어서 트럭 기사에게 흔들었습니다. 빨간 깃발이 떨어졌다고...
이때 채플린 뒤에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중이었습니다. 채플린이 빨간 깃발을 흔드는 사건을 트럭과의 관계에서 보면 채플린은 선량한 시민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채플린 뒤에서 시위하고 있는 노동자들과의 관계를 경찰이 본다면 채플린은 시위 주동자가 됩니다. 이처럼 어떤 사건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사건의 철학」입니다. 관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종로저널이 창간 33주년을 맞습니다. 한 세대를 넘긴 세월입니다. 종로저널을 지방자치와의 관계로 생각하면 참으로 희망찬 모험이었습니다. 지역 언론 불모지 시대의 ‘뉴 프런티어 정신’, 즉 개척자 정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종로저널 33년간의 뒤안길을 감안하면 길고도 험한 여정이었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 그리고 감옥 전(?)까지 치르는 역경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종이 신문 사양길 추세에서 무상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애독자와 종로 구민의 반응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종로 주민의 일상적 뉴스가 관심을 받는 모습입니다. 뉴스가 내 주변과 관계를 맺으면「사건의 철학」으로 의미가 있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종로저널 창간 33주년을「사건의 철학」으로 의미하면 다시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애독자 제현의 성원과 지도편달에 의지하면서 지역 언론 개척의 사명을 희망차게 유지하겠습니다. 지나온 33년을 기반으로 종로인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더욱 일로매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