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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6.15 6.13 만인대법회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염원합니다”
2. 2024.6.15 “6.13 만인대법회 이후 이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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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13 용성조사 탄신 160주년 기념 만인대법회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염원합니다”
2024.06.16.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824?p=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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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3.1 독립 선언 33인 중 불교 대표인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 탄신 160주년을 기념하여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염원하는 만인대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만 명의 대중이 멀리 해외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새벽같이 장수 죽림정사로 출발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4시에 죽림정사 대웅전에서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용성조사님의 유훈에 따라 대한정국 800년 대운을 받기 위해 1999년에 시작한 기도가 25년 동안 진행되었고, 드디어 오늘 만인이 모인 가운데 회향을 하게 됩니다. 한 배 한 배 정성을 기울여 기도를 마쳤습니다.
봉사자들은 예불을 마친 후 각 팀별로 마지막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공양간에서는 손님을 위한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행사장에서는 봉사자들이 자리마다 행사 리플릿과 종이 모자를 두었습니다. 무대에서는 리허설을 하고, 주차장에서는 버스 250대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동이 트고 7시가 되자 전국에서 출발한 버스가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별로 배정된 하차 지점에 버스 250대가 시간을 달리하여 대중들을 내렸습니다. 외부 안내 팀의 철저한 준비로 만 명의 대중이 아무런 사고 없이 원활하게 행사 장소인 물빛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요사채 앞마당에서 내빈들을 맞이했습니다. 사회 원로, 종교인, 정치인, 시민 단체 활동가, 방송 문화 예술인 등 내빈들이 도착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정당에서는 비상 의원 총회가 열리는 바람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많은 국회의원들이 갑자기 참석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어려운 가운데 참석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내빈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삼삼오오 모시고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인사를 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저희 은사 스님이십니다. 큰절 한 번 하시지요.”
큰스님은 참석한 내빈들 한 분 한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나모 따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삼붓다싸. 번뇌로부터 떠나시고 스스로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을 존경하며 귀의 정례 하옵니다. 다리가 아파 못 일어나서 미안합니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동영 의원님이 큰스님에게 인사를 드리며 말했습니다.
“전라도 산골짜기에 만 명이 모이다니 천지개벽하겠어요! 큰스님 축하드립니다.”
행사를 시작할 시간이 되어서 인사는 여기까지만 받고 내빈들 모두가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내빈들이 무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만 명의 대중이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을 했습니다.
본식에 앞서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의 시작을 하늘과 땅, 그리고 일만 인에게 고하는 대북 공연을 했습니다.
우렁찬 북 소리에 이어 방송인 김병조 님의 사회로 만인대법회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삼귀의를 한 후 도문 큰스님의 소개 영상이 나오자 휠체어를 타고 도문 큰스님이 무대 앞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만 명이 뜨거운 박수로 환영하는 가운데 도문 큰스님이 만인대법회의 시작을 알리며 평화의 불꽃을 점화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정토회 회원들이 국내외에서 실천해 온 평화 행동의 염원이 불꽃으로 타올랐습니다.
이어서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모두 자리에 앉았습니다. 먼저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의 일대기와 그 유훈을 되새기는 영상을 한 편 보았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했습니다.
"오늘은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님께서 태어나신 지 1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을 기념하여 한반도의 평화, 국민 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를 마련했습니다. 법회에 참여해 주신 참가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용성 조사님께서는 나라가 아주 어려웠던 시기, 소위 삼도 민중 봉기가 일어나던 1860년대에 태어나셨습니다. 당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님께서 순교하신 1864년에 용성 조사님이 태어나셨습니다. 14세에 출가하여 남원 교룡산성 덕밀암에서 혜월 대선사의 지도를 받아, 불교 수행자를 넘어서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선지식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셨습니다. 혜월 대선사는 당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님과 함께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국(民國)을 논한 분입니다.
100년 전 백성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를 꿈꾼 분
용성 조사님은 젊었을 때는 자신의 해탈을 위해 용맹 정진하셨고, 1905년 을사조약으로 나라가 기울어지자 세상으로 나와 중국으로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임시 정부가 들어설 것을 대비한 재정적인 후원책을 마련하시고, 1910년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고 과거 삼정승 육판서 삼백육십 고을의 관료를 지낸 분들에게 호소했지만, 시절인연이 아니라며 모두 거절하자 용성조사님께서는 이제야말로 새로운 나라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용성조사님은 천도교 교주 손병희 선생님과 뜻을 합하여 3.1 운동의 막후 기둥이 되셨습니다. 3.1 운동의 정신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용성 조사님은 3.1 운동의 정신을 대한민국 수립 운동으로 이끄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본래 이름은 한(韓)나라이고, 그것이 분열되어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三韓)이 되었고, 삼한을 하나로 합하자는 것이 삼한일통(三韓一統)의 정신입니다. 그 삼한을 대한(大韓)이라 불러서 나라의 이름이 대한(大韓)이 된 것입니다. 대한제국의 대한을 나라의 이름으로 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용성 조사님은 새로 세우는 나라는 임금이 주인이 아닌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 즉 민국(民國)을 세우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상해 임시 정부의 국호가 ‘대한민국(大韓民國)’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용성 조사님은 3.1 운동 당시 태극기를 들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당시 일본 제국이 태극기를 금지했기 때문에 3.1 운동에서 태극기를 드는 것은 저항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국기인 태극기가 바로 용성 조사님의 사상과 행동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모두가 실의에 빠졌을 때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신 분
그 후 용성 조사님께서는 평생을 바쳐서 새로운 불교를 위한 개혁 운동과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독립 운동에 힘을 쏟았지만, 1939년 일제의 강고한 탄압에 모든 조직이 일망타진되는 일을 겪으셨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실의에 빠졌을 텐데, 그 어려운 시기에도 용성 조사님은 ‘앞으로 60년 후면 대한민국은 독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부강한 나라가 되어 있으리라’ 는 예언을 통해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덧붙여 ‘그 후 25년 후에는 대한민국의 800년 대운이 열리리라’ 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용성 조사님의 유훈에 따라 정해진 날짜가 바로 오늘입니다.
오늘 우리는 용성 조사님의 유훈을 받들 뿐만 아니라,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우리나라가 직면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조들과 같은 마음을 내고자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경제적인 대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발전도 이루고, 한류 문화를 비롯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한반도에는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군 그 모든 것이 단 한 번의 전쟁으로 일시에 무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국내 정치를 보면 사분오열되어 다른 정당이나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마치 적을 상대하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국난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국론을 통합하고, 성장 동력이 소진해 가는 대한민국이 다시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민 운동을 일으켜 나가는 것이 용성 조사님과 수많은 애국 열사들이 바라는 길일 것입니다.
