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수제맥주 업체들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일반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2002년 폭우가 내리던 어느 날 몇몇 맥주업체 사장들과 대구의 수제맥주업체 매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매장 근처에 다다르자 일행은 모두 눈을 의심했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차례를 기다리며 줄서있지 않은가?
(2000년도 초에는 대기표나 진동 벨 같은 시스템이 없었을 때이다.)
줄을 선 사람들 중에는 간혹 아기를 업은 가족단위의 사람들도 보였다.
필자 역시 여의도에서 매장을 임차하여 수제맥주를 제조하고 있었다.
이 또한 초기에는 대성공인 것처럼 보였다.
사업개시 몇 일후에는 매장근처 상인들이 찾아와 '여기 때문에 우리들 가게에는 손님이 오지 않는다.'
라고 하소연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장들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매출이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을 때 한가해진 여의도매장에 한 그룹의 캐나다, 미국인 홈 부루어
(Home Brewers)들이 찾아왔다.
그 사람들의 직업들은 다양했다.
대학교수, 월스트리트 저널 지사장, 영어강사, 사업가 등이다.
그 중 대학교수라는 사람이 한국의 수제맥주 제조사들(craft breweries)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으며,
남이 하는 대로 따라만 한다는 의미의 'follow like sheep' 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었다. '양의 무리를 우리 밖으로 내보낼 때 목동이 실수로 우리의 빗장을
열어놓지 않으면 처음 한 두 마리의 양이 빗장 위를 팔짝 뛰어넘어 밖으로 나간다.
이를 알아 챈 목동이 막아 둔 빗장을 열어주지만 그 이후에 뒤따르는 나머지 양들 역시 그 빗장이 있던
자리에만 오면 앞의 녀석이 하던 대로 팔짝 뛰어 지나간다.‘
그 당시 우리나라 대부분의 맥주사업자들은 처음 한두 명의 선발 주자가 만들어 붐을 일으켰던
노란맥주(pilsner), 흰 색에 가까운 밀 맥주(Weizen/weiss beer), 그리고 흑맥주(stout/dunkles)만
제조하였다.
이러한 맥주종류의 단순함은 수제맥주시장에서 약 10년간이나 계속되었고 이것이 소비자들을
지루하게 만든 것이다.
●필스너(Pilsner)는 체코의 필젠(Pilsen)지방이 기원인 황금색의 라거이고
에일종류인 바이젠(Weizen)은 독일남부지 방이 기원이며 밀(wheat) 이라는 독일어이다.
독일 현지에서는 바이젠 보다는 흰색을 의미하는 바이스비어(Weiss Bier)로 더 많이 불리 운다.
가평 카브루 맥주제조장에서
박 철
첫댓글 예전엔 필바듕~^^
지금은 필바듕~이파~ㅋㅋㅋ
대구에 줄서 있었다는 곳 어딘지 알것 같네요.. 저도 처음 방문했을때 정말 깜짝 놀랐었거든요..ㅎㅎ 나중에 다시 방문도 하고..^^
구미 시골 살던 저도 그 당시 금오산 입구에 생겼던 브루어리를 일부러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번 갔었지만 맥주 맛에 대한 느낌은 기억에 없네요.
대규가 아리아나 호텔 지하의 하우스맥주집을 가르키나 보네요. 그기 안주가 유달리 좋았던 기억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