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79-1 (2022. 10. 07) 고성군
6.4km (서해 : 845.6km, 남해 : 817.7km, 동해 677.1km 누리 11.6km 합계 : 2,352.0km)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 대진리 - 마달리 - 화곡리)
이른 아침부터 동해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 날이 밝아져야 하는데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강원도로 들어서자 비가 서서히 뿌리기 시작한다.
모처럼 밝고 맑은 마음으로 장정을 시작하려했는데 날씨가 받쳐주질 않는다.
길고 긴 인제양양 터널을 지나자 살짝 뿌리던 비는 깜짝 놀랄 정도로 굵어졌다.
일기예보를 들여다보니 오전에는 계속 비가 올 것 같아 오늘 내일 걸어야 할 장정을 차로 둘러본다.
한국 4대 사찰 중 하나였다는 건봉사로 가 본다.
비는 더 굵어졌지만 차에서 내려 건봉사 안내문을 보니 “금강산 건봉사” 라고 한다.
물론 여기서 금강산 비로봉까지 직선거리로 40km이니 금강산과 가깝기는 하지만
북녘에 있는 금강산의 명칭을 따온 것이 이상하다싶어 안내문을 더 읽어보니
건봉사 뒤에 있는 건봉산이 예로부터 금강산의 초입이라고 했다고 한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금강산은 남북으로 60km이며 강원도 고성군, 인제군까지 이어져 있다고 한다.
옛 문헌을 더 찾아서 확인해 보려 했지만 마땅히 그런 내용은 없고
미시령을 기준하여 설악과 금강을 나눈다는 말이 많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여기가 금강산 초입이 맞고 “금강산 건봉사”라는 말이 맞는 말이다.
비는 더욱 거세진다.
건봉사에서 송강저수지를 끼고 송강리로 넘어 용하리로 가는 길이 민간인 통제구역이라고 해서
미심쩍어 차로 지나가 본다.
중간 중간 인도도 되어 있고 걷기에는 무리가 없는 듯하여 안심은 되지만
고성군청의 안내에 따르면 “고성갈래구경길 제4구경길 건봉사 유적지탐방길”중의 일부인데
“송강리와 건봉사까지의 거리는 6km 정도이지만 군사시설 보호지역으로 되어있어
군인의 통제를 받은 후에야 건봉사로 갈 수 있는 불편한 길을 통과해야 한다.”라고 되어있어 그래도 걱정은 된다.
비가 계속 온다.
장정은 시작도 못했는데 점심시간도 다가오고 다시 마차진 해변 출발점에서
고성읍으로 나와 식사를 하고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간단히 스크린 골프를 쳤다.
오후가 되니 다행히 비가 그치고 장정을 시작한다.
마차진리를 출발해서 바로 대진리를 지나 서쪽으로 마직령길로 들어섰다.
그렇게 심한 경사는 아니지만 꽤나 올라가는 고개이다.
고개에 올라 동쪽 바다를 본다.
이제 10년 넘어 걸었던 바다길과는 정말 이별이다.
고개를 내려와 마달교를 건너 마달리로 들어섰다.
명파리에서 이 길을 쭉 따라 내려왔어도 될 것을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러 마차진리로 돌아왔나 보다.
장정 최초로 갔던 길을 다시 되짚어 오면서.
마달리 길옆에는 한창 들깨 수확중이다.
정말 고소한 향기가 퍼진다. 우리가 걷는 이 누리길도 계속 고소한 향기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잠시 더 걸어 화곡리 삼거리 마을회관에서 오늘의 장정을 마친다.
장정 후 대진항에서 모처럼 맛있는 생선조림으로 맛있고 행복한 식사를 했다.
잠시 담배를 피우러 해변가로 나왔는데 바다가 흰 포말을 일으키며 손을 흔든다.
“이제 안녕”
내일부터는 정말 바다를 볼 수 없다.
첫댓글 이제 산과의 만남이 우릴 기다리고 있어요. 가자! 김포로
다시 한판 붙어야 하는디......ㅠ.ㅠ
오랜만에 일토장정인데 비가 와서 그랬지만 그래도 함께라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