만인이 모여서 우리의 염원을 표현하는 자리
그런 마음으로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만인이 모여서 우리의 염원을 표현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있다면 하늘이 감동할 것이고, 조상님들이 있다면 조상님들이 우리에게 은덕을 베풀 것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행사에 참여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정토회 대중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스님이 오늘 함께한 내빈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종교계, 시민 사회 원로 분들을 소개했습니다.
전 조계종 포교원장을 역임한 황산 혜총 스님을 비롯한 불심도문 큰스님의 상좌 분들,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과 금강정사 회주 지홍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어르신들, 박경조 성공회 주교님, 박종화 목사님, 김홍진 신부님 등 종교인 분들,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님, 유균 극동대 석좌교수님, 김홍신 작가님, 이금림 작가님 등 한 분씩 호명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원래는 오늘 많은 국회의원 분들이 참가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정당에서 갑자기 의원 총회를 소집하는 바람에 많은 국회의원 분들이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신 국회의원 분들은 정말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스님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 약속을 지켜준 국회의원 분들을 한 명씩 호명해 주었고, 대중은 큰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당선된 정동영, 주호영, 김교흥, 염태영, 박희승, 김종민, 민병덕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세균, 김덕룡, 김성곤, 도종환, 김두관, 이광재, 박용진, 최인호 님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대중에게 인사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각계의 인사들이 정말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그중에 몇 분을 무대 위로 모셔서 축사를 들었습니다.
먼저 오늘 환영사를 해주기로 한 전북도지사 님이 어제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대응 문제로 갑자기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지사 님이 참석하여 축사를 대독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종교계를 대표해서 박남수 천도교 전 교령님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동학 천도교와 용성 조사는 여러 면에서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성 조사께서 1919년 3·1 운동 당시 불교계를 대표하여 민족 대표로 나설 때 그 중심에는 천도교 수운 대신사의 도통을 이어받은 의암 손병희 선사가 계셨습니다. 19세기말 국난의 시대에는 수운 최제우와 해월 스님이 손을 맞잡았고, 다시 독립 운동의 전선에서는 의암 손병희 선사와 용성 조사가 손을 맞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용성 조사와 천도교의 인연은 선천시대를 마감하고 후천의 개벽을 위해 손잡고 노력했던 역사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제가 도문스님, 법륜스님과 함께 이 자리에 서있는 것도 그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니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지금은 용성 조사가 널리 알려져 그분의 업적을 아는 한국인들이 조금은 더 늘어났을 것입니다. 후학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수고와 정성에 다시 한번 성원하는 마음을 보내는 바입니다.”
다음은 정치·사회권을 대표해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저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 장수에서 용성 조사님의 높은 뜻을 기리며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고 행하는 오늘의 법회가 저에게는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합니다. 지금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남북이 적절한 상황 관리에 나서지 않는다면, 군사적 강경 대치가 일상화되고 장기화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나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기며 미래 지향적 남북 관계를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의 지난 역사가 증명했듯, 불안한 미래를 극복하고 이겨내서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부딪혀 흐를지언정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역사의 진보를 향한 발걸음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소통과 통합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회 정각회 회장인 국회의원 주호영 님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용성 조사님께서 일찍이 우리 대한정국 800년의 미래를 축복하시고, 밝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예언하셨다고 하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내외의 환경과 우리나라의 내부 문제들은 결코 지금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될 위중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고,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 한반도 역시 전운이 점점 고조되는 위험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기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 국민들이 서로 분열하지 않고 하나가 되기 위해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많지만 여러분들이 땡볕에 오래 계셔서 이 정도로 짧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대법원장님도 멀리서 축사를 보내와서 잠깐 대독하는 시간을 가진 후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은 불심도문 큰스님을 모시고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셔서 부축을 받고 무대로 올라온 큰스님은 주장자를 크게 세 번 친 후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악업을 짓지를 말아라. 많은 선을 받들어 행하라. 저절로 그 마음을 청정히 하여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치심이니라.
대한정국 800년 대운을 맞기 위하여 일만 존자가 모인 이 대법회에 여러분께 들려줄 법어는 제불대계에 해당하는 이 세 가지입니다.
모든 악업을 짓지 말아라!
모든 선업을 받들어 행하라!
숨을 쉬듯이 저절로 그 마음을 청정히 하여라!”
부처님께서 ‘이것은 하지 말아라’ 하고 말한 것에 대해 ‘예, 하지 않겠습니다’ 하는 것이 섭율의계(攝律儀戒)입니다. 부처님께서 ‘이것은 꼭 해야 한다’ 하고 말한 것에 대해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실천하는 것이 섭선법계(攝善法戒)입니다. 나만을 위해 살지 말고 나와 너 모두를 위하여 사는 것은 섭중생계(攝衆生戒)입니다. 섭율의계, 섭선법계, 섭중생계인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오늘 일만 존자에게 드립니다.
삼취정계를 받았으니 이제 존호를 드리겠습니다. 일만 불명호 가운데 혜등명(慧燈明) 여래불이 계십니다. 혜등명 여래불의 불명호를 취택해서 오늘 일만 존자의 존호로 드립니다. 자, 받으세요!”
“네, 잘 받았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에서 일만 존자에게 삼취정계를 설하고 받은 공덕과, 삼취정계를 받아 혜등명 존호를 받은 공덕과, 만인대법회 법어로 제불대계를 읊어 보급한 공덕으로 해동정국 대한민국 800년 대운을 받아 그 공덕이 일체에 보급이 되어서 나와 더불어 모든 중생이 극락정토에 왕생하고 아미타불을 친견하고 미묘 법문을 듣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성불 수기를 받아지이다.”
큰스님께서 오늘은 10분 안에 법문을 마쳐주셨습니다.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으며 큰스님이 무대를 내려가고, 6.13만인대법회가 추구하는 미래 비전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오랜 염원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만인 평화 선언
가슴 깊숙이 뜨거운 무언가가 꿈틀대는 감동 속에서 사회 인사 분들이 무대에 올라와 ‘만인 평화 선언’을 낭독했습니다.
