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드디어 산티아고!
5월 14일. 5시 기상. 6시 식사 시작. 아침 스트레칭 체조 후
스틱 파이팅!
오늘은 어제 힘들게 쫒아 다닌 이철신님과 신부님이 선두에 서고
그 뒤에 셉티모님과 로사리아님, 소화 데레사님이 뒤따랐다.
산티아고 야고보 성당의 순례자를 위한 낮 미사가 1시부터
시작인데 우리가 가다 늦으면 점심 후 우리 일행만 따로 미사
봉헌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7시 10분 출발.
숲길을 지나고 들판을 지나 끝없이 꼬리를 물고 행진이다.
이제껏 평균 하루에 24Km를 걸었다면 오늘은 반나절에 20Km를
걸어야 한다. 과연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속에서 누군가
얘기한다. “가 보면 알 것이다.”
오늘은 유달리 많은 외국인 순례자들이 보인다.
학생들도 보이고 개와 함께 걷는 순례자, 여자들만 있는 순례자들,
남자들만 있는 순례자들, 검정 빨강 노랑 보라 하양 형형색색의
우의가 길옆에 피어있는 꽃들과 조화를 이룬다. 오늘따라 “올라”,
"부엔. 카미노!" 의 인사가 여기저기 신명나게 들리고, 자전거
순례자들의 등에 얼룩져 있는 흙마저 멋있게 보인다.
한참을 오르막길 비탈진 숲길을 올랐을 때 휴식을 취하자고 한다.
9시 30분쯤이었을까?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과 시원한 생리 해결을
위한 실장님과의 조우. 여기까지 이상이 있거나 탈락자는 없었다.
다시 산티아고를 향해 출발.
더 이상 비는 오지 않는다. 푸른 하늘과 긴 숲길 그리고 'Camino
de Santiago' 가 적혀 있는 조가비 표지판에 10Km라는 남은 거리가
보인다.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얼마를 더 걸어갔을 때 옆에 걷던 미카엘님이 곧 몬테 도 고소
(Monte do Gozo)에 도착하는데 기쁨의 언덕이란 뜻이라고.
눈앞에 요한 바오로 2세 방문 기념탑이 보이고 작은 소성당 앞에서
안 신부님이 마지막 스탬프를 크레덴시알에 찍고 나오라신다.
그리고 일행 모두를 불러 모았다. 모두 다 무사하였다.
신부님은 결심을 하신 듯 비장하게 “야고보 성당 미사의
향불의식까지 1시간 3분 남았습니다. 1시간 2분 내로 우리는
모두 갑니다. 신호등이 빨간불이라도 건너갑니다.
밀착해서 한 번에 건너도록 뒤쳐지지 말기 바랍니다.” 하고
앞장을 서셨다. 이때부터 정말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언덕길을
내려가고 다리를 지나 차도를 지나고 도시의 포장길을 따라 걸었다.
드디어 'Santiago de Compostela'라는 간판이 보이고 기념탑이
보였다. 미카엘님과 함께 한국에서 가져간 조그마한 하얀 돌에
어머님 세례명을 적어 몰래 던져 놓고 묵념 후 자리를 떠나 일행들
뒤를 쫒아 갔다.
성 야고보 성당!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지 한참 미사 중이다.
찬송 및 헌금 봉헌을 하는가 싶더니 향불의식이 시작되었다.
6 명의 복사가 향로를 불에 붙여 잡아 당기면 시계추처럼
대성당 전체를 가로 지르는 향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오!. 마이 갓!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정말로 장엄한 광경이었다.
이 광경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기 위하여 안 신부님이 그렇게나
우리들을 재촉하였나 보다.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중 향분향
오후 3시. 성 야고보 성당 내 필라르 산타마리아
(기둥의 성모 마리아) 경당 미사 봉헌 후 안 신부님의
“평화의 인사를 나눕시다.” 라는 말에 우리들은 서로 서로를
껴안으며 ‘함께. 무사히!’ 해냈다는 작은 승리 의식에 고취되어
눈시울을 적시며 짧으나마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였다.
마침내 우리들은 임마꿀라따 광장을 지나 성야고보 성당 옆
오브라도이로 대광장에 섰다. 상상해 보라! 외국인들이 모여 있는
광장 한 복판에서 우리 일행들이 2줄로 서서 스틱을 부딪치고
노래를 부르며 교차된 스틱 아래 부부가 짝을 지어 행진하는 모습을.
그렇게 우리는 우리들이 준비했던 우리들만의 산티아고 순례
입성식을 치루었다. 아니, 우리들만의 입성식이 아니었다.
주위에 몰려 있던 외국인 순례자들도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즐거워하였다. 또 몇몇은 우리와 함께 어울려 입성식을 치루면서
즐거움을 배가하였고 우리들의 외침은 대광장 멀리멀리 울려 퍼졌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싼티아고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 박승근님의 순례기를 제가 대신하여 올려드립니다.
산티아고 도보순례 이후 성지순례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첫댓글 아, 저 카페에서 저도 커피를 두잔이나 마시며 비를 피했는데...
참 반갑고 낯익은 사진이에요...
박선생님 어머님의 영혼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그동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티아고 입성을 축하드립니다..멋진 추억을 만드신 모든 분, 정말 좋으시겠습니다...^^*
드디어 산티아고에 입성하신 신부님이하 모든 형제 자매님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신부님과 순례단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그 동안 순례기 읽는 재미도 좋았습니다.^^감사합니다.
이양헤러지나 자매님의 거립섭니다.가 정말재미있네요. 사랑해 사랑해 산티아고! 정말 감동입니다,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카페에도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산티아고에 입성 정말 부럽습니다. 대단합니다. 축하합니다.
모두들 함든 여정 완수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