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란
한 지붕 두 취미 외2
낚시에 넋 나간 남자
시에 혼 나간 여자
젓가락 부딪히며 함께 밥 먹고
두 다리 동개고 잠 잔다
밥상 위 젓가락 보며
남자는 낚시대
여자는 펜을 떠올리고
서로 얼굴 쳐다 보며
남자는 강태공
여자는 이태백을 떠올린다
낚시 코에 걸려 사랑받고 싶은 여자
펜 끝에 걸려 대접받고 싶은 남자
내일이면
물고기가 먼저 걸릴까
시가 먼저 걸릴까.
해란강을 읊다
여리고 어린 것들이
살길 찾아 헤매다!
서로 만나 얼싸안고
얼굴 부비고 몸 섞어
하나가 된 강
조잘조잘 주고받는
시 읽는 소리 합창 소리
소리소리 어울려 엮은
아리랑 강이다
때로는 건너끔, 내리끔
빗침 벌림
때론 우꺾기 아래꺾기 하면서
삐뚤삐뚤 흐를수록 물비늘 찬란한
조화의 강
'ㅎㅐ ㄹ ㅏ ㄴㄱ ㅏㅇ'
자모음들이 보기 좋게 짝쿵 되어
세월 담고 역사를 엮은 강
더 닮고 싶고
더 목 매고 싶은 강이
"해란강"이다.
꿈에 왔다 간 엄마
하늘 동네 이민 가신 엄마
간밤에 자식들 보러 오셨다
다섯 자식
웃고 떠드는 모습
흡족하셨던지 환하게 웃으시며
떠나실 줄 몰랐다
그렇게 보고 싶다던 막내 아들
반갑다 얼쑤 안고 포옹하렸더니
얼굴 보는 것만으로 만족이라며
저만치서 가까이 오시질 않았다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하루밤 등 붙이시랬더니
자식 부담 주기 싫으시다며
기어코 돌아가셨다
아,
엄마 조각달로 가셨다가
둥근 달로 돌아오신 우리 엄마.
◉ 김해란 프로필
길림성 화룡시 출생/ 연변대학 정치학부 졸업/ 교육사업 정년 퇴직/ ‘당신 때문에’ ‘들꽃’ 오늘의 가사문학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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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 시 '한 지붕 두 취미' 외2/ (중국작가) 2026년 여름호
복덩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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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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