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시 비내림을 걱정했으나 다행히 미시령 도착 후 하늘에 뜬 달은 우리의 산행을
반기는 듯했고. 약간 흐리지만 습도는 낮고.. 야간 미시령의 기온은 선선한 가을산행 느낌마저
들어 산행하기에 꼭 알맞은 날씨였습니다..
황철북봉 오를 즈음 여명에 조금 붉어진 구름과 그 구름 위 펼쳐진 어둡지만 맑은 하늘을 보며 , 아 오늘 날씨가 맑고 좋아 동해일출과 설악의 경관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눈이 호사하는 산행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저항령 오를 때까지 설악의 일출을 기대했지만 내내 구름 낀 날씨는 운해 위로 희미하게 보이는 봉우리들만 보여줄 뿐 산행 내내 설악의 경관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황철북봉. 황철봉. 저항봉 오르내림까지 곳곳의 너들구간은 때론 네발보행으로 걷게 했지만 나름
산행의 아기자기한 재미도 느끼며 지났습니다.
마등령 삼거리 지나 공룡구간에 들어서며 약간 비 내리는듯한 날씨도 이어졌지만 오히려 시원하게 산행하라는
하늘의 응원처럼 느껴져 부담없었지만 공룡능선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지 못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늘은 흐렸지만 중간중간 사진맛집을 찾는 18기 산우님들은 촛대봉.. 고릴라바위등… 명소들을 놓이지 않고 아름다운 사진으로 추억을 만들며 산행을 이어갔습니다.
공룡능선의 오르내림 끝에 무너미 고개 내리막길은 무척 길게 느껴지고 지루하게도 느껴졌으나
천당폭포를 지나며 보여주는 설악의 계곡과 맑은 물빛은… 보는 것만으로 내 맘속까지 깨끗히 씻어주는듯 하며
청량하고 신비한 분위기로 내게 다가왔습니다..아.... 천상의 경관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깊고 긴 천불동 계곡길은 신선들이 사는듯한 계곡의 풍경을 보여주며 지치고 힘든 발걸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느낌도 있었지만..,. 솔직히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비선대 와선대를 지나 설악동 접어들면서 내리듯 안 내리듯 간간이 내리는 비는 갑자기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땀에 젖은 꿉꿉 한 몸을 비에 씻고파.. 맨몸으로 비 맞음을 즐기며 시원한 기분으로 버스로 향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화면으로만 보던… 공룡능선,,, 산행을 무사히 별 탈 없이 마쳤다는 성취감… 알게 모르게 산행근력이 조금 커진 거 같아 뿌듯함을 느낀 산행이었습니다.
미시령. 입산 통제를 위한 철조망이.. 강원도 접경지역이라 그런지 철책선처럼 느껴졌습니다..
철조망 건너편 진입로에… 때론 한 곳에 때론 덤성덤성 사각보호막에 잘 심어진 묘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나무이길래 이렇게 정성 들여 묘목을 심었나 궁금했는데.. 은새님으로부터 6.25 전쟁 참전 무명용사 유해발굴 후 유해가 발굴된 자리에 묘목을 심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걷는 이강산.. 이 길을 수호하기 위해.. 우리 선배님들 피와 뼈를 바쳐 지킨 ,, 그 길을 걷고 있음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한편으로…그 희생,.유해가 . 발굴된 그 자리를 정성스레.. 나무심어 잊지 않고자 하는 그 마음과 정성이… 고마웠습니다… 부디 잊지 않고 유해발굴이 계속되어 무명용사들의 유해가 편안히 모셔지고 그희생 오래오래 잊지않고 기념되고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28차 코스.. 산행 전 자료조사를 하면서 미시령에서 마등령–소공원으로 진행된 산행코스 자료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백두대간 코스는 미시령에서 시작해 무너미재 지나 한계령 까지 가는 코스 자료가 많았고
우리처럼 미시령에서 시작해 무너미재에서 소공원 내려가는 코스는 잘 없었습니다.
거리상으로 보면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코스보다 불과 3~4킬로 정도 짧은데.. 한계령까지
가는 것이 접속구간도 줄어들고 … 궁금해서 출발 전 권대장님께 문의했는데..
한계령 코스가 거리는 3~4킬로 정도 길지만… 무너미재에서 소공원 까지는 내리막 길이고 한계령 가는 코스는
지리산 같은 큰 산을 2개나 더 넘어야 하는 무척 어려운 코스여서. 우리18기의 체력을 고려해 그렇게 결정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공룡능선 지나 무너미재에서 비선대로 내려오면서 생각해 보니.. 한계령코스로 갔다면..
과연 내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고 28차 코스가 이해되었습니다.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오며 설악산 산행 경험이 없는 제가 이번 코스가 아니었으면 언제 설악계곡의
비경을 볼 수 있었으랴 생각되어 참으로 좋은 코스였고 설악산의 매력을 조금 맛본 산행이었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설악의 여러 코스… 사시사철.. 철마다의 설악의 풍경을 느꼈으면 ...
다음에 다시..설악에 오고싶어 졌습니다.
지금까지 백두대간 산행코스 중,,, 속리산 문장대의 새벽여명과 일출….. 지리산의 운해..
천불동 계곡의 몽환적인 풍경은 내 맘 깊이 각인되어 백두대간의 잊지 못할 모습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듯합니다.....
마등령 지나 공룡능선.. 처음 큰 봉우리(1275봉?) 올라 내려오며. 바위틈새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
가 있어 물을 마시니… 너무 청량하고 맛이 좋아 페트병에 담아 버스까지 들고 왔습니다.
산행 중 약수터.. 샘터에서 가끔 마시기도 하지만 산에서 내려오는 물.. 을 받아 마신적… 과연 언제였는지 생각도.. 희미합니다,,.. 설악산 산삼뿌리 씻은 물이라 그런 건가요..
그 어떤 물보다 맛있었고…이 좋은 강산과 물이 깨끗하게 잘 보존되어 후손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28차 산행을 하면서… 엄청난 설악산 비경과 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남은 백두대간길이 더 기다려지며 지금..… 백두대간은 우리 18기 산우님들을 다시오라 손짓합니다
첫댓글 아직 다리 아파예~~
산행 후 다리의 뻐근함 정도만 비교하면 이번 산행이 지리산 종주 못지않은것 같습니다.
짱돌씨가 뒤에 있으니 뭘 흘려도 든든합니다..ㅎㅎ
다음 산행때 또 즐산 하십시다
점점산꾼냄새가짙어져가는듯~대간꾼으로접수되었으니멋찌게걸음하면되겠습니다^^
산꾼냄새란…어떤걸까요 쑥스럽네요.. ㅎㅎ 백두대간 걷는 우리 모두가 백두대간 숲길속 청량한
피톤치드향을 주변에 전하면 …그런 향기이면 좋겠습니다
돌누님 .남은구간 멋찌게..안전하게 함께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