2024년 현재, 한반도는 전쟁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통일과 민족 개념을 폐기하고 남북을 전쟁 관계로 선언했습니다. 이에 맞서 우리 군은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는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남은 북으로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을 날리고, 북은 남으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냈습니다. 다시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북한은 새로운 대응을 할 것이라 협박하며 연일 아슬아슬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북한 당국의 발언대로라면 이미 한반도는 준전시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국전쟁의 상처를 딛고 이루어낸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의 기적이라는, 전세계 유례없는 대한민국의 성과는 한순간에 잿더미가 될 것입니다.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도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으로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이에 대응한 억지 전략인 한‧미‧일 군사 협력의 강화는 이 지역 전체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에서 보았듯이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입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참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착한 전쟁, 정의로운 전쟁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의 양과 질을 향상하는 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전술 핵 운용 부대를 실전 배치하고 전술 핵 공격 잠수함을 진수시켰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끝나면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가 새로운 핵 확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특단의 조치를 통해 북한 핵무기를 신속히 동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만이 우리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2024년 오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통합된 마음으로 나설 때입니다.
오늘은 3.1 독립선언 33인 중 불교대표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재정 지원과 독립운동가 양성에 힘을 쏟은 백용성 조사 탄생 1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3.1 독립 정신의 핵심은 독립된 나라 ‘대한’과,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국’입니다.
1930년대 일제의 잔혹한 탄압으로 우리 독립군들이 괴멸될 때도 대한 독립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백용성 조사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번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꿈을 이어받고자 합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 만인의 행동은 미래를 개척하는 힘찬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국민 대통합,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해 우리 만인은 마음과 정성을 모아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대한민국 정부에 충심을 담아 호소합니다.
‘힘에 의한 평화’만을 고집하면 오히려 전쟁의 위기는 높아집니다. ‘대화를 통한 평화’도 함께 시도해야 합니다. 정부는 기존의 남북한 합의 정신을 되살려 한반도 평화 체제로 나아가는 남북 대화를 즉각 재개해야 합니다. ʻ대통령 대북 특별 선언’과 ‘대북특사 파견’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부와 함께 힘을 모으겠습니다.
하나. 북한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비록 국지적이라 하더라도 선제공격은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져 돌이키지 못할 참극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핵무기가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하루빨리 핵을 동결하고 대화의 장에 나와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개선하여야 합니다.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합니다.
하나. 대한민국 정치권에 단합과 협력을 호소합니다.
다른 정당,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도 적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민주적 기본 질서에 의해 국민 통합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책임지는 정치권은 여야, 진보, 보수를 넘어 시민 사회와 함께 초당적으로 대화하고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다수 의석을 점한 야권은 정치적 득실을 떠나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또 여야 합의로 ʻ한반도 전쟁 반대 선언’을 의결해야 합니다. 북한과 미국, 중국과 러시아, 유엔에 대한민국의 평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알려야 합니다.
하나. 미국 정부와 의회에 현실적인 정책 전환을 호소합니다.
한미일 군사 협력의 강화는 안보적 방위 전략이지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확산을 방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핵을 보유했으며, 언제든 핵기술을 세계 곳곳에 확산시킬 수 있는 초위험 국가가 되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북핵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북핵 동결과 북미 수교를 즉각 동시 추진하여 한반도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모색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께 두 손 모아 간절히 호소합니다.
전쟁의 비극을 딛고 대한민국이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데에 무려 70년이 걸렸습니다. 70년에 걸친 피와 눈물과 땀의 결실이 전쟁으로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외세에 맞서 일어난 동학혁명 정신, 일제 강점에 맞선 3‧1 독립정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산업화의 정신, 군사 독재에 맞선 민주 항쟁의 정신은 오늘날 대한국민의 자부심입니다. 지금의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위해 마음을 모으고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정치권과 우방, 주변국, 세계 시민들을 향해 우리의 간절한 평화의 의지를 전합시다. 우리 운명은 우리 힘으로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행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의 선조들과 아이들을 위해 오늘 모인 우리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6월 13일 오늘은 분단 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우리 만인의 간절한 염원과 애국심이 이 하늘에 닿아 반드시 이루어지게 합시다.
2024년 6월 13일
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
만인 일동
만인 평화 선언이 만들어지기까지 스님과 사회 인사 분들은 수차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평화 선언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찬 박수로 응원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만인의 다짐
이어서 ‘평화와 통합을 향한 만인의 다짐’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 대표, 국제특별지부장, 청년특별지부장, 행복운동특별본부장이 앞으로 나와 우렁찬 목소리로 한 줄 한 줄 낭독했습니다.
2024년 6월 13일 오늘 우리 만인은 3.1 독립 운동의 비폭력정신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수호하며, 세계인권선언을 존중하는 위에서 다음과 같이 ʻ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 운동에 나서며 다음과 같이 만인의 다짐’을 발표합니다.
하나, 우리 만인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를 지켜내겠습니다.
하나, 우리 만인은
국민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국민통합을 이루겠습니다.
하나, 우리 만인은
지난 70년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계승하여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하여,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조국의 민주 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박애·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안으로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며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4년 6월 13일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염원하는 만인 일동
만인을 대표한 법륜 스님과 각 대표 분들에게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만인의 굳은 의지와 결심을 세상에 알리는 의미에서 모두가 환호를 발사했습니다.
“와!”
다음은 모두가 맹세한 ‘만인의 다짐’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사슬 끊기’와 ‘통합의 촛불’ 점화식을 했습니다.
33명의 사회 인사들이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105년 전 용성 조사님의 제안으로 3.1 독립 선언서 서약을 33인이 하였듯이 불교의 우주관인 33천의 기운을 열기 위해 정치 사회를 대표하는 33인을 모셨습니다. 모두가 시대의 질곡을 상징하는 사슬을 손에 잡은 가운데 사회자가 외쳤습니다.
“하나, 둘, 셋! 끊기!”
국론 분열, 이념 갈등, 여야 정쟁, 남북 갈등, 약육강식의 사슬들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희망의 기운을 이어서 국민 통합의 불꽃 점화식을 했습니다. 촛불을 밝힐 종교계 대표 아홉 명이 무대 앞으로 나왔습니다.
통합의 불꽃을 점화하면서 종교계 대표들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야만의 전쟁이 하루속히 종식되기를 기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을 향한 의지를 온 세상에 밝혔습니다.
“통합!”
사회자의 외침과 동시에 불꽃이 점화되자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평화와 통합의 촛불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길 기원해 봅니다.
