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 글쓰기에서 알파이자 오메가
백남경 인제대 미래교육원 글쓰기교실 강사
글의 소재가 음식에서 식재료이고 글의 주제가 만들고자 하는 메뉴의 종류라면, 문장력은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리 솜씨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어떤 음식을 만들 것이냐에 따라 양념과 솜씨가 다르게 발휘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글쓰기에서 문장력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내가 사용하는 문장을 알고 써야 하며, 이미 써 놓고도 자신이 어떤 문장을 구사하였는지 알지 못한다면 자가당착이 따로 없는 것이다. 음식이 요리사의 요리 솜씨에서 시작하여 요리 솜씨로 끝난다면, 글은 글쓴이의 문장력으로 시작하여 문장력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문장의 종류를 제대로 알고 글쓰기에 적용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여서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문장의 종류는 미리 전략적으로 적용해야 하고, 글을 쓴 이후에라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하나의 작품 안에서 다양성과 적절성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 문장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주지하는 바와 같이, 문장에는 단문(短文), 중문(重文), 복문(複文),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단문은 영문법에서 말하는 문장 5형식으로 이해하면 가장 간단하다. 1~5형 문장은 모두 단문에 해당한다.
흔히 수필 문장은 간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문장 5형식을 떠올리면 되고, 그중에서도 1형식이나 2형식을 떠올려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수필에서 간결한 문장만이 능사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다소 복잡한 중문이나 복문을 사용해야 제격일 땐 그렇게 써야 좋기 때문이다.
1형식 문장은, 새가 날아간다. 강물이 흐른다, 등의 문장으로, 주어와 동사로 구성돼 있다. 나는 수필가이다, 나는 행복하다, 오늘 날씨가 춥다는 식으로 주어와 술어, 보어로 구성돼 있으면 2형식 문장에 해당한다. 문우들과 함께 나는 사과를 먹었다, 매일 나는 습관처럼 문학책을 읽는다는 식의 표현은 주어, 목적어, 동사로 돼 있으므로 3형식에 해당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반지를 사주었다, 나는 산길을 걷다가 예쁜 꽃을 꺾어 친구에게 주었다는 식의 문장은 주어, 동사, 직접목적어, 간접목적어로 돼 있으므로 4형식 문장이다. 우리 아버지는 나를 농사꾼으로 만들려 했다, 우리 형은 나를 신문기자로 만들었다, 그녀의 웃음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식의 표현은 5형식 문장이다. 5형식은 주어, 동사, 목적어, 목적격 보어로 이루어진 문장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상의 예문들은 모두 단문에 해당한다.
그러면 이제 중문을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가 누구 집을 방문하였을 때 대문이 있고, 그런 다음 현관에 들어가는 문이 또 있다면 그걸 중문(中門)이라 부른다. 글에서는 단문과 단문이 연결돼 있는 경우를 우리는 중문(重文)이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 두 문장 사이를 연결하는 도구는 등위접속사(等位接續詞)라는 사실이다.
등위접속사는 그리고, 그러나, 그래서, 그러므로, 또한 등이 대표적이다. 등위접속사를 가운데 두었을 때 양측은 언제나 같은 격의 단어, 구, 절, 문장이 들어가야 자연스럽고 비문학의 시비를 피할 수 있다. 이는 저울의 양 측과 같은 것으로, 수필 창작이나 모든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글에서 복문은 어떤 문장을 말할까. 복문은 부사절과 주절로 이루어진 문장을 말한다. 가령, 줄리엣이 깨어났을 때, 로미오는 이미 죽어 있었다, 라 한다든지,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떠난다, 라든지, 네가 4시에 오기로 돼 있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라든지, 비록 네가 가난할지라도 난 너를 언제나 사랑할 거야, 라는 등의 문장을 말한다.
여기서 부사절은 위 예문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때, 장소, 조건, 양보, 이유의 접속사 따위가 절을 이끄는 문장을 말한다. 그런 다음 전술한 다섯 가지 단문, 즉 주절과 함께 구성돼 있으면 복문이 되는 것이다. 수필에서는 가능한 한 간결한 문장에 격조 있는 단어를 사용하면 좋다. 그러나 이 또한 획일적으로 적용할 게 아니라, 묘사할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리 적용해야 한다.
단, 비문학의 문장은 설명식으로, 문학의 문장은 형상화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문장 수련은 습관화가 관건이다. 일기 쓰기와 독후감 쓰기는 문장력을 습득하는 지름길이다. 일기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되고, 독후감은 거창한 수준으로 쓸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유용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