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음식(宮中飮食)
궁중에서 개발되고 전수되어온 음식 및 식생활양식. <조선왕조궁중음식>은 중요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는 여러 왕조로 계승되면서 조선왕조까지 이어졌다. 고려말부터 조선조 성종까지의 궁중음식의 역사는 《경국대전 經國大典》을 통하여 살펴볼 수 있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궁중의 《진찬의궤 進饌儀軌》, 《진작의궤》, 음식 발기[伴記]와 왕조실록 등의 문서를 통하여 의례절차, 기명, 조리기구, 찬품단자의 구성법, 음식이름, 재료 등을 살필 수 있다.
궁중음식은 한국음식을 가장 잘 다듬어 놓은 정수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로는 궁중에는 매달 전국에서 먹거리의 진상품이 들어오는데 그 먹거리는 각 소주방과 숙설소로 배당되고 음식의 종류에 따라 주방상궁과 대령숙수의 손으로 훌륭한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궁중의 각 궁마다 주방상궁이 따로 소속되어 있어 평상시의 수라상(진지상)을 담당한다. 새벽의 초조반은 죽상이고 아침 저녁은 반(飯)수라인데 조리법이 하나도 겹치지 않고 주재료를 모두 바꾸어 만든다. 낮것은 국수장국 또는 떡국 · 만두국 등을 차린다. 때로는 가볍게 다과상으로 차리기도 한다.
궁중에서는 왕족들의 생신, 회갑 등에 진연을 차리는데 이 음식은 평상시의 수라상 · 다과상과는 달리 찬품단자를 따로 작성하고 이것을 대령숙수(待令熟手: 남자전문조리사)가 숙설소(熟設所: 임시로 짓는 큰 주방)에서 만든다.
궁중의 잔치를 모두 진연이라 한다.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왕족의 생신, 혼례, 회갑, 칠순, 왕세자의 책봉, 왕족의 존호 · 추상 등 또는 외국 사신을 대접 할 때는 크게 잔치를 베푼다. 그 규모에 따라 진연, 진찬, 진작(進爵) 수작(受爵) 등으로 나뉜다. 큰 규모의 잔치인 경우는 수개월전에 진찬도감 진연도감 · 진작도감을 임명하고 제반 준비에 착수한다. 잔치 때는 왕, 왕족에게는 음식을 높이 고이는 고배상을 차리고 친척, 내명부, 외명부, 제신에게는 사찬상(賜饌床)을 내린다.
잔치는 음식의 가짓수와 수량이 많으므로 필요한 조리기구, 기명(器皿), 소반 등 많은 물자를 궁 밖에서 구입하는데 이를 기록하는 의궤 속에는 기구 · 기명의 이름은 물론 음악, 무용, 초청인사명단까지 모두 기록하고 있다.
궁중의 잔치는 한번에 끝나지 않고 며칠을 두고 계속한다. 고배상은 퇴선하면 흰종이로 둘러싸서 종친과 신료집으로 골고루 분배하여 가자(架子)에 실어서 궁궐 밖으로 보냈다. 궁중음식을 하사 받은 친척과 사대부집에서는 그 솜씨를 배워서 자연히 사치스러운 음식만드는 법이 전파되었다. 음식을 높이 고이는 상을 고배상이라 하는데 민가에서도 혼인, 회갑, 회혼례 등에는 궁중음식의 영향을 받아 숙수들이 이와 같은 상을 꾸몄다. 이 상을 큰상 또는 망상(望床)이라고도 하며 축하가 끝나면 여러 친척에게 나누어주는데 이것은 복을 나누어준다는 의미이다. 입맷상은 높이 고인 음식 말고 따로 마련되어 본인이 먹게 한다.
