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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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25 22:29
저도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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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흐의 귀
언제든 날아갈 준비를 하고
얼굴 옆에 앉아 귀는
겨드랑이에서 사라진 날개
날아가라 날아가라
저 하늘 너머로
있으라 가만 있으라
주저앉는다
날지 못한 꿈 화폭에 담다
귀를 자른 고흐
짙은 원색으로 까마귀를 터치하다가
해바라기로 피었다가
낡은 구두 신고 별이 된 그
2) 보이지 않는다
하늘 운동장
시소에 앉은 초승달과 샛별
도시 운동장
구석 벤취, 연인 속삭인다
달을 따줄게
별을 따줄게
화들짝 놀라
떨어진다
달이, 별이
점점 보이지 않는다
3) 십 원의 눈물
버스 맨 뒷좌석 구석
몸집 줄어든 십 원짜리 동전 하나
동네 노인처럼 웅크리고 있다
아내 먼저 죽고 어린 아들
다 키워 장가보냈더니
그날로 요양병동 가게 된 정노인
손자 얼굴 언제 보았는지 가물가물한 기억
뒷전에 밀려나
우두커니 창밖 바라본다
안경 너머 세상 멀기만 하다
십 원짜리 동전
녹슬고 있다
4) 탄다 디비라*
소주 두 병째
비우고 있는 두 여인
해놓은 건 없고 나이는 먹어가고
고기도 푸념도 익어간다
대패 삼겹살처럼
속내 들여다보이는 얄팍한 넋두리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지
한잔 하자
꿀꺽, 넘어 간다
대박집** 대박은 터지지 않고
빈병만 쌓인다
고기 탄다, 디비라
*탄다 뒤집어라의 경상도 방언
**대패처럼 얇은 삼겹살을 파는 ‘대박집’ 식당 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