이로써 용성 조사님이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의 최전선에 나선 것처럼 전쟁 위기와 분열의 수렁 속에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만인의 국민 행동이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오늘의 불꽃은 용성 조사님의 탄생지인 죽림정사에서 시작되어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기원하는 희망의 상징이 되어 전국 각지와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1부를 마친 후 김병조 님이 퇴장하고, 2부를 새로 시작하면서 혼성 4중창단 피앙세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노래 ‘터’와 ‘내 나라 내 겨레’를 아름답게 불러주었습니다.
2부는 방송인 김제동 님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2부 행사의 첫 순서는 내빈 소개로 시작하겠습니다. 옆 사람의 이름을 조용히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늘 내빈을 소개하겠다고 하면 옆 사람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자, 오늘의 내빈을 소개합니다!”
모두가 옆 사람의 이름을 크게 불렀습니다.
“이번에는 오늘의 VVIP를 소개하겠다고 하면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VVIP를 소개합니다!”
대본에 없는 내빈 소개로 2부를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먼저 퍼포먼스팀이 펼치는 색다른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질풍가도’ 음악이 시작되자 카드 섹션을 열정적인 율동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하늘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화면에는 ‘평화와 통합’, ‘대한정국’, ‘미래로 800년’이라는 글자가 만들어졌습니다.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 모든 마음들이 모여서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다 같이 크게 외쳤습니다.
“우리가 만들자! 미래로! 800년! 우리가 만들자! 대한민국! 평화 통합!”
만 명의 대중이 평화와 통합을 우리가 만들 것을 다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평화 행진을 했습니다. 40개의 만장을 든 기수단이 무대 앞에 도열했습니다. 만장기에는 헌법 전문에 소개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 시대와 ‘통일코리아’의 미래 비전을 담았습니다. 한나라 배달나라로 시작해서 대한민국과 대한정국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이름을 적은 만장기가 먼저 행진하고, 뒤이어 사회 인사들이 평화 행진을 했습니다.
스크린 화면에는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정토회 회원들이 국내외에서 직접 활동한 ‘사전 평화 행동’의 장면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수단이 종점에 도착하고, 전원이 무대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드론이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드론에 단 현수막에는 ‘강대국의 종속국이 되지 말고 주인국이 되어라’, ‘대한정국의 주인이 되어 세계 평화를 선도하라’ 하신 용성 조사님의 두 가지 유훈이 적혀 있었습니다. 만인의 염원이 드론에 실려 하늘 높이 올라갔습니다.
내빈들은 조용히 퇴장하고, 만인의 대중은 평화의 합창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번 만인대법회를 위해 ‘정토회 합창단’이 창단되었는데, 흥미롭게도 지휘자는 경동교회 장로인 김홍태 교수님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재능 기부로 이번 합창단을 지휘해 주었습니다.
다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보현행원’ 노래를 부르며 만인대법회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뜨거운 폭염 아래에서 우리들의 몸과 마음도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을 향해 뜨거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중들은 지역별로 정해진 장소로 이동하여 각자 싸 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내빈들은 죽림정사 요사채 앞마당으로 이동하여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함께 비빔밥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님은 내빈들이 자리한 테이블을 한 바퀴 돌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날씨가 무더운데 정말 고생하셨어요. 저희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5년 동안 큰 행사를 안 해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내빈 한 분 한 분마다 기념 선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만 명이 모인 행사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장수군청, 경찰서, 소방서, 면사무소에서도 협조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파견 근무를 해준 공무원, 경찰관, 소방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내빈들은 담소를 나누다가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주차장까지 직접 가서 버스에 올라탄 후 먼 길을 와주신 내빈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멀리서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만 명의 대중들에게도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해야 해서 이렇게 인사만 드리고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스님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기울여 준비한 6.13만인대법회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스님은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객석을 돌며 참석한 대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행사장을 한 바퀴 돌며 고개 숙여 인사를 한 후 마이크를 잡고 대중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더위에 쓰러진 사람은 없어요?”
“네!”
“이렇게 무더운 뙤약볕 아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이렇게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은 우리의 염원이 하늘을 감동시켜서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각자 거처로 돌아가실 때도 조심해서 잘 가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요사채로 돌아온 스님은 도문 큰스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큰스님은 뙤약볕에서 오랜 시간 무리를 하셔서 휴식을 하고 계셨습니다.
“큰스님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큰스님은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를 치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유산을 물려줘야 하는데 맨날 신세를 져서 어떡합니까?”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지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큰스님께서는 이미 법을 물려주셨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큰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나오자 오늘 사회를 맡았던 김제동 씨가 찾아와서 인사를 했습니다.
“날도 더운데 사회 보느라 수고했어요.”
“서울에서 몇 시에 출발했어요?”
“새벽 1시에 출발하니까 차가 안 막혀서 금방 왔습니다.”
“늘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해주어서 고마워요.”
김제동 씨와 오늘 행사에 참가해 본 소감에 대해 가볍게 대화를 나눈 후 요사채를 나왔습니다.
행사 준비위원회와 공동체 지부 활동가들은 행사장 뒷정리를 시작했고, 스님은 공동체 지부를 대표하여 유수 스님에게 뒷마무리를 부탁하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모두 수고했어요!”
오후 1시 30분에 죽림정사를 출발하여 고속도로 위를 2시간 30분 달렸습니다.
오후 4시에 두북수련원에 도착한 후 스님도 휴식을 취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새벽 일찍 경주 남산으로 가서 해외에서 온 정토회 활동가들을 위해 입재식 법문을 한 후 오후에는 두북수련원에서 해외활동가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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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15 해외 참가자 연수 회향식, 자자 수련, 통일의병 즉문즉설
“6.13만인대법회 이후 이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827?p=1&k=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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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6.13만인대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해외 참가자들과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를 참배하고 회향식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3시 55분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문무대왕릉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 4시 40분에 문무대왕릉 앞에 도착했습니다.
해외에서 온 참가자들도 버스에서 내려 동해 바다의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먼저 스님이 이곳 문무대왕릉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저희들이 도착한 이곳은 행정구역으로는 경주시 감포읍입니다. 앞에 바위가 보이는데요. 앞에서 보니까 저렇게 보이는데 항공 촬영을 해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위가 십자가 모양으로 잘려 있습니다. 그래서 파도가 치면 물이 사방에서 바위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바위 한가운데에 웅덩이가 있어요. 웅덩이에는 굵은 돌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바위 안에 물이 고여있는 곳에 문무대왕의 유골을 놓고 큰 바위로 그 위를 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완전히 인공적인 것도 아니고, 완전히 자연적인 것도 아닙니다. 바위 자체가 그렇게 생겼지만, 사방에서 물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바위를 약간 다듬은 흔적이 있습니다.