큰 규모의 잔치는 잔치 정일(正日)전에 음식까지 차려서 습의(習儀: 예행연습)를 몇차례나 거행한다. 의례를 거행하는 전각은 미리 차비를 하고 배설을 한다. 동조어좌(東朝御座)를 중앙에 남향으로 설치하는데 대청 중앙에 용평상(龍平床)을 놓고 그 위에 의자를 놓는다. 또 발밑에는 답장(踏掌)을 놓는다. 뒤에 일월병풍 · 십장생병풍을 친다. 그 밖에 수방석 · 표피방석 · 채상 · 보상 · 향좌 · 향로도 준비한다. 음식을 배설할 주칠찬안을 여섯좌, 주칠협안(곁반)두좌, 아가상(阿架床: 난간이 있는 상)에는 술항아리 은술잔과 잔대를 놓는다. 다정(茶亭)은 명주보를 덮고 유지(油紙)를 깔고 은다관과 은다종을 소원반에 받쳐 올린다. 은수저, 은영룡시(銀玲龍匙), 은시접을 쟁반에 담아 겸설(兼設)한다. 주칠치사전문함(朱漆致詞箋文函)과 진화함(進花函), 주칠찬품단자함(朱漆饌品單子函)을 설치한다. 화준(花樽)은 조화를 꽂아 양쪽에 장식한다.
찬안에 올릴 음식은 한자 이상 고여서 높이의 반 정도는 두꺼운 종이로 싸매고 그 음식 중앙에 상화(床花 造花)를 꽂아 장식한다. 이렇게 높이 고인 상은 의식을 행할 때 받고 나중에 반사(頒賜)하게 된다. 바로 먹는 음식상은 따로 있다. 차례차례 찬품단자을 올린다. ① 진어미수(進御味數) ② 진어소선(小膳) ③ 진어대선(大膳) ④ 진어염수(염水: 입가심물) ⑤ 진탕(湯) ⑥ 진만두 ⑦ 진다(茶)가 끝나면 다시 큰 음식으로 진어 별찬안(別饌案), 진과개(進果합: 찬합에 담은 음식 처소로 보내는 음식)로 끝난다. 진연에 초대되는 왕족 · 종친 · 척신 · 죄명부 · 우명부 · 제신 · 외빈들의 치사(致辭-축시), 진작(進爵) · 진화(進花) 등 의례가 끝나면 모든 동참자에게 음식을 대접하는데 차림은 외상, 겸상 또는 두레반으로 차린다.
고배음식 중 편(떡), 연사과, 강정, 다식, 생과류는 가장 높이 한자다섯치 또는 한자 일곱치로 고인다. 그 밖에 육류 · 어류 등은 진음식으로서 전유아, 편육 등이고 숙실과로는 정과, 율란, 조란, 간란 등은 한자정도로 고인다.
궁중의 잔칫날은 궁중의 모든 왕족과 하급관리인 악공 문지기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하사 받는데 신분과 계급에 따라 그 규모가 다르다.
좋은 재료와 솜씨가 하나가 되어 독특한 음식을 만들었던 궁중음식은 전문조리사에 의하여 조리기술이 개발되고 전수되어 온 오랜 역사를 가진 음식이다.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의 정수인 궁중음식은, 현대와 같이 식생활문화가 큰 변혁을 겪고 있을 때 잘 보존하여 그 전통성을 유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향토음식(鄕土飮食)
그 지방 특유의 전통적 음식. 대를 이어 살면서 그 지역의 산물이나 풍토에 맞게 만들어 먹는 음식을 향토음식이라 한다. 이 땅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동서남에 바다를 접하고 큰 강과 산을 가지고 있어 그 곳곳에서 나는 산물의 종류가 많으므로 고을마다 만드는 음식이 매우 특색이 있다. 일상식에서는 같은 양념과 소금, 묽은장, 진장, 된장, 막장, 고추장, 젓갈과 같은 발효된 조미품을 쓰고 조리법도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공통적인 면이 많으나 특수한 향토식품과 특별한 양념법이 가미되어 좋은 향토음식이 개발되었다. 각 지역의 음식은 1900년대 초까지는 매우 특색이 있었으나 각 지역간의 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지금은 전국이 같은 음식문화를 갖게 되었다.
