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투명지붕
ks kim
봄비가 전년에도 내렸고 올해도 어김없이 고맙게도 내리고 있다. 여의도 대지에도 내려 주고 있다. 몇번을 곱씹어 봐도 참으로 고마운 빗줄기이다.
여의도 윤중로 벗꽃 길을 걷노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신 분들의 노고에 머리가 숙여진다. 많은 분들이 모여 정말 봄의 향연을 연출한 것이다. 그분들 조차 이렇게까지 축제의 벚꽃 향연이 펼쳐지라 과연 생각 했을까?
그 절정의 순간이 지나 꽃잎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떨어질때도, 그 우아함이라는 표현 문구가 모자랄 정도로 아쉽다. 아니 황홀하다고 할까나, 애인의 가슴을 파고 드는 애잔함이 이와 같을까? 그렇게 여의도 운중로 길은 누구에게나 삶의 활력소를 주기에 충분한 축제의 장인 것이다. 이곳에 계신 많은 의원님들 덕분에 그럴지도 모른다. 분철주야 민초만을 생각하시는 대다수 그분들을 떠올리면 벚꽃 한다발이라도 안겨 드리고 싶다.
그런데 이곳을 지나가는 저 검은색 웅장한 승용차는 어디를 그리 바쁘게 가는지 벚꽃에도 흩날리는 광경에도 아랑곳 없어 창문까지 닫고 가기에 바쁘시다. 아마 다음 의원 선거에 당선 되실려면 그깟 꽃잎 따위 밟고 지나가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고 여기는가? 벗나무야 필요하면 포크레인으로 떠다 심어 넣으면 되는 것이고, 그 위에 기증자 의원님 이름 명판 거하게 걸으면 만사 오케이. 그런 시절을 전에도 해왔기에 그까짓 민초들의 사연은 뒷전인가?
누가 여의도 투명 지붕을 바라볼까나? 민중은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아니면 팽목항 덕을 민중 봉기로 승화한 역사는 승자의 기록물인가? 이곳 여의도라는 곳은 한강 하류의 부유물들이 싸여 형성된 퇴적된 섬이다. 그런지 풍수지리상 온갖 시정잡배들이 들끓는 도축장 같다면 욕인가?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는 지상 최대의 낙원인 것이다. 이곳은 옛부터 개구리가 조상을 모신 곳으로 밤마다 울어대는 곳이 아니던가? 늦게 철들은 개구리가 묫자리 떠내려갈까 울어대던 곳이니, 그래서 지금도 항시 시끄러운가 보다. 옛말이 그른 것이 없다고한다. 그것은 미물 개구리일지라도 묫자리 함부러 쓰는 것이 아니라고하지 않던가?
얼마전 우리 동네에 국회의원 선거 낙선자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 왔다.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나붓기고 있었다. 그럴 수 있다고 보았으나, 그 현수막 문구 가운데 세월호 사건을 의미하는 노란 리본을 세겨 놓은 것을 볼때, 저 낙선자분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가 역겨웠던 것이라 우회적으로 민초를 향해 발길질을 한 것은 아닌가?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 그 현수막이 없어지고 이번에는 검정글씨체로 부족했습니다, 부족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웃으로 남겼습니다. 라는 문구로 바뀌어 나붓끼고 있었다. 누군가 그분한데크게 발길질하여 바꾼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재미있는 세상같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꼭 두들겨 맞고 고치는 것은 아니가 혼자 생각해 본다.
여야 진영 논리를 떠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무슨 사골 곰탕 끓이는 것도 아닌데 때만 되면 단골 메뉴인 것 같다. 지금도 많은 남정네들이 마누라가 큰 들통을 사갖고와, 곰탕을 많이 끊이면 겁부터 난다고한다. 이제 또 올 것이 왔구나, 찍소리말고 일주일 아니 이주일 동안은 지겹게 곰국에 밥 말아 먹어야되니, 오호 통제라, 언제부터 내 신세가 사골처럼 뭉들어진 것인가? 한때 잘 나가던 시절 어느 의원님처럼 회기 중에도 코인 굴려가며 뒷주머니라고 찾으면, 마누라한테 구박은 면할 것을, 함께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암 그런데로 참아야지. 이제라도 손주 녀석 눈치는 안보아야지, 손주 녀석이 올때는 반갑고 갈때는 더욱 반가운 것인가?
정말 피워보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의 애통함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과연 그 의원분들 그곳에 몇번 갔으며, 10여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데로 된 비석이라도 세웠는가요? 이제라도 식상한 논쟁 접고 미래를 위한 양보가 미덕이지 않을까? 망자를 이용하는 정치 세력은 그분들도 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옛 조선말기 아니 대한제국 말기 고종황제 붕어시에도 6개월 장례가 궁중 관례였으나, 일제 힘에 의한 3개월 애도기간이 존재했었다. 황제의 예가 아닌 왕의 장례로 격을 일제가 민중 봉기를 우려 낮추었던 것이다. 그래도 산천초목을 포함 민초 모두가 거리로 나와 슬픔을 함께했던 것이다.
지금은 주권을 찾은 국가로서 많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한 강성대국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우리 민초들의 힘인 것이다. 여의도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둥근 지붕은 언제쯤 투명해질까? 일부 의원 또는 후보자분들의 끝없는 전쟁, 논쟁이 과연 민초를 위한 것이지, 그분들의 욕심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은 아닌지 돌아보아야한다. 그분들은 이제 제대로 알아야한다. 지역 충성심에 매달리는 민초분들의 몰표가 어제의 민초가 아니라는 것을.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