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사람들이 만든 달력 때문에 만나게 된 시간개념이다. 사실은 어제의 해와는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새해, 첫 해돋이 등의 의미를 붙이며 지난 마음과는 다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별식을 해먹는다. 대부분이 구정을 쇠지만 어디서든 새해엔 떡국을 먹는다. 롯데호텔 부산의 한식당 김주찬 셰프로부터 깔끔한 떡국 끓이는 법을 배워보자.
■국물맛이 깔끔한 전통떡국
소 양지 육수로 국물을 우려내는 전통떡국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형태의 떡국이다. 떡국은 쫄깃한 떡도 중요하지만 육수를 어떤 재료를 이용해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재료(4인 기준) : 가래떡 500g, 소 양지 고기 120g, 달걀 1개, 중파 1/2개, 무 1/3개, 마늘 50g, 구운 김 조금, 소금 2큰술, 참기름 1/2 큰술, 양지 육수 1600cc
고명 : 양지 편육, 구운 김, 황백지단, 중파
만드는 방법
1. 냄비에 물 2500cc를 넣고 물이 끓으면 양지, 무, 마늘, 중파를 넣고 육수를 만든다. 양지는 나중에 고명으로 사용하고 무, 마늘, 파는 걸러 내어 육수만 따로 준비한다. 육수를 만들 때 양지 부위는 찬물에 여러 번 담궈 핏물을 뺀다. 그리고 냄비에 물을 담아 팔팔 끓을 때 핏물을 뺀 양지를 넣어 표면만 살짝 익힌다는 생각으로 넣었다 뺀다. 이렇게 하면 국물에 잡맛이 없어 깔끔하다. 김 셰프는 "호텔에서는 소의 갈비 부위를 육수에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고 알려줬다.
2. 가래떡은 어슷썰어 찬물에 씻어 둔다. 물에 담궈두면 떡이 너무 퍼져버려 쫄깃한 식감을 느끼기 어렵다.
3. 달걀은 황백으로 분리하고 지단을 부쳐 골패 모양(마름모꼴)으로 썰어둔다.
4. 완성된 육수 1600cc에 준비한 가래떡을 넣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그릇에 담아 고명으로 마무리한다. 전통 떡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떡국으로 담백한 육수와 가래떡의 조화가 일품이다.
셰프의 Tip
고기 육수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서 냉동 보관하면 된다. 대신 완전히 밀폐해 냉동실에 보관해야 상하지 않는다. 냉동실에서도 음식물이 상하기 때문에 공기에 닿지 않게 포장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1인분씩 제대로 포장해 두면 2~3개월은 거뜬하게 먹을 수 있다.
■생굴 매생이 떡국
고기 육수가 싫은 사람이라면 겨울 제철 해산물을 사용한 떡국이 제격이다. 생굴과 매생이와 잘 어우러지는 육수는 경상도 지역에서 국물 요리에 주로 사용하는 멸치 육수이다. 고기 대신 해산물을 위주로 끓이므로 시원하고 담백하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이다.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채취한다. 매생이를 고를 때는 색이 녹색으로 선명하고 광택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재료 : 매생이 100g, 생굴 300g, 가래떡 500g, 달걀 1개, 구운 김 조금, 중파 1/2개, 소금 1/3 큰술, 국간장 2큰술, 멸치 육수 1600cc, 마늘 20g
고명 : 생굴, 구운김, 황백지단, 중파
만드는 방법
1. 물 2000cc, 국멸치 80g, 건다시마 3조각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팔팔 끓고 나면 중불로 줄여 10분 동안 끓인 후 고운 체에 걸러 육수 1600cc를 준비한다. 국멸치의 머리와 내장은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미리 멸치를 마른 프라이팬에 볶기도 하는데 수고에 비해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
2. 생굴은 옅은 소금물에 씻은 후 물을 빼둔다.
3. 가래떡을 어슷썰기 한 후 찬물로 씻어 준비해 둔다.
4. 달걀은 황백으로 분리하여 지단을 부쳐 채썰어 준비한다.
5. 매생이는 아주 가느다랗기 때문에 고운 체 위에 올려두고 흐르는 물로 씻는다. 매생이 안에 가는 지푸라기 같은 이물질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잘 골라낸다.
6. 완성된 육수에 준비한 가래떡과 생굴을 넣고 마늘, 국간장, 소금, 후추로 간한다. 마지막으로 매생이를 넣어 1분 정도 살짝 끓여서 그릇에 고명을 담고 마무리한다.
셰프의 Tip
매생이를 보관할 때는 먹기 좋게 나눠서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실온에서 녹였다 요리해 먹는다. 매생이국은 아무리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아 뜨거운 줄 모르고 먹다가 입 안이 데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미운 사위에게 장모가 주는 국이라는 뜻의 '미운 사위국'이란 별명도 있다.
■시골 떡국
곰탕 육수와 함께 어우러지는 시골 떡국을 소개한다. 일반 가래떡이 아니라 절편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사골 육수의 진하고 고소한 향기가 절편과 잘 어울려 푸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남은 절편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재료 : 절편 500g, 곰탕 육수 1600cc, 소 양지고기 120g, 구운김 조금, 달걀 1개, 중파 1/2개, 소금 2큰술
고명 : 양지 편육, 구운김, 황백지단, 중파
만드는 방법
1. 곰탕육수에 양지를 넣고 끓여 편육을 만든다. 양지는 위의 전통떡국에 넣을 때처럼 밑처리를 한 것을 말한다.
2. 절편은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른 후 중불로 앞뒤를 노릇하게 굽는다. 절편을 구우면 나중에 식감도 좋고 보기에도 맛있어 보인다.
3. 절편이 식으면 1.5㎝ 폭으로 먹기 좋게 자른다.
4. 육수에 어슷하게 썰어 둔 중파를 먼저 넣고 한소끔 끓으면 구운 절편을 넣고 센 불에서 한소끔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오래 끓이면 떡이 퍼져서 식감이 떨어진다.
5. 그릇에 담아 고명으로 마무리 한다. 소금 간은 먹기 직전에 하는 것이 좋다.
셰프의 Tip
경남 언양 지역에서는 떡이 아니라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 한 뒤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낸 것으로 떡국을 끓여먹는다. 구워진 찹쌀이 금방 죽처럼 풀어지므로 끓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특성 때문에 노인분들이 많이 해 드신다. 부드러워서 소화가 쉽기 때문이다. 이번 요리법과는 좀 다르지만 프라이팬에 절편을 굽고 곰탕육수에 넣어 끓여먹는 점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