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에 나오는 까치설날을 맞이하여 눈덮힌 아차산을 올랐습니다. 갑진년을 하얗게 마무리하려는 듯 전날에는 눈이 소복히 내리더니 이날 아침에도 간간히 눈발이 내렸다. 갑진년 Adieu 山行을 하자고 山친구들을 꼬였는데 정대장만 기꺼이 응해주었다.
친구와 광나루역에서 9시30분에 만나서 일단2번출구로 나가서 광장중학교쪽으로 이동했다. 자잘한 먹거리집들이 붙어있는 삐뚤삐툴한 골목길을 통과해서 아차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주말농장에 왔을 때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아이젠을 신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주말농장 원두막에서 아이젠을 신었다. 생태공원 언저리에 오니 저만치 눈덮힌 연못에 인어공주가 흩날리는 눈보라 속에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잃지않고 았었다.
정대장을 따라서 아직껏 가보지 않았던 길로 가게되었는데 호젓해서 더 좋았다. 중간에 벌써 내려오는 우리또래가 있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적당히 비탈진 언덕길에는 많지 않은 계단이 있었고 눈이 수북히 쌓여서 사각사각 밟히는 소리가 좋았다. 몇 차레 오르고 나니 드디어 걷기에 고약한 돌길이 나타나서 조심조심 걸어서 전망대에 올랐다. 시내를 내려다보니 눈발에 가려서 멀리 Lotte Tower만 으스름하게 보일뿐 도회지는 잠자는 것 같았다.
전망대 바로 옆으로 이동해서 해맞이광장에 있는 '꿈과 희망' 기념석을 안고서 인증샷을 남겼다. 이어서 한강을 굽어보기 좋은 우수전망대로 이동하여 동쪽에서 흘러드는 상서로운 한강을 바라보았다. 그 때 빨간 등산복을 잘 차려입은 여자도 우리를 따라서했다.이어서 비탈길을 따라서 1보루를 올라갔다. 번번한 등성이는 온통 눈으로 덮혀 있었고 간간히 눈발이 날려서. 그야말로 환상이고 감격이었다. 그런데 언덕 아래쪽으로는 지난 폭설에 가지가 찢어지고 무너진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안타까웠다.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는 동안 눈에 반쯤 가린 시화판도 있었고 눈쌓인 벤치도 있었다. 2보루를 가려고 계단을 오르려는데 父子지간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서 AI장난감차와 대동하고 있었다. 아빠로 보이는 사람은 Dump를 아들로 보이는 사나이는 SUV를 운행했는데 계단 옆으로 간신히 난 언덕진 눈길을 요리저리 방향을 꺾으며 뒤뚱거리면서도 잘도 갔다. 그들이 지나간 뒤에는 바퀴자국이 역역했다. 마치 애완견을 사랑하는 부녀가 견공을 모시고 나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또 소나무숲길을 지나다보니 왼편으로 명품소나무가 눈에 들어왔고 그 옆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찬바람을 가르며 멀리 용마봉을 쳐다보았다. '기왕에 나선김에 저기까지'생각했다. 이어서 오르고 내리기를 하다가 아차산 3보루에 올랐다.이곳은 터가 넓고 높아서 보루 중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것 같았다. 그러하다보니 보루에 관련한 설명과 출토된 유물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옆으로는 아차산 정상임을 알려주는 간판도 있는데 건너편 용마봉보다 높이가 낮아서 主山이라고 하기는 조금 멋적어보인다. 그래도 아차산 용마봉으로 불리고 있다.
또다시 이어지는 소나무숲길을 가다보니 제4보루가 나타났다. 벽돌같이 반듯하고 커다란 경치석으로 쌓아올린 모양이 마치 남미의 어떤 나라 제단을 닮은것 같았다. 고증에 의한 복원이지만 너무 현대적 건축물로 보였다. 옆으로 난 계단을 타고넘을 우회도로가 있어서 지나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한참을 더 걸어가니 용마봉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시간을 보니 11시라서 그곳까지 다녀오면 오후 일정이 늦어질 것 같았다. 그 때 以心傳心이었던지 친구가 '이제 돌아서 가자'고 했다.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되어서 쉽게 생각했다. 둘이서 돌아가는데 이제사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지나치는 그들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말을 수없이 나누었다. 그런데 어디쯤 왔을 때 그만 길을 놓치고 말았다. 그 동안 쌓인 눈이 소로를 덥혔나 싶었다.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고 내려가다 보니 고구려대장간으로 가는 길이었다. 우리는 영화시쪽으로 기야해서 되돌아와서 간신히 이정표를 찾았다.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으니 일이 순조로와졌다.
오를 때 패싱했던 고구려정을 찾아기서 인증샷을 남겼다. 영화사 옆길로 내려서 두부집을 찾아갔다. 협소한 공간에 사람들로 가득찼다. 모두부,해물두부탕에 막걸리도 한 통 마셨다. 한 쪽에선 40대 남녀들이 알듯한 남도여행 이야기를 했고 다른쪽 두 늙은이는 여자 다루는 이야기 끝에 비아그라의 효험과 부작용을 두고 말이 많았다. '저러면 안되는데'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