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說卦傳.
제 11장. -----8 -1 ☰ ☱ ☲ ☳ ☴ ☵ ☶ ☷
◎ 兌 爲澤爲少女爲巫爲口舌爲毁折
태 위택위소녀위무위구설위휄절
爲附決其於地也爲剛鹵爲妾爲羊
위부결기어지야위강로위첩위양
[풀이]
☱(兌,태)
兌(태)는 연못, 소녀, 무당, 입과 혀,
상하고 꺾인 것, 부속되어 결정되는 것이다.
땅에서는 단단하고 짠 것, 그리고 첩과 羊(양)을 말한다.
[해설]
'兌卦(태괘, ☱)'의 부드러운 陰(음)이 밖으로 드러난 것은
기름진 사물[姑物,고물]이 밖으로 드러난 것으로 삼기 때문이다.
坤卦(곤괘)가 세 번 찾아서 딸을 얻기 때문에 막내 딸이 된다
[坤三索而得女故爲少女,곤삼색이득여위소녀].
神(신)은 陰(음)에 속하고 기쁨을 말하니,
神(신)이란 '巫堂(무당)'이 된다.
陰(음)이 위에서 갈라져 있기 때문에 '입과 혀가되고[爲口舌,위구설]',
陰(음)이 두 陽(양)의 위에서 갈라져 있기 때문에
☰(乾,건)의 몸체를 '해치고 끊어지게 하는 '毁折(훼절)'이 된다.
陰(음)이 陽(양)에 붙었다가 위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붙었다가 떨어지는 附決(부결)'이 된다.
陽(양)이 陰(음) 아래 모여서 그 흐름을 가두고 있고,
陰(음)이 陽(양)의 위에 맺혀서 못이 응결하여
짜게[爲鹹,위함]하기 때문에 '단단하고 짠 땅 剛鹵(강로)'가 된다.
막내딸은 媵妾(잉첩)이기 때문에 '妾(첩)'이 되면
밖으로는 기뻐하면서도 안으로는 사나운 뿔을 쓰기 때문에 '羊(양)'이 된다.
『순구가역』에는 '뺨과 볼'이 되는 것은
함괘의 효사[咸其輔顂舌,함기보뢰설]에서 취했고, 입을 象(상)으로 삼았다.
고로 ☱(兌,태)는 기름이 되고, 기쁨이 되고, 웃음이 되고, 노래가 되고,
저녁이 되고, 별이 되고, 짧음이 되고 낮음이 되고, 맛이 되고,
입으로 먹는 것이 되고, 말이 되고, 고함이 되고, 경계가 되고, 호령이 된다.
[爲膏爲喜爲笑爲歌爲夕爲星爲短爲低爲味爲口食爲言爲告爲誡爲號,
위고위희위소위가위석위성위단위저위미위구식위언위고위계위호].
즉 연못은 기름이 되고, 기쁨이 되고, 웃음이 되고, 노래가 된다.
또 해가 들어가는 서쪽에 있기 때문에 저녁이 된다.
하늘에 붙어서 저녁에 나타나기 때문에 별이 된다.
☴(巽,손)이 길다면 ☱(兌,태)는 짧고, ☴(巽,손)이 높으면 ☱(兌,태)는 낮다.
☴(巽,손)이 냄새가 나기 때문에 ☱(兌,태)는 맛이 되며,
또한 맛은 입에 달렸기에 먹는 것이 되고, 말이 되고, 고함이 되고,
경계가 되고, 호령이 된다
[取口之象而爲口食爲言爲告爲誡爲號,취구지상이위구식위언위고위계위호].
위의 설괘 해설 역시 오치기의 『周易經傳增解,주역경전증해』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다음은 실록에서 보이는 '易(역)'에 관한 몇몇 사례이다.
易(역)을 밝혔다는 程子(정자)를 보고 의리에 치우치다
易(역)을 멀게 했다며 오류를 꼬집는가 하면,
朱子(주자)의 『역학계몽』을 알지 못하고 『주역』을 읽는 것은
잣대를 갖지 않고 長短(장단)을 알려고 하는 것과 같으니,
고로 易(역)의 뜻을 제대로 아는 자를 얻기 쉽지 않은 일이라 하였다.
