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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봉(721m) - 2011.02.12
2월 정기 산행지인 충북 제천군에 위치한 가은산(575m)으로 시산제 준비차 사전답사를 나섰지만 시.군도로 경계마다 구제역 방역작업이 한창이다. 산행후 굳이 시산제 행사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구제역 확산방지에 따른 동참의 일환으로 자연부락 및 축산농가와 떨어져 있는 산으로 변경하는 것이 나름 최선책 일거라는 생각에 치악휴게소에서 가은산 근처에 위치한 제비봉으로 목적지를 변경후 현지 상황파악차 답사에 나서기로 한다. |
치악휴게소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식사후 제천경계에 있는 단양(제비봉)으로 출발한다.(08:30)
대부분의 산행기점은 장회나루에서 제비봉을 돌아 다시 원점회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반대로 조금만 더 발품을 팔아 이곳 얼음골을 들머리로 장회나루까지 등산후 도담봉과 옥순봉를 함께 둘러 볼수있다면 청풍명월에 걸맞는 명품산행이 그리 무색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해봤다.(09:15)
얼음골을 기점으로한 초행길은 능선 아래부터 바짝 허리를 곧추 세우고 있어 비탈길 처럼 가파를 뿐만 아니라 사면길이 좁아 초반 패이스 조절을 잘해야 한다. 이런 오르막길은 능선 안부까지 쉬어가기를 반복하며 약 한시간 남짓 계속이어진다. 서
잎을 내려놓은 나목들은 아직 삼매에 빠져있지만 겨울숲은 오히려 더 정갈해 보인다. 수림은 주로 참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간혹 노간주나무도 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끼고 제비봉으로 가는 험로길에는 추락사를 알려주는 아찔한 안내표지가 있다. 등산로 양 옆으로는 암벽으로 형성된 절벽이 있어 통행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비봉 정상" (10:40) 제비봉(721m)은 단양군 충주호에서 약8㎞ 떨어진 장회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장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구담봉 방면에서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충주호 쪽으로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제비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서쪽 골짜기에는 설마동 계곡이 있으며 특히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정상부근은 오래된 적송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북쪽으로 청풍호(충주호)가 굽이 내려다 보이고 동쪽에서는 소백산 줄기가 북쪽으로는 금수산과 가은산 말목산이 병풍처럼 조망되는 천혜의 등산로이다.
제비봉에서의 조망은 정상보다 더 살가운 물길이있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서푼어치 관광상품과는 비교도할 수 없을 만큼 굽이 애돌아 흐르는 청풍호의 자태가 가히 절경이다. 웅장하고 수려하다.
제비봉에서 장회나루로 내려오는 길에는 잔설이 녹으면서 얼음으로 남아있다.
띠를 두른듯 굽이 펼쳐지는 청풍호에서 비상을 꿈꾸듯 굵고 실하게 살을키운 금수산과 가은산 그리고 말목산이 열두폭 병풍을 걸치고 봉황으로 승천할 기세다.
능선으로 누워섰던 햇살이 일어서자 나무틈새로 들었던 빛은 조각되어 흩어지고 하늘이 맑아지면서 숲을 지나온 미세한 바람은 촉감마져 여간 감미롭지가 않다.
우리네 인생도 몸에 먼지처럼 붙어다니는 아집과 독선, 미련과 욕심과 같은 온갖 부조리한 불만들을 떨쳐내고 언제나 저 물살같이 가볍고 역동적이길 나는 바래본다.
하산길내내 우측 능선뒤로 펼쳐진 그림같은 절경에 눈은 호사하고 오관은 맑아져온다.
한폭 절제된 분경을 연상케하는 소나무에서는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 흔적이 묻어나고...
뿌연 운무사이로 제천 한수면에 위치한 월악산(靈峰 1,097m)이 희미하게 조망되고 있다.
하산길 가파른 내리막 길에는 나무데크로 계단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누구나 별 무리없이 청풍호 선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수있다.
제비봉을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포토존이 거의 비슷하다는 걸 알수 있듯이 산행감동의 정점은 제비봉 정상에서 장회나루 까지 이어지는 이쪽 조망이 아닐까싶다.
우측 능선으로 연결되는 풍광도 가히 절경이다.
풍진세월을 다 겪었을 저 소나무는 과묵한 암능바위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하늘과 땅의 지극한 사랑으로 더욱 단단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본 하산길은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분경에 옮겨 놓은듯 청풍호와는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햇살을 따라 흘러 내리는 바람끝이 달다.
제비봉산행 날머리를 나와.(12:00) 장회나루 근처에서 시산제장소를 물색해 놓고 시루떡과 집기들도 미리 예약해 두었다. 신묘년 시산제는 단양팔경중 구담봉(3경)과 우순봉(4봉)을 마주하고 제를 올릴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만한 명당도 없지 싶다.
산행답사후 시간이 남아 팔영루를 들러 제천의 유명맛집 이원희 해물짬뽕을 맛보기로 했다.
애틋한 사연 만큼이나 간절한 연리지 소나무의 사랑
아직 개통되지 않은 청풍대교
그 유명하다던 바로 그집....
식당 내부까지 방송사 홍보물로 가득하다. 다들 맛있다는 얘기다.
해물짬뽕(\6,000) 먹어봐야 그 맛을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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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