서울지방
서울은 양반음식을 자랑하는데 기실 먹거리의 생산은 없으면서 조리법은 매우 발달하였다. 궁궐에 출사하는 사대부 양반집은 사치스러운 궁중음식을 맛도 보고 하사 받는 기회가 많아서 자연 궁중의 풍속을 따라 격식이 복잡하고 맵시를 보는 음식을 만들었다. 또 돈이 많은 중인계급은 서울의 토착민이 많아서 서울풍의 음식법을 자랑하였다. 외국사신의 대접이 많아 화려하고 극히 의례를 존중하는 품이 복잡한 음식의 차림으로 표현되고 있다. 서울은 먹거리를 복합하는 음식이 많고, 양념을 많이 쓰고, 음식량은 적게 담으나 고명을 얹어서 멋을 내고 한상에 오르는 음식의 가짓수가 많다. 몇가지 특색있는 음식을 뽑아 보면 주식으로는 쌀밥과 거피팥을 매에 타서 멥쌀과 섞어 짓는 팥밥을 좋아한다. 또한 장국밥, 설렁탕, 흑임자죽, 잣죽, 떡국, 비빔국수, 국수장국, 메밀만두, 생치만두, 편수 등을 들 수 있다. 찬류로는 열구자탕(신설로), 갈비찜, 각색전골, 호박선, 전복초, 양지머리편육, 갑회, 구절판, 장김치, 수란, 족편 등을 들 수 있다. 떡은 두텁떡, 상추떡, 물호박떡, 각색편, 느티떡, 약식, 주악, 화전, 석이단자 등 고급재료를 써서 손이 많이 가게 만든 것이 많다. 음료로는 오미자화채 · 유자화채 · 송화밀수(꿀물) 등이 있다.
경기도지방
고려의 서울 개성을 포함한 경기도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바다와 산에 접하여 산물이 다양하다. 산채, 밭곡식이 골고루 있고 바다의 어패류도 매우 많아서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다양하다. 음식의 간은 싱겁지도 짜지도 않아 알맞으며 개성은 특별한 음식이 많아서 유명하다. 쌀은 이천, 김포 등이 유명하고 밭곡식의 음식도 많아 잡곡밥 · 밀국수 · 강냉이음식을 잘 만들고 구수한 음식을 자랑한다. 강화도는 순무김치가 지금도 유명하다. 개성은 쌈김치 · 무비늘김치 · 개성편수 · 조랭이떡국 · 홍해삼 · 무찜 · 종갈비찜 · 삼계탕 · 감동젓찌개 · 우매기떡 · 약과 · 주악이 유명하다. 여주산병도 기록에 남아 있는 떡이다.
충청도지방
충청북도는 유일하게 바다가 없으나 충청남도가 서해에 접해 좋은 어장을 갖추고 있으므로 해산물 음식도 잘 만든다. 남도에는 예당평야가 있고 북도에도 큰 평야와 강이 있어 먹거리는 고루 있다. 인정이 소박한 까닭에 구수한 음식이 많다. 주식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밥으로 흰밥을 으뜸으로 숭상하였고, 일반적으로는 보리밥을 많이 먹었다. 날떡국 · 제물국수 · 수제비 · 호박범벅 · 호박고지떡을 즐기고, 청국장을 잘 만든다. 굴 · 조개를 쓰는 음식을 잘 만들고, 어리굴젓은 유명하다. 떡은 쇠머리떡 또는 깨끼떡이라는 찰떡을 잘하고, 호박꿀단지는 산모에게 먹이는 것으로 유명하며, 무조청정과 · 수삼정과를 잘 한다. 콩나물밥 · 녹두죽 · 굴냉국 · 홍어어시육 · 늙은호박김치 · 박김치 등이 유명하다, 김치에 조기젓 · 새우젓을 주로 쓰고 간은 중간 정도인데, 무우짠지 · 배추짠지 · 섞박지 · 총각무는 불그레하고 국물이 있는 김치다.
