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동운동을 상상하자!
조성주 소통과혁신연구소 연구위원
▲ 세상이 변했습니다.
1. 현재 한국사회의 발전정도,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의 상황을 보았을 때, 학생회, 청년회와 같은 조직으로는 청년층을 묶어내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라는 판단에서 고민이 출발했습니다. 즉 한국자본주의가 과거 80년대와는 매우 다른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청년층, 또는 대학생들을 둘러싼 문제와 상황은 매우 달라진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과거 대학생운동이 가능하게 했던 사회여론 주도층, 인텔리적 성격은 자본주의 발달정도에 따라 이제는 예비노동자적 성격이 주된 성격으로 변화했습니다. 청년들의 경우도 과거 청년운동이 학생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자본주의에서 생존해나가야 하는 한명의 노동자로서의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청년층(20,30대)의 문제가 사실상 한국자본주의의 노동시장 문제를 중심으로 생존권의 문제로 변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위에서 설명한 현실을 인정한다면 학생운동의 경우는 등록금, 청년실업의 문제에 주력해서 세대를 묶어나가는 운동으로 전환하면 가능합니다. 기존에는 학생운동의 이러한 방향전환이 ‘조합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변화된 조건때문에 ‘조합주의’로 가야하며 이것이 기존 학생운동의 엘리트의식(과도한 전위의식따위), 급진맹동주의등을 극복하고 더 대중적이며 더 선도적인 운동으로 전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인텔리운동에서 노동운동으로의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청년운동은 어떻게 될까요? 기존 청년운동의 사상,조직노선에 대해서 필자가 과문한 편이지만 사실상 학생운동의 연장선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학생운동의 노선전환과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고민한다고 하면 청년운동도 노동운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직노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의 문제가 나서게 됩니다. 학생운동은 학생회라는 대중조직 노선이 있기 때문에 학생회 성격에 대한 부분만 해명이 된다면 조직노선의 방향에서 어려움이 나서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청년회는 분명히 다릅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필요한 것입니다. 새롭게 변화된 한국자본주의내에서 자본주의적 모순이 청년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모순이라면 여기에 저항하는 공동체, 조직노선은 ‘노동조합’이 되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 노동조합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4.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노동조합이란 것에 대해서 고정된 모델, 편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예를 들면, 한 사업장을 상정하고 거기서 극심한 노동탄압과 보장되지 못하는 노동권에 저항하면서 조직되는 노동조합, 그리고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중심으로 투쟁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노동조합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모델은 기업별 노동조합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별노조, 지역일반노조, 여성노조와 같은 계층노조도 있습니다. 산별노동조합의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노동조합에서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체불임금 문제해결등이 주된 활동이 아닙니다. 해당 조합원들의 권익을 쟁취하기 위해 주로 대정부투쟁, 서비스제공등을 하는 노동조합들도 있습니다. 청년노동조합은 후자의 경우가 되어야 합니다. 즉 청년운동조직이자 청년노동조합입니다.
5. 여기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일본의 ‘수도권청년유니온’입니다. 파견, 알바, 정규직, 기간제등 다양한 노동조건에 있는 일본청년들을 조직하는 노동조합입니다. 주로 노동상담, 구직상담등을 중심으로 일본정부와 대정부투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청년유니온이 조직된다면 이보다 더 광범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의 본연의 역할을 규정해봅시다. 노동조합이란 “해당 조합원들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지위와 역할을 높이는 조직”입니다.
우리가 건설할 청년유니온은 바로 대한민국 청년들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지위와 역할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경제적 지위를 높이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상당수의 청년들이 최저임금도 못받는 알바를 전전하고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투쟁을 하는 것이 될수도 있습니다. 취업을 하지 못해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면 구직급여를 지급하라는 것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화적 지위를 높이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청년세대들을 잘 다룬 영화를 홍보할 수도 있고 그런 영화를 만들수도 있습니다. 진보개혁적인 청년문화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청년노동조합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청년들에 대한 교육사업이기도 합니다.
정치적 지위를 높이는 것은 정치세력화의 문제(2,30대 정치대표의 의회진출)일수도 있으며 선거 때 개입력을 높이는 것(투표율 올리기등)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이 노동조합이 전개하는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등에 맞서 싸우는 활동은 청년노동조합이 안하는 건가요? 활동의 1/10로 제한해야 합니다. 부당해고, 체불임금을 받아주는 것은 노무사가 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이 할 경우 이것은 저렴한 서비스일뿐입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의 노동조합에서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그렇습니다. 청년유니온(청년노동조합)은 새로운 청년운동이자 새로운 노동운동입니다. 새로운 노동운동을 상상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