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권 10) 승열 바라문을 만나다. ③
다시 십천의 용왕이 있었나니, 이른바 이나발라 용왕, 난타우파난타 용왕들 이었도다. 허공 가운데 흑전단을 비내리나니, 한량없는 용녀들이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 꽃과 하늘 향수를 비내리고, 공경 공양하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도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가지의 열로 몸을 불태울 때, 그 불의 광명이 모든 용의 궁전을 비추나니, 모든 용들로 하여금 뜨거운 열사의 두려움을 여의게 하고, 금시조의 공포를 여의게 하고, 성내는 일을 제멸하게 하고, 몸에 청량함을 얻어, 마음에 더러움의 탁함이 없게 되었나니, 법을 들어 믿고 이해하게 되었도다.
용의 갈래를 싫어하고, 지성스런 마음으로 업장을 참회하여 제멸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일체지에 머물렀도다. 다시 십천의 야차왕이 허공 가운데 갖가지의 공양거리로 승열 바라문과 선재동자를 공경 공양하고 이와 같이 말하였도다.
선남자여 승열 바라문이 다섯 가지의 열로 몸을 불태울 때, 나와 권속들은 모두 중생들에게 인자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발하였고, 모든 나찰들과 구반다들 또한 인자한 마음을 내었나니, 마음이 인자한 까닭으로 모든 중생들이 나를 보러 오니, 번뇌하고 해롭게 하는 바가 없었도다.
나와 저들이 자기의 궁전을 애착하는 생각을 내지 않았나니, 곧 함께 바라문의 처소에 나아갔도다. 때에 승열 바라문이 곧 우리들을 위하여, 상응한 법을 설하였나니, 모두 몸과 마음이 안락을 얻었도다. 또한 한량없는 야차와 나찰과 구반다들도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도다.
다시 십천의 건달바왕이 있었나니, 허공 가운데서 이렇게 말하였도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가지의 열로 몸을 불태울 때, 그 불의 광명이 나의 궁전을 비추나니, 우리들로 하여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한량없는 쾌락을 받게 하였도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들이 그 처소에 나아갔나니, 이 바라문이 우리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능히 우리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을 얻게 하였도다.
다시 십천의 아수라왕이 있었나니, 대해를 따라 나와 허공에 머물러서 오른 무릎을 펴고 앞에서 합장하여 예배를 올리고, 이와 같이 말하였도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가지의 열로 몸을 불태울 때, 우리 아수라의 궁전과 대해와 대지가 모두 진동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교만과 방일을 버리게 하였도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들이 그 처소에 나아가, 그 법을 듣고, 아첨과 속임 수를 버리고, 인욕의 경지에 안주하였나니, 견고하고 부동하여 십력을 원만하였도다.
다시 십천의 가루라왕이 있었나니, 용력지왕이 우두머리가 되어, 외도를 믿는 동자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허공 가운데 이와 같은 말로 노래하였도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가지의 열로 몸을 불태울 때, 그 불의 광명이 우리의 궁전을 비추나니, 모든 것을 진동하여 모두 다 두려워하였도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들이 그 처소에 나아 갔나니, 때에 바라문이 즉시 우리들을 위하여 상응하게 설법하여 대자를 닦아 익히게 하고, 대비를 칭찬하게 하였도다.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고, 탐욕의 수렁 가운데서 모든 중생들을 빼내어 보리심을 찬탄하고, 방편의 지혜를 일으켜 그 지혜에 수순하여 중생들을 조복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