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서사의 청규에 “함부로 고인의 기연 어구를 거론하는 자는 같이 살지 못한다”는 대목이 있다.
이에 대하여 어떤 스님이 따져 물었다.
“이것은 금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금하면 반야와의 인연은 끊어지고 맙니다. <법화경>을 비방한 사람도 지옥의 벌을 다 받도 난 뒤에, 그 비방한 인연으로 도리어 <법화경>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함부로 말하는 것이 곧 비방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말인즉 그럴싸하다. 그러나 하나만 알았지 둘은 알지 못하였다. <법화경>을 비방한 사람이 지옥에서 나온 뒤에 좋은 인연을 맺게 된 것과, <법화경>을 믿고 공경한 사람이 지옥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좋은 인연을 맺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또 함부로 거론하는 것은 비방이 아니라고 하였으나, 이것은 알지 못하고 억측으로 하는 말도 모두 대반야를 비방하는 일인 줄 알지 못한 탓이다.
스승의 말에 대하여 함부로 거론한 사람이 스승에게서 점검을 받은 뒤에 “선사께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선사를 비방하지 말라” 했으니, 이것은 스승을 존경한 것이었지 비방이 아니었다. 또 일전어一轉語를 잘못 대답한 사람이 죽어 여우의 몸을 받은 사실도 있는데, 이 또한 한때의 잘못이었지 비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어찌 죄를 지은 것이 아니겠는가.
고인의 일분일답은 모두 진실하게 깨달은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구두 삼매로 마음이 치달리고 있는데, 눈 밝은 사람 앞에서는 이런 것들이 마치 수은을 활활 타는 화로 속에 집어넣은 듯 할 것이니, 요괴가 광명을 만난 것과 같아서 전혀 피할 길이 없다.
이런 짓들을 그만두지 않은 채, 이 곳에서는 주먹을 들어 보이고 저 곳에서는 할을 하며, 어떤 때는 게를 짓고 어떤 때는 송을 설하여, 미친 듯이 조롱하듯이 텅 빈 머리만 굴릴 뿐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대는 이것을 종문을 부흥시킨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불법을 크게 망칠 장본이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바른 정신이 참된 깨달음이요
마음의 밝은 빛이 참된 가르침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