신라가 삼국 통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세 명 있습니다. 태종 무열왕, 문무대왕 그리고 김유신 장군입니다. 문무대왕은 태종 무열왕의 아들입니다. 660년 태종 무열왕 때 백제가 멸망했고, 661년에 태종 무열왕이 돌아가십니다. 문무대왕이 즉위한 뒤 668년에 고구려가 멸망합니다. 그리고 신라가 당나라와 8년 간 전쟁을 해서 676년에 삼국 통일을 이룹니다. 당나라 군대를 한반도에서 완전히 몰아낸 뒤를 삼국 통일의 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 기간을 지휘한 사람이 문무대왕입니다. 그래서 신라 사람들은 문무대왕이 삼국 통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여깁니다.
나라만 지킬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이 된들 어떠냐
신라를 위협한 나라가 백제와 고구려였는데 둘 다 멸망했고, 또 신라를 위협했던 당나라와는 우호 관계를 맺었고, 유일하게 남은 나라가 바다 건너 왜였습니다. 그래서 문무대왕이 죽을 때 ‘내가 죽어서 용이 되어 동해로부터 쳐들어오는 왜를 막겠다. 그러니 내 뼈를 동해에 묻어 달라’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 스님이 ‘용이 아무리 힘이 있다 한들 사람보다 한 계급 낮은 짐승인데, 어떻게 짐승이 되려고 합니까. 대왕께서는 한 계급 높은 천상으로 가야 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무대왕은 ‘나라만 지킬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이 된들 어떠냐’ 하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당시 신라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생각하는 산이 선덕여왕릉이 있는 낭산이었습니다. 낭산 기슭에 문무대왕을 화장해서 유골은 동해에 묻고 화장한 자리에는 탑을 세웠는데, 그 탑이 능지탑입니다. 능을 안 만들고 불교식으로 탑을 세운 겁니다. 삼국유사의 내용이 단순히 전설처럼 알려져 오다가 고고학적 발굴을 하면서 대부분의 내용들이 사실로 밝혀진 겁니다.”
스님의 설명이 끝나고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와!!!”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습니다. 스님은 ‘내 나라 내 겨레’ 노래를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며 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피 맺힌 투쟁의 세월 속에
고귀한 순결함을 얻은 우리 위에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
누구의 앞길에서 환히 비치나
찬란한 선조의 문화 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 민족 앞에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파도 소리를 타고 울려 퍼지는 노래를 뒤로 하고 스님은 망망대해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어제 6.13만인대법회에서 모은 염원을 세계 곳곳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을 다짐해 보았습니다. 희망의 기운을 각자의 자리에서 확산시켜 나가자는 의지를 다지며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외지부, 국제지부, 파이팅!”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차에 올라타 감은사지로 향했습니다.
3층 석탑을 보러 올라가기 전에 스님이 이곳 감은사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이곳은 감은사지입니다. 지금은 대종천이 저쪽 편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당시에는 이곳 감은사 쪽으로 흘렀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경지 정리를 할 때 논 밑을 파보았는데 대부분 자갈이었습니다. 그래서 동해에서 이곳 절까지 물이 들어오도록 했다고 합니다. 물길을 따라서 나라를 지키는 용이 절까지 오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법당 밑에도 수로를 만들었습니다.
문무대왕이 삼국을 통일하고 나니까 남은 적은 왜 밖에 없었어요. 왜가 침입하기 가장 좋은 통로가 이곳 경주입니다. 그래서 왜를 막기 위한 절을 여기에 지은 겁니다. 그러나 문무대왕이 절을 완성하기 전에 돌아가시게 되고, 그 아들인 신문왕이 즉위하고 2년 후에 이 절이 완성됩니다. 문무대왕이 삼국을 통일한 그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을 담아 이 절의 이름을 ‘감은사’라고 했고, 마침 왜구를 막기 위해 동해의 용이 되겠다고 유언을 남긴 문무대왕도 물길을 따라 이 절에 와서 법문을 들을 수 있게 만든 거죠.
계단을 올라가면 중문이 있고, 양쪽에 동탑과 서탑이 쌍탑을 이루고 있고, 그다음에 금당이 있고, 맨 뒤에 강당이 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보고 회향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계단을 올라가 감은사지를 한 바퀴 둘러본 후 두 탑 사이에서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하자 스님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먼 곳에서 비행기 타고 와서 만인대법회에 참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경상도는 고맙다는 말을 ‘뭐 하러 왔노?’ 하고 표현합니다. 어제는 경상도식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은 서울식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해외에서 100명 이상 참가하여 행사를 해본 것은 정토회 역사상 처음인 것 같아요. 여러분 모두 해외에 사니까 지금 한국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죠?”
“네.”
“그런데 국내에 들어와서 속을 들여다보면 이런 좋음이 오래가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 반대였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한국은 금방 전쟁이 날 것 같고, 데모로 인해 정권이 곧 무너질 것 같고, 대통령이 구속되어 금방 망할 것 같았는데, 국내에 들어와서 속을 들여다보면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학생들도 굉장히 진취적이고, 또 학생 때는 데모를 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대부분이 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허물어져 있지만 내부에서는 힘이 솟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장애를 잘 극복해 왔습니다. IMF 외환위기가 왔을 때도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자발성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과거의 노력으로 인해서 지금 한참 꽃이 피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시들 때가 다 되어가는지 내부에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은 이 정도의 성장에 만족하고 점점 하강하는 국면으로 갈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6.13만인대법회를 하게 된 취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사실은 전쟁이 발발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동안에는 북한이 도발을 해도 북한의 세력이 굉장히 약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하면서 북한의 군사력이 매우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하니까 우리도 위협을 느끼게 되는데, 입장을 바꿔 보면 한국과 미국의 군사 협력이 북한한테는 얼마나 위협적이겠어요? 한반도 안에도 군사적 충돌의 요인이 많고, 국제적으로도 요인이 많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이 강화된 상태에서 자칫 잘못하여 분쟁이 발생하면 전면전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막아야 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만인대법회를 연 것이지 전쟁이 난다고 하면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한 게 아닙니다.
