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언 1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1년 아니 2년 혹은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제주에서 미래를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주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가 많다. 제주에 산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알지 못하는 새로운 여행지가 계속 나타나고, 그 여행지들은 각자의 방법대로 빛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여행지는 초록빛 외길을 한 평생 달리고 있는 '김정문 알로에농장'으로 알로에에 진심을 다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나는 이곳에서 하나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었고, 그 진심에 박수를 보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김정문 알로에농장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정의현로32번길 43
1975년 대한민국 처음으로 알로에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개척해 온 김정문알로에는 1987년 국내 최대 규모의 알로에 전용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는 그 농장을 세계 최대의 알로에 전문 식물원으로 만들었다. 전 세계 알로에 500여 품종 중 450여 종이 자라고 있는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을 보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김정문 알로에농장은 백합, 프리지어, 튤립, 수선화 등 곳곳에 아름다운 꽃을 심어 사계절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김정문 알로에농장 유리온실은 양난의 여왕이라는 카틀레야부터 반다류, 신비다움류 등 320여 종의 양난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식충식물부터 줄기와 뿌리만 있는 희귀식물까지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문화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수 백가지 형형색색의 다양한 알로에 꽃을 배경으로 인생 샷도 남길 수 있으며, 중간에 형성된 카페는 정원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누리게 해준다.
+ 김정문 알로에농장
영업시간
10:00 -17:00 일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만화 '포켓몬스터' 우츠보트의 모티브가 된 <네펜데스>
비가 오는 주말은 무얼 해도 흥이 안 난다. 흐린 하늘은 어디를 가도 애매하고, 우산을 써도 젖는 어깨는 왜인지 찝찝하기만 하다. 김정문 알로에농장을 가던 날, 정확히 이러했다. 하늘엔 미친 듯이 비가 쏟아지고, 어디를 가고 싶긴 하지만, 야외는 싫었다. 나는 핸드폰을 켜고 바로 제주 실내 여행지를 검색했다. 검색의 대부분은 다녀온 곳, 알고 있는 곳, 유명한 곳이었고 이날은 심술궂게 그런 곳들은 딱히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몇 분, 몇 십분 핸드폰을 손에 쥐고 검색은 계속되었다. 그렇게 계속되는 리서치 중에 초록빛 알로에 농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바로 이곳이야!라고 속으로 외친 뒤 성산으로 바로 몸을 움직였다.
중앙에 위치한 무인 카페는 김정문 알로에농장을 더욱 아름답게 꾸민다.
폭풍우를 뚫고 도착한 김정문 알로에농장. 나는 도착하자마자 이 선택이 알맞았음을 깨달았다. 따뜻하고, 건조한 실내는 찝찝했던 바깥과 대조되어 더욱 아름답게 빛났고, 그 내부는 내가 숱하게 다녀온 식물원과는 다르게 이색적으로 보였다. 그 이색적인 모습은 이곳의 이름과 일맥상통했다. 김정문 알로에농장은 보통 식물원이라면 한편에 마련된 스테이지로 끝났을 알로에들이 주를 이루고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식충식물까지 만나 신비스러움을 자아냈다.
특히 늘 상상 속에서, 게임과 만화 속에서만 만났던 식충식물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어린 시절 자주 보았던 만화 '포켓몬스터' 중에서 로켓단의 포켓몬이었던 우츠보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숱하게 잡았던 몬스터까지 이 식물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었다. 이런 식물은 우리의 어린 시절 머릿속으로 재밌게 상상하던 캐릭터 중 하나였고, 그것을 실제로 본다는 것은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었다.
+ 네펜데스
상록 덩굴식물로 온실에서 관상용으로 심는 식물이다. 땅 위에 줄기를 뻗거나, 큰 나무에 엉켜붙는 등 자라는 형태는 제각각이고, 잎은 잎자루,잎몸,덩굴,벌레잡이주머니로 이루어진다. 이 식물의 큰 특징은 뚜껑과 통 입구에 꿀샘이 있어 벌레를 유인하고 통 입구는 미끄러워 벌레들이 통 속으로 쉽게 미끄러지게 만든다. 벌레가 통 속으로 들어가면 소화액이 분비되어 벌레를 소화해 흡수하는 특징을 가진다.
중간중간에 위치한 사진 스팟은 김정문 알로에농장을 더욱 아름답게 꾸민다.
가운데에 위치한 무인 카페는 이곳 김정문 알로에농장을 더욱 아름답게 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기에 정원 테이블에 앉아 혼자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 이 식물원이 나만을 위한 정원처럼 느껴진다. 초록빛 알로에 위로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김정문 알로에농장. 비 오는 날 가장 알맞은 여행지임을 확신했다.
또한 이곳엔 구석구석 아름다운 사진 스팟이 있어 인생 샷을 남길 수 있어 가족과, 친구 혹은 연인과 제주에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음에 확신했다.
초록빛 외길만을 달려온 김정문 알로에농장은 대한민국에서 알로에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게 농장을 꾸몄음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 이곳. 알로에에 진심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알로에에 대한 조금 더 알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만약 제주 여행 중 많은 비가 내린다면, 혹은 성산 근처를 여행한다면 김정문 알로에농장을 찾자.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