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영향으로 무슬림들은 한국 화장품을 원한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비무슬림 국가는 파일럿 시장으로 적당하다. 비무슬림 국가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9일 코엑스에서 한국할랄산업연구원(원장 장건·kihi.or.kr)이 주최한 ‘제5기 할랄컨설턴트 양성교육’에서 ‘할랄 마케팅 & 브랜딩 성공 사례’를 발표한 말레이시아 마라(MARA)대학교 파리다(Faridah) 교수는 이같이 말하고 “할랄(Halal)은 신뢰가 중요한 만큼 할랄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않거나 속인다면 국가나 회사에 오히려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다 교수는 할랄산업 최강국으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의 할랄인증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진두 지휘해 온 말레이시아 할랄산업계의 브레인이다.
(중략)
'이슬람 경제 현황 보고서 2014-2015(Thomson Reuters 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2014-2015)'에 따르면, 글로벌 할랄산업 시장 규모는 약 2조달러(2,213조)로 추정된다. 글로벌 할랄 화장품시장 규모는 2013년 400억달러(42조7,600억원)에서2019년 730억달러(78조370억원)로 두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원스톱 할랄 솔루션(ONE STOP HALAL SOLUTION)이 올해 발표한 글로벌 할랄시장은 식·음료 38%, 의약품 23%, 빵 13%, 화장품 및 개인위생용품 9% 순이다.
할랄 인증만으로 이슬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슬람 비즈니스 문화’를 소개한 김정명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할랄의 개념이 이슬람 윤리 및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둔 경제활동 영역 전체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할랄 인증 획득은 이슬람 시장 관문에 들어선 것으로 금지된 것을 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극적 개념인 만큼 최소한의 요건을 맞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무슬림 소비자가 선호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는 적극적 개념의 문화기반 마케팅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략)
일부 무슬림 소비자는 반드시 할랄 인증 제품을 고집하지만 다른 무슬림 소비자는 현지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유통되는 상품으로 할랄 제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 이뿐 아니라 무슬림 소비자는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서남 아시아 등 지역적 차이에 따라 소비패턴이 다르고, 소득 수준과 연령층에 따라서도 구매력이 다르다. 젊은층일수록 글로벌 브랜드를 선호한다. 특히 유럽의 무슬림 5,300만명은 구매력이 높은 만큼 국내 업계가 개척할만한 시장이다.
실제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도 있다. 국내 한 신발업체는 신발 바닥 문양이 우연하게 ‘알라’와 비슷하게 새겨졌으나 이를 모른채 수출했다가 모두 반품됐다.
(중략)
라마단 기간의 마케팅 전략도 흥미롭다. 이슬람 음력 9월인 라마단 기간에는 음식, 의류, 보석, 향수, 전자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 무슬림은 라마단을 축제 기간으로 인식하고 낮에는 금식하지만 해가 지는 밤에는 가족단위 식사와 쇼핑을 즐기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소비재 판매 기업은 평소보다 광고비를 20% 이상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교수는 화장품기업이 참고할 만한 사례도 소개했다.
유니레버는 여성의 히잡 착용에 따라 과도해지는 두피와 모발의 기름을 제거하는 샴푸를 출시했다.
말레이시아의 한 기업은 무향 성분의 할랄 인증 스킨케어 제품을 내놓았다. 이 기업은 뜨거운 사막 기후에서 모이처라이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이슬람 음력 12월 8~10일인 핫즈(Hajj·공식 순례기간)과 우므라(Umra·비공식 순례) 기간동안 무슬림은 ‘향내’가 없는 비누와 샴푸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장건 원장은 “중동국가들은 석유 고갈을 대비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경제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이 할랄 식품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기업이 할랄 식품을 수출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한국 드라마나 K-POP 등 한류 영향으로 화장품·의약품 수출은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화장품 첨가제는 할랄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원장은 “국내 기업이 할랄인증 표준(MS2200:2008)이나 인터넷 정보만으로 할랄 시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할랄 화장품 시장을 정교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교육에서는 노장서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사무총장이 말레이시아 인증사항을, 말레이시아 USIM대학교 수쿠리(Mohd Sukuri) 교수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에 대해 각각 소개했다.
한편,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은 2013년 4월 발족해 2014년 4월 농림축산식품부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전문 연구기관으로 올해 2월부터 ‘할랄컨설턴트 양성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첫댓글 반가운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