제가 작년 9월에 미국에 갔을 때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앞으로 여러 가지 위협적인 요인이 된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5월에 미국에 갔을 때는 상당히 귀담아듣는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까 미 국무부 부장이 제가 얘기한 것과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쉽게 말을 못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딱 꿰뚫어 보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에 분쟁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우리처럼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반도에 분쟁이 생기는 게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하는 전략적 사고만 하지 사람이 얼마나 죽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기 문제는 우리가 중심이 되어서 풀어야 합니다. 우리가 평화를 원하면 우리의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자는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그런데 지금은 남한 정부도 강력하게 싸우자는 입장이고, 한국 국민들도 이에 대해 아무 소리를 안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아무리 반대를 해도 정부는 계획대로 밀고 나가려고 하는데 국민들이 아무 소리도 안 하면 큰 바둑판의 돌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둑판의 돌이 아니고 사람이다’ 하고 아우성을 쳐야 해요. 남쪽에 5천만, 북쪽에 2천5백만, 총 7천5백만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는 아우성을 쳐야 조금이라도 고려가 됩니다. 그러려면 여야 정치인들이 국회에 모여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자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지금 아무도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토행자들이 한 발 앞서서 이런 우려를 세상에 얘기하고, 또 실제로 위기가 찾아오면 직접 행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인대법회를 마련한 겁니다.
이런 뜻에 동의해서 시간도 내고 경비도 부담하고 한국까지 와주신 것에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 박수)
첫째, 환경 위기가 오든, 전쟁 위기가 오든, 전쟁이 나든, 경제가 파산이 되든, 일단 나는 어떤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수행이에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기도를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인도에 가서 어떻게 사나, 도저히 못 살겠다’ 하고 말하지만 인도에는 이미 14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왜 못 살겠어요. 한국에 가서도 도저히 못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미 5천만이 살고 있어요. 북한에 가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에는 이미 2천 5백만 명이 살고 있어요. 그러므로 어느 때 어디를 가든 나는 그곳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자기 내면의 힘을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는 우리 주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마음속에 보람이라는 게 생깁니다. 아이 키우는 게 힘들지만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속에 보람이 생기잖아요. 진정한 기쁨은 보람입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세계 평화를 위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이 좀 뿌듯해지고 어른이 된 기분이 듭니다. 남한테 뭘 얻을 때는 고맙긴 한데 마음이 좀 쭈그러져요. 그래서 도와주는 사람 옆에 가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 보세요. 보살핌을 받기보다는 보살핌을 주는 것이 어른이 되는 길입니다. 여성에게 무슨 권리가 있느니 없느니 이런 주장을 한다고 자주적인 존재가 되는 게 아닙니다. 남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마음이 어린애 같은 마음이거든요. 의존을 하기 때문에 불평불만을 하게 되고 질투하며 살게 되는 거예요.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내가 주인이 되는 길입니다.
주인 된 자세로 여러분 주위를 조금이라도 보살피는 인생을 살면, 여러분도 좋고 세상에도 좋습니다. 첫째, 여러분도 다 겪었지만 해외에서 살기가 쉽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래서 해외에 사는 교민들에게 법을 전해서 자기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합니다. 둘째,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분들 주위에 있는 외국인들도 이런 이치를 알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들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쪽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세계 전법을 하는 것이지 종교세를 확장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전법을 하는 건 좋은데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참여하지 않는다고 그들을 미워해서도 안 됩니다. 그들을 위해서 전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도 그들이 하도록 해야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미워하고 싫어한다면 목표 달성에만 집착되어 있는 겁니다. 그러니 좀 더 가볍게 전법에 힘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법문을 마치고 사홍서원으로 2박 3일 동안의 6.13만인대법회 해외 참가자 연수를 모두 마쳤습니다. 3층 석탑을 배경으로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감은사지를 나오며 스님은 참가자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수를 마친 참가자들은 각자의 처소로 돌아가고, 스님은 다시 두북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전 9시부터는 두북수련원 방송실에서 결사행자·법사단 자자 수련에 참석했습니다. ‘자자’란 대중에게 나의 허물을 말해 달라고 청하는 방식으로 승가의 청정성을 유지해 나가는 불교 의례입니다.
지역별 으뜸절마다 결사행자들과 법사단이 모인 가운데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자자 수련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6.13만인대법회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자자를 하는 취지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결사행자와 법사단은 일 년에 두 차례 자자를 행하게 되는데요. 자자는 진정한 도반의 관계가 되었을 때만 가능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는 ‘프라이버시’라고 해서 개인의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서 말하면 간섭이나 시비로 내비칠 수 있어서 가능하면 덮어두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탁마가 부족합니다.
정토회가 창립의 정신을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이나 잘못을 살펴서 개선해 나간다면 좋겠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은 항상 자기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무슨 잘못을 하면 마음에서 저절로 ‘나는 잘못할 수밖에 없었다’ 하는 변명이나 ‘내 잘못이 아니다’ 하는 방어 심리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것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부처님 법을 공부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점점 키우고, 우리의 사고 구조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해 나간다면, 스스로 알아차리고 개선하는 것을 넘어서서 기꺼이 도반의 도움을 받아 나의 부족함을 고쳐나가는 것도 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관계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형제나 가족, 심지어 부부라 하더라도 서로 자기가 느끼는 부족함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현대에 와서는 솔직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거의 없어졌어요. 불교 안에서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자자’라고 하는 것이 아예 없어져 버렸거나, 남아 있더라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준입니다.
정토회가 수행의 원칙과 창립의 정신을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처한 환경은 다르다 하더라도 우리의 지향점과 가치관을 일치시켜 나가기 위해 ‘자자’를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자자가 내실 있게 진행되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기본적으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이 나를 지적하거나 비판하면 변명하고 방어하려는 사고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갖지 마라’ 또는 ‘상대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 쓴 약이 몸에 좋은 것처럼 받아들여라’ 하는 공부를 아무리 해도 현실에서는 잘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의 사고 시스템이 자기 방어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자를 하는 이유
이것을 극복하려면 ‘내 인생의 목표는 해탈과 열반이다’ 하는 관점이 분명해야 합니다.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라는 것이 분명해야 스스로 살피고 알아차리는 데에 한계가 있을 때 나의 눈이 아닌 남의 눈을 빌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자자가 나오게 된 겁니다.
‘지난 3개월의 안거 기간 동안 저와 같이 지내보니 당신이 보기에 나의 말과 행위가 어떤 면에서 해탈과 열반으로 향하는 길에서 벗어났습니까? 여러분, 나를 어여삐 여기셔서 나를 위해서 좀 말씀을 해주십시오.’