강원도지방
강원도는 한류와 난류가 엇갈리는 깊은 동해바다에 면하고, 태백산맥의 깊은 산과 골짜기, 그 사이사이에 분지가 자리 잡은 곳이다. 따라서 생산품이 많은데 다만 소박한 풍토로 인하여 다듬어 지지 못한 감이 있다. 쌀농사 보다는 밭농사가 많아 강냉이, 감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도토리 · 상수리로 묵을 잘 만들고 강냉이로 만든 올챙이묵이 유명하며 칡으로 생즙을 잘 만든다. 산채가 다양하고 동해의 수산물은 생태 · 명태 · 생오징어 · 마른오징어 날미역 · 마른미역 · 명란젓 · 창란젓이 유명하다. 육류보다는 해산물로 만드는 음식이 많다. 메밀막국수 · 감자수제비 · 감자떡 · 감자부침 · 총떡(메밀가루) · 오징어순대 · 마른오징어순대 · 북어식해 · 동태순대 등이 유명하다. 강원도의 김장은 산골에서는 일찍 담고 또 배추김치에 동태와 날오징어를 많이 넣고, 생태머리와 뼈도 넣어 담그므로 싱싱한 맛을 자랑하며 간은 짜지 않은 편이다.
경상도지방
동과 남이 바다에 면하여 해산물의 종류와 양이 많기로 유명하다. 또 기름진 농토와 큰 강이 있어 산물은 종류도 양도 많아서 풍요로운 음식생활을 하고 있다. 이 고장에서는 고기라 하면 물고기를 뜻한다. 따뜻한 기후라 음식맛이 대체로 얼큰하고 간이 센 편이다. 멋을 부리고 사치스럽지는 않으나 푸짐하다. 바닷고기에 소금간을 약간하여 꾸득꾸득 말려서 굽는것이 일품이다. 칼국수는 멸치나 조개로 국물맛을 내고, 더운 여름에도 뜨거운 제물국수를 즐겨 먹는 특성이 있다. 날콩가루를 즐겨 써서 국에도 넣고 나물에도 넣어 무치고, 칼국수에도 반드시 들어간다. 된장은 막장이라는 것을 회, 된장국, 쌈에 많이 쓴다. 진주비빔밥 · 애호박죽 · 건진국수 · 조개국수 · 닭칼국수 · 재칩국 · 추어탕 · 아구찜 · 도미찜 · 미더덕찜 · 장어구이 · 단풍콩잎장아찌 · 골곰짠지 · 고추부각 · 각색어물산적 · 해물잡채 · 칡떡 · 모시잎송편 · 안동식혜 그 밖에 싱싱한 바닷고기로 회를 쳐서 밥보다도 더 즐긴다. 통영은 해산물이 풍부하여 음식의 가짓수를 많이 차리기로 유명하고, 특히 약대구라고하는 대구 뱃속에 진장을 넣어 매달아 말린 것이 유명하였다
전라도지방
평야가 많아 한국 제일의 곡창지대를 자랑한다. 또 남해와 서해에 면하고 도서가 많아서 물고기의 종류가 많고 조개류, 해초류가 많아 음식생활이 풍부하고 음식법이 매우 다양하다. 개성과 견줄만큼 음식이 사치스럽고 토반이 많아서 양반음식으로 유명하다. 젓갈의 종류가 많고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또한 한상에 찬을 많이 차리기로 유명하다. 콩나물을 잘 길러 콩나물국과 콩나물비빔밥이 맛있기로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또 식전의 콩나물국밥과 흙설탕을 탄 막걸리인 모주도 해장국처럼 이름이 나 있다. 혼인 때 사돈간에 주고받는 이바지음식이 화려하기로 전국에서도 이름이 나 있다. 죽순찜 · 홍어어시육 · 홍어회 · 육회 · 돼지새끼회 · 송이산적 · 두루치기 · 붕어조림 · 꼬막무침 · 동아김치 · 동아정과 등이 있다. 특히 홍어회는 혼례 · 환갑 등 큰 잔치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드는 음식이다. 김치는 매우 맵고 또 멸치젓갈이 많이 들어가 맛이 일품이나 국물김치보다는 짠지가 많고 고들빼기김치가 유명하다. 떡은 감고지떡 · 봉령떡 · 고치떡 · 삐삐떡 · 호박고지차시루떡 · 감인절미 · 차조기떡 등이 있다.
