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시편 칼럼 - 커밍아웃
(1)
정체성을 밝히지 못하네.
어둠에 매몰되어 컴잉아웃 할 수 없네.
3년 동안 예수를 따르며 기적을 체험한 제자들.
예수 곁에서 훈련을 받은 제자들.
예수 십자가에 매달리자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쳤네.
(2)
이윤영 목사의 기도로 시작한 대한민국 국회.
초심을 잃지 않았던 민의(民意)의 대변자.
하나님 앞에 떳떳함으로 자유민주주의 초석을 쌓았네.
수많은 외풍을 온 몸으로 막았네.
(3)
나라의 장래 생각하는 선한 관행 사라졌네.
붕당의 이익 추구하는
모리배(謀利輩)의 소굴로 변한 국회의사당
삼분의 일이 넘는 다는 크리스천 국회의원들.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동화되어 버렸네.
민의(民意)라는 명분 뒤에 자리 잡은 탐욕.
권력에 대한 착심 내려놓지 못하고
진실을 부인하는 이 시대의 베드로들.
빛이 사라지자 스스로 정체성 드러내지 못하네.
(4)
산헤드린 공회 의원 아리마대 요셉
빌라도 총독을 찾아가
예수의 시신 달라고 당돌하게 말했네.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유대인들의 반대와
저주를 감내한 아리마대 요셉
지위에 연연하지 않았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커밍아웃 했네.
(5)
산헤드린 공회 의원 니고데모.
바리새인 니고데모.
이름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웠네.
한 밤중 예수를 찾아와
거듭남에 대한 가르침을 배운 니고데모.
우리의 율법이 사람의 말을 듣고
그 행한 것을 알기 전에 심판하는 것이냐며
간접적으로 예수를 옹호한 니고데모.
예수 십자가에서 처형되자
예수 제자들은 두려워 흩어졌네.
두려움을 이기고 커잉아웃한 니고데모
몰약과 침향 섞인 것 백 리트라를 가지고
아리마대 요셉과 예수의 시신을 율법대로
세마포에 싸서 장사지냈네.
컴잉아웃(Coming out)은 자신의 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행위. 자신의 지향성이나 사상을 밝혀낸다는 뜻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타인이나 사회에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유래는 Coming out of the closet(벽장 속에서 나오다)에서 나왔다. '말만 안 했다 뿐이지 남들은 다 아는 상황'을 '유리 벽장(Glass Closet)'이라고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억압하지 않고 바깥에 드러내 보임으로써 위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커밍아웃의 중요한 동기 중 하나이다. 물론 커밍아웃을 한다고 해서 모든 억압이 철폐되는 것은 아니다. 뉴욕대 법학 교수인 요시노 겐지(2017)는 기존 사회에 동화될 것을 요구하는 '커버링'의 개념으로써 교묘한 형태의 억압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커버링을 감안하고서라도 커밍아웃이 성소수자에게 비교적 존재의 자유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다. 그러나 커밍아웃은 상대가 거절할 경우에 대단히 폭력적인 형태로 되돌아올 수 있다. 부모에게 커밍아웃을 하거나 학교 또는 군대같이 폐쇄적인 사회에서 커밍아웃을 할 경우, 심한 차별이나 혐오를 겪을 수 있다. 특정 국가의 비주류 종교 신자들의 경우 오랫동안 자신들이 해당 종교의 신자임을 숨기다가 훗날 그 사실을 고백하는 컴잉아웃도 있다.
대한민국의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국회의원의 다수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 장로출신이 국회의장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장에게 장로라는 직분은 장식품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속 정당이나 자신을 지지하는 팬덤층이 두려워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그들의 행동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리자 뿔뿔이 달아난 예수님의 제자들과 같다.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변질되어 버린 정당의 모리배들. 한국의 국회의원과 같은 산헤드린공회 의원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는 율법을 섬기는 유대교 신자였지만 하나님의 통치와 질서를 소망하는 거룩한 사람이었다. 이들은 유대인들과 대제사장들이 십자가에 매단 예수의 시신을 안식일까지 둘 수가 없었다. 아리마대 요셉은 빌라도 총독을 찾아가서 당돌하게 예수의 시신을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는 죄수의 시체에 대해서는 어떤 예우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산헤드린공회와 로마정부의 공동 적으로 규정되어 처형된 예수의 시신을 빌라도 총독에게 요구한 것이다. 예수 시신을 인도받은 그는 자신이 들어가려고 만든 무덤에 예수를 니고데모와 함께 세마포에 정성껏 싸서 안장시켰다. 이러한 아리마대 요셉의 행위는 자신의 생명과 지위를 내놓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담대한 용기였다. 우리의 국회에 삼분의 일이 넘는 크리스천 의원들에게 거룩한 커밍아웃을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질 그날을 위해 이아침 두 손을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