이렇게 대중에게 요청해서 얘기를 듣고 ‘내가 그때 그걸 놓쳤구나’ 하고 깨달아서 자기를 바로 잡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자자’입니다.”
이어서 모둠별로 자자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행자 40 계본에 따라 참회를 한 후 각자 모둠원들에게 자자를 청했습니다.
“저의 말과 행동을 보고 들으며 의혹이 있거나 저의 수행을 위하여 말씀해 주실 것이 있으면 저를 위하여 자자를 청합니다.”
결사행자와 법사단이 자자 수련을 하는 동안 스님은 오후 2시부터 평화재단 통일의병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통일의병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접속한 가운데 상반기 활동 영상을 함께 보고 나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지난달에 스님이 미국 워싱턴 D.C. 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 정부, 의회,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본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의 변화, 그 속에서 통일의병의 역할 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6.13만인대법회 이후 통일의병의 활동 방향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6.13만인대법회 이후 이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6.13만인대법회가 열린 날은 정말 뜨거운 날씨였는데, 참가자들의 열기와 스님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보고 저희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용성조사님이 '강대국의 종속국이 되지 말고 주인국이 되어라'라고 말씀하신 유훈이 정말 가슴 깊이 남습니다. 현재의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를 위험에 빠뜨리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대내적으로는 갈등과 분란을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고, 우리나라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저는 만인대법회에서 발표한 평화 선언을 보고 이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실천이 필요한지 스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현 정부에 대해서 질문자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나, 민족의 입장에서 보나, 평화 유지의 관점에서 보나, 지금 정부의 행보가 부정적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느끼는 것은 개인적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은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활동을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려면 사람마다 조금씩 견해가 다르다는 점도 인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견해도 존중을 해야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관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고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정부의 성격에 따라 대북 강경 정책을 펴기도 하고, 대북 온건 정책을 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남한의 여러 정부를 겪으면서 남한의 정부가 보수든 진보든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와서 북한 지도자들의 생각이 이런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남쪽의 보수 정권에 대해서만 비난을 했고 진보 정권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면, 지금은 보수든 진보든 관계없이 남한 사람들은 북한 정부를 인정해 주지도 않고 있으니 통일의 문제를 합의해 나갈 대화 상대자도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렇게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화 통로도 모두 끊어버리고, 남한 사람들은 도저히 같은 민족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모든 곳에 ‘통일’이라는 구호와 ‘민족’이라는 구호를 없애버렸습니다.
과거에는 남한에서 늘 북한을 두고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남한을 주적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북한의 주적은 미국이고, 남한은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이 남한을 자기들과 생사를 다투는 하나의 정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남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되 적대 관계로 규정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같은 민족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없애버리고, 통일에 대한 로드맵도 없애버리고, 힘의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바꾸었어요. 남한 정부 역시 필요하면 힘의 대결에도 응수하고, 상대가 도발을 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고 무너뜨려야 한다는 입장을 갖게 된 겁니다. 현재는 남북 둘 다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관점에 서다 보니 자꾸 충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남한의 보수 정부는 북한 정부가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붕괴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북한 정부가 도발하지 못하도록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하게 하면 북한이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과거에는 북한이 적이긴 하지만 같은 민족이면서 통일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고, 일본과는 비록 교류를 하긴 하지만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함께 나아갈 국가는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제 정세가 조금씩 바뀌다 보니까 현 정부의 판단은 오히려 북한과 관계를 푸는 것보다는 일본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게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에게는 과거를 묻지 말고 협력을 하자며 적극적인 태세를 취하게 되었고, 북한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다 따져서 응징하자는 관점에 서게 된 겁니다.
그렇다고 현 정부를 부정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국민의 투표를 통해서 선출된 정부이고, 한 표라도 많이 얻는 쪽이 법적으로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갖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행위에 대해서 압도적인 방위력으로 대응하여 북한이 침공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전략도 하나의 방위 전략입니다. 이러한 방위 전략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여기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겁니다. 힘에 의한 평화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게 되어 자칫 서로가 서로에게 증오심을 갖게 되면 힘이 크고 작고와 관계없이 공격이 이뤄질 위험이 생깁니다. 그래서 힘에 의한 평화는 자칫 잘못하면 전쟁을 불러오는 위험을 늘 내재하게 됩니다.
힘의 균형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힘에 의한 평화만 주장하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나가는 작업도 같이 진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6.13만인대법회에서 만 명의 대중이 정부에게 요청했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현 정부도 실행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정부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겁니다. 지난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노력을 기울이긴 했지만,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북한의 철도공사 등 서로 협상하여 양측 지도자가 서명까지 한 내용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떤 정부든 비판의 눈을 가지고 바라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렇게 보면 비단 현 정부의 정책이나 방향만이 지금 남북 관계에 긴장감을 고조시킨 원인은 아닙니다. 가장 큰 바탕이 되는 것은 미중 사이의 패권 경쟁이라고 볼 수 있고, 작게는 북한의 자기 체제 수호를 위한 노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긴장 관계는 북한이 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껴서 일어난 측면이 큽니다. 이러한 북한에 대해 온건하게 감싸주면서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고, 지금처럼 강경하게 대응해서 평화를 지켜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남한 정부의 서로 다른 대응에 대해서는 이런 정책의 차이로 바라봐야 합니다.
물론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전략도 하나의 전략이라는 점은 인정을 해야 합니다. 만약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막아야 하지만, 지금과 같이 강하게 밀어붙여야 오히려 북쪽이 도발을 안 한다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 다만 우리는 그런 강경한 방법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사실 북한과 대화를 해야 현상 관리를 하는 데에 더 유리합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게 북한의 위험을 관리하는 데에 더 좋습니다. 대화 없이 북한 비핵화만 주장하는 것은 이미 실효성이 없다는 게 다 밝혀졌습니다. 그러니 북한의 핵이 위험 요소라고 생각하면 핵 동결을 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을 동결시킬 만한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만 가지고는 더 이상 어렵습니다. 적어도 북미 관계 정상화 정도의 카드가 있어야 북한과의 대화 속에서 핵 동결이라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핵 폐기를 해야지 핵 동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체제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핵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쪽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고, 다른 쪽은 죽어도 하겠다고 하니, 무력 충돌을 할 게 아니라면 결국 핵을 적게 가지는 쪽으로 타협을 해야 합니다. 한쪽은 완전히 없애라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되도록 많이 갖겠다는 입장이니, 둘 사이의 갈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핵을 적게 가지는 쪽으로 합의를 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 개발해 놓은 건 그냥 놔두고, 더 이상은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타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말한 것처럼 현 정부가 모든 갈등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현 정부는 없어져야 할 정부가 됩니다. 그리고 현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과는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상대에 대해 그저 견해가 다른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나쁜 놈으로 보게 되는 거예요. 사실 이러한 적대적 감정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 안에서도 국론이 심하게 양분되어 있습니다. 질문자가 현 정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질문자의 자유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에는 현 정부를 지지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30퍼센트 가량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연령이 많거나 한반도의 동쪽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현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점을 알아야 이 문제를 풀 때 평화적으로 풀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저 사람들은 다 잘못됐다’, ‘저런 사람들은 없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국 힘으로 문제를 풀게 되지, 평화적으로 풀어나가기는 어렵습니다.