예컨데 이런 언급이 보인다.
"『程傳,정전』의 義理(의리)는 좋습니다마는,
『역경』의 뜻을 그다지 發明(발명)하지 못하였습니다.
대개 『역경』은 筮(복서)에 관한 글인데,
程子(정자)는 다만 義理(의리)를 주로 하여 해석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朱子(주자)도 일찍이 '정씨의 역'이라고 따로 일컬었습니다.
진실로 『역경』의 뜻을 깨달아 알고자 한다면,
『本義,본의』가 더욱 지극히 중요한 것이니,
『本義,본의』를 겸하여 읽어야 합니다.
이는 신이 조부에게 들은 것이 이와 같기에 감히 그대로 말씀드림니다."
송시열도 숙종 임금에게 이런 書啓(서계)를 올렸다.
"들으니 先師(선사) 文元公(문원공) 金長生(김장생)이
'『역학계몽』을 알지 못하고 『주역』을 읽는 것은
잣대를 갖지 않고 장단을 알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또 '대저 『주역』은 朱夫子(주부자)께서 일생 공부하셨지만,
이를테면 用九(용구)와 用六(용육) 등의 뜻은 오히려
歐陽脩(구양수)의 논설을 기다려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며,
'『程傳,정전』은 물을 부어도 새지 않을만치 치밀하지만
『주역』에는 알지 못한 것이 많았다'하고,
드디어 『계몽』을 지은 것입니다.
『계몽』의 글을 어찌 쉽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주역』을 논하기를,
'易(역)을 지은 자는 아마 우환이 있었을 것이다.
易(역)이 다시 일어날 적에 文王(문왕)의 紂(주)의 일을
당하였기 때문에 그 말이 위태로웠으니,
위태롭게 여기는 자는 안정되게 하고,
쉽게 여기는 자는 무너지게 만드나,
그 終始(종시)를 두려워하면
그 歸要(귀요)는 허물이 없게 되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신은 그윽이 생각건대 易(역)을 배우는 방도는
이에서 더 큰 것이 없다고 봅니다.
삼가 듣건대 오늘날 進言(진언)하는 사람들이
모두 安逸(안일)함과 逸樂(일락)으로써 경계를 한다고 하니,
만일 하나라도 聖明(성명)께서 이러한 조짐이 있다면
이 한마디 말에 어찌 더욱 경계하지 않아서 되겠습니까?"
수찬 姜鋧(강현)이 상소한 내용 또한 아래와 같았다.
"전하께서 때때로 『주역』을 받아 읽으시고
그중 한두 가지를 추려서 睿覽(예람)에 대비하소서,
『易,역』의 글은 대개 陰陽(음양)에 순종하여
변화를다하는 방도이니,
事物(사물)에 散布(산포)하면 일만 가지가 다 다른 바가 있으나,
마음속에 거두어 들이면 본디 똑같은 이치로서 간격이 없습니다.
乾卦(건괘) 초9에 이른바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潛龍勿用,잠용물용]' 함은
卦縲(괘유)로 본다면,
양기가 잠재해 있는 때를 말함에 불과하니,
이를 나의 마음속으로 돌이켜서 말한다면,
思慮(사려)가 아직 싹트지도 않고 사물에 접하지도 않아서
고요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때이며,
坤卦(곤괘) 초6에 이른바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온다[履霜堅氷至,이상견빙지]' 함은
卦縲(괘유)로 본다면 음기가 장차 움직이려는 징후를 이름에 불과하지만,
이를 나의 마음속으로 돌이켜서 말한다면,
道心(도심)에 잠재하나 人慾(인욕)이 싹터서 뾰족하게
장차 발동하려고 하는 기상입니다.
한 모퉁이를 들어서 나머지 세 모퉁이를 반증해 본다면 64卦(괘),
384爻(효)의 體用(체용)과 動靜(동정)이 어찌
一心(일심)상의 太極(태극)에 벗어나겠습니까?
그리고 『주역』을 강론하는 날에는
글 뜻을 제대로 아는 자가 얻기가 쉽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