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항하사(恒河沙) 등 수의 단위와 불교
항하사는 셀 수 없이 많은 수를 비유할 때 쓰이지만,
수의 단위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수 쪽으로 보면, “일·십·백·천·만·억·조·경(京)·해(垓)·자(秭)·양(穰)·
구(溝)·간(澗)·정(正)·재(載)·극(極)·항하사(恒河沙)·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불가사의(不可思議)·무량수(無量壽)”로서 항하사부터는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 단위부터 만 배씩 증가하는 것이 맞다면, 항하사는 10의 52승,
아승기는 10의 56승, 나유타는 10의 60승, 불가사의는 10의 64승,
무량수는 10의 68승으로 그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놀랄 때가 아닙니다.
<<80화엄경>> <아승기품>에서는 ‘낙차’부터 ‘불가설불가설전’까지
무려 120개가 넘는 수의 단위가 나오는데, 첫 번째 단위인 낙차(범어, iakşa)는
10⁵이고, 다음은 구지로서 10⁷이며, 이후는 각 단위를 제곱하여 다음 단위로 삼고
있어 마지막의 ‘불가설불가설전’의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는 크기가 됩니다.
여기서는 항하사가 없고, 나유타와 아승기는 있습니다.
한편 작은 수의 단위로는, 분(分, 0.1)에서 시작하여 차례로 작아지는
21개의 단위가 있다고 하며, 허공(虛空, 10의 –20승)을 지나 마지막 단위인
청정(淸淨)은 10의 –21승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이렇게 수의 단위를 알아본 것은 불교와 관련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큰 수의 단위에 불가사의, 무량, 무변, 불가설 등의 단위가 들어가는 이유는
불교의 말할 수 없는 심오한 경지와 우주적이고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성격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불신이나 공덕, 지혜, 위신력 등의 불가사의함을 표현 할 때,
중생이 얻는 복덕이 한없이 많음을 나타낼 때, 또는 끝없이 드넓은 우주나
한없이 긴 시간을 나타낼 때 비유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용어들입니다.
또한 작은 수의 단위에 있어서도 허공이나 청정이 들어간 것은
불교가 얼마나 청정을 지향하는 종교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청정이란 단위는 10⁻²¹을 말하는데, 이는 10⁻²¹만큼의 극미세의 먼지도,
즉 아무 것도 없는 거나 다름없는 정도의 청정을 지향하는 종교가 바로
불교라는 것입니다.
출처:금강경 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