통일의병은 어떠한 문제든 힘으로 해결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전제 하에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힘에 의한 방식을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은 그러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전쟁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인정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막상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이 되면 너도 나도 다 뛰쳐나와서 반대를 하겠지만, 지금 대한민국 사람들은 얼마나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오히려 장사가 잘 안 되고, 월급이 적고, 아이들 키우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을 거의 안 하고 삽니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계속 전쟁 반대를 하면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를 보고 사회 불안을 조성한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지금 통일의병들은 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학습을 하고, 인식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겉으로 가만히 침묵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라도 해나가야 합니다. 스님은 워싱턴에 가서 정부 관리들에게 호소도 하거나 대중을 모아서 이야기도 하지만, 여러분 개개인은 그럴 수 없잖아요. 평화 운동을 하는 데에 기부금을 낸다거나, 1인 캠페인을 한다거나, 주말마다 지역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시민들에게 의식을 계몽할 수 있는 전단지를 나눠준다거나, 이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영상을 온라인상으로 전파한다거나, 여러분 개개인은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통일의병 모임에서는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가 있잖아요. 그 정도 규모에서 진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캠페인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화적으로 문제를 푼다는 데에 뜻을 같이하는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선 통일의병을 확대하기 위한 교육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하고, 각 지역과 지부에서는 그 지역의 역사 현장을 답사하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이는 활동을 해나가야 하고, 주말마다 특정한 지역을 정해서 캠페인을 하는 방법도 연구해 봐야 합니다.
이번에는 용성조사님의 탄생일에 맞춰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연말까지도 이러한 긴장 관계가 계속 고조된다면 광화문에서 평화 행진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미국 대선의 결과를 지켜보고, 그에 따라서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설득하는 방법도 있고, 국내의 여론을 바꾸는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을 설득하여 국회에서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고 욕만 할 게 아니라, 현 정부가 하지 않으면 적어도 의회라도 나서서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나라가 시끄러운데, 저는 숫제 일방적 추진을 하려면 한반도 평화선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긴급하고 실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인데, 대신 온라인상에서 여러분들이 평화를 위한 좋은 글을 전파시키는 것도 좋은 행동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는지, 가자 지구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었는지, 이런 내용들을 공유해서 평화를 지켜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내적으로는 한국 정부를 설득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한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제가 미국을 방문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도 미국의 대북 정책을 바꾸어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인 선언을 하는 이유도 지금은 성명서 하나 낸다고 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대회 형식을 빌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혼자서 성명서를 내는 것보다는 만인이 모여서 우리가 이런 결의를 했다는 걸 다양한 매체에 계속 내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 사람들이 또 평화에 대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가 계속해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다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잠시 휴식을 한 후 오후 4시 20분부터는 자자 수련을 하고 있는 결사행자·법사단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회와 자자를 하면서 각자 계율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묻고 다시 관점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질문이 없자 스님은 결사행자와 법사단을 위해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가 포살과 상호 간의 자자를 했기 때문에 승단은 청정함을 얻었습니다. 여러분 개인도 다 청정함을 얻었습니다. 이것으로 자자 법회를 마칩니다.”
이어서 결사행자와 법사단이 앞으로 함께 연구하고 고민해야 나가야 할 과제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법사단에서는 자자 법회를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겠는지 깊이 연구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모든 교육, 회의, 수련이 온라인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개인이 갑자기 눕거나 하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계율을 어겨도 서로 알 수가 없습니다. 24시간 같이 지내면 서로 이해할 건 이해하고, 또 문제가 있으면 말해줄 수가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그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자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흐르게 되면, 첫째, 배움이 없을 수가 있고, 둘째, 시비심으로 잘못을 지적하여 서로 상처받기가 쉽습니다. 문제를 덮어두고 가면 배우는 게 없고, 들춰서 얘기하다 보면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를 깊이 성찰하거나 진정한 도반의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요즘은 온라인 기술의 도입으로 삶의 방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인도의 걸식 문화가 중국에 와서는 발우 공양으로 계승이 되었듯이 온라인상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 자자의 원래 의미를 살려낼 수 있을지 연구를 해야 합니다. 온라인 회의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온라인 포살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과거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에도 부합하는 바른 길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홍서원을 한 후 오후 5시에 자자 수련을 모두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실내에서 여러 가지 업무들을 보고 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일찍 서울로 이동한 후 오후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다문화 가족 100여 명과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4 중 일부
CACTUS
자자에 대해 몰랐는데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06-18 23:22:50 신고수정삭제
혜정심
통합과 화합이란 단어가 와닿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갈등을 풀고 대동단결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2024-06-18 23:13:14 신고수정삭제
수행주
서초회관만이라도 오프라인 법회를 하면 좋겠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법회와 말씀을 듣고 마음과 몸을 청정하게 가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향유할 수 있도록아요. 온라인 법회는 수십개의 티비를 함께 시청하는 정도의 피로감을 줍니다.
2024-06-18 22:34:59 신고
첫댓글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6월 24일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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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명의 함성, 지금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께
두 손 모아 간절히 호소합니다. 🙏 🙏 🙏
▼ 영상 보기 (60분)
https://youtu.be/LOZLpUMwu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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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법륜스님과 만인이 참여한 "평화와 통합"의 대합창
https://youtu.be/LOZLpUMwukg 1:02:07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2024. 6. 24.
3.1독립선언 33인 중 불교 대표인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 탄신 160주년을 기념하여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염원하는 만인대법회가 1만 명의 국민들과 각계 각층을 대표하는 사회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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