제주도지방
제주도는 본토와 멀리 떨어진 섬이나 해산물의 보고로 유명하고 밀감이 옛부터 많이 나는 고장이다. 해산물은 회로 즐기는데 특히 자리돔으로 만든 물회는 이 고장의 명물이며, 자리젓은 장국밥과 함께 가장 즐기는 음식이다. 돼지는 사육하는 법이 특색이 있어 지금도 혼인과 장사지내는 집에서 얼마나 많이 잡는 가로 자랑을 할 정도다. 김장은 겨울이 더워서 담그지 않고 겨울에도 밭에 배추가 있어 날김치를 즐겨 먹는다. 제주도는 산촌, 양촌, 해촌으로 구분지어져서 각곳의 산물이 달라 특색이 있었다. 논이 없어 쌀농사가 없고 밭곡식을 많이 재배하여 곡식음식이 많다. 펄펄 뛰는 생선과 해초로 간단하게 국을 즐겨 끓인다. 또 옥돔죽, 전복죽 등도 맛있고 계란과 고사리를 섞은 전과, 고구마 빼대기 · 빙떡 · 우무냉국을 여름에 즐겨 만든다. 유채로 담는 김치가 맛이 좋다.
평안도지방
산세가 험하고 평야보다는 산지의 밭농사가 많고, 황해에 면하여 어물도 풍부하다. 대륙적인 기질이라 음식은 풍성하고 큼직하게 하며 양념을 많이 안 쓰고 싱거운 음식을 즐긴다. 국수는 메밀국수를 집 부엌에 상비한 국수틀에서 빼서 바로 삶아서 차가운 김치국에 말아 먹는 냉면이 유명하다. 주식으로 밥은 장국밥을 온반이라 하고 어복쟁반, 김치말이, 만두, 만두국이 맛있으며 찬으로는 콩비지, 꽃게찜, 똑똑이자반, 돼지고기구이, 녹두지짐, 돼지고기편육 등을 즐겨 먹는다. 내포중탕은 돼지의 내장에 김장김치 · 숙주 · 고추가루 · 생강으로 맛을 내고 소금간으로 끓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돼지고기를 삶거나, 돼지순대를 잘 만든다. 전어로 된장국을 잘 끓인다. 김장은 추운 곳이라 일찍 담고 특히 냉면국물에 쓸 동치미국은 소금물에 양지머리 삶은 물을 처음부터 부어서 담가 겨우내 쓴다. 배추도 백김치로 하여 고추가루는 거의 쓰지 않고 싱겁게 담는다. 갈치 · 새우 · 토애(조개종류) 등을 많이 김장에 넣고 조기젓과 새우젓을 많이 쓰지만 김치는 맵지 않고 싱겁게 담근다. 떡은 개피떡, 꼬장떡, 찰부꾸미, 노티 등이 있다. 특히 노티는 기장(차조)가루를 쪄서 엿기름가루를 섞어 삭으면 항아리에 저장해 두고 먹을 때 조금씩 떠서 화전 지지듯 타지 않게 지져서 먹는 것으로 달고 맛이 있다.
함경도지방
가장 북쪽에 자리한 고장으로 험악한 산과 고원지대가 많아 논농사는 적으나 밭농사가 잘 되어 밭곡식이 풍부하고, 특히 품질이 우수하다. 감자의 품질이 좋고 그 감자녹말은 감자국수가 된다. 감자로 녹말을 내어 만든 비빔국수와 냉면도 유명하다. 음식은 고추 · 마늘을 많이 쓰나 간은 싱겁고 담백한 편이다. 홍어 · 가자미 등 생선으로 맵게 회를 무쳐서 회냉면을 잘 만든다. 잡곡밥 · 닭비빔밥 · 찐조밥 · 옥수수죽 · 감자막가리만두 · 얼린콩죽 · 동태순대 · 북어전 · 비웃구이 · 이면수구이 · 가자미식해 · 콩부침 · 인절미 · 오그랑떡 · 언감자떡 · 달떡 · 꼬장떡 · 과줄(산자) · 약과 · 콩엿강정 · 들깨엿강정 · 단감주 · 감자부침 · 감자송편 · 제육전 · 북어전 · 돼지족조림 · 북어식혜 · 쇠미역쌈 · 오징어순대 · 장싸귀(된장뚝배기) 등이 유명하고, 소박하고 푸짐한 음식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