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 오래 보관하려고 발명… 뚜껑에 고리 없어 망치로 열었대요
통조림
명절이 지나면 선물로 받은 통조림을 팔기 위해 중고 거래 사이트에 매물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해요. 미개봉 상태의 통조림은 실온에 오래 두어도 안에 든 내용물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죠. 통조림은 언제부터 만들어진 걸까요?
통조림은 전쟁 기간 발명됐습니다. 병사들이 먹을 전투식량은 휴대와 조리가 간편해야 했고, 쉽게 상하지 않아야 했어요. 과거에는 주로 말린 고기(육포나 건어물 등)나 염장된 고기 혹은 건빵류를 전투식량으로 지급했지만, 이 역시 장기간 보관은 어려웠어요.
1809년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상금을 걸고 대량의 음식을 썩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공모전을 열었어요. 이때 프랑스의 요리사이자 발명가였던 니콜라 아페르(1749~1841)가 유리병에 음식물을 넣고 가열한 후 밀봉하면, 병 안에 담긴 음식물이 오랜 기간 썩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이것을 '병조림'이라고 부릅니다. 아페르의 병조림은 공모전에서 우승을 했고, 프랑스군은 병조림으로 전투식량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병조림에는 큰 단점이 있었어요. 운송 중 유리병이 파손될 염려가 컸던 거예요. 또 당시에는 코르크 마개로 병 입구를 막았기 때문에 뚜껑이 완벽하게 밀봉되지 않아 내용물이 썩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것이 바로 통조림입니다. 통조림은 당시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던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데요. 영국의 기술자 피터 듀랜드(1766~1822)는 영국군이 포로로 잡은 프랑스 병사가 가지고 있던 병조림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그리고 병 대신 양철로 만든 깡통에 음식물을 담아 완벽하게 밀봉하는 방식의 통조림을 개발합니다. 깡통에 익히지 않은 야채나 고기 등을 넣고 물에 담근 뒤 가열해 뚜껑을 밀봉하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1812년 영국에 최초의 통조림 공장이 세워졌어요. 이듬해부터는 영국군의 전투식량으로 통조림이 제공됐어요. 하지만 당시 듀랜드는 밀봉한 음식물을 어떻게 꺼낼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어요. 최근 만들어지는 통조림의 뚜껑에는 고리가 달려있어 고리를 당겨 쉽게 열 수 있지만, 당시의 통조림 뚜껑에는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았어요. 대신 통조림 뚜껑에 '도끼나 망치 등의 도구로 여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영국군은 통조림 뚜껑을 열기 위해 심지어 총검(총 끝에 꽂는 칼)까지 사용했다고 해요.
통조림 따개는 40여 년 후인 1858년 미국에서 발명됩니다. 에즈라 워너라는 한 미국인 여성은 구부러진 칼날을 통조림 뚜껑 가장자리에 밀어 넣고, 그 주변을 힘으로 밀어 뚜껑을 열 수 있는 도구를 발명했어요. 이것이 최초의 통조림 따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