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시간> 해부 42 ㅡ '천만 페이지'의 조국
천만 페이지에 달하는 당신의 기록을 본다고 치자. 그 중 한 페이지 혹은 단 한 줄도 당신의 과오나 실수는 없을 수가 있을까?
당신을 기록한 것들이 담긴 곳, 70여곳에서 100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서 얻은 당신에 관한 자료들은 아마도 족히 천만 페이지는 될 것이다. 중학교 때 일기장까지 포함해서.
아마도 10년 전에 A백화점에서 산 팬티 색깔과 가격까지도 기록되어 있을 것이고, 20년 전에 이웃에게 받은 갈치 선물 세트에 대한 기록도 있겠다.
만일 검사가 딸의 일기장을 압수수색 목록에 포함시켜 청구했다면 영장판사는 압수수색을 허락했을까 기각했을까?
입시비리를 파헤친다고 부인과 딸의 표창장을 찾겠다고 한다면 영장판사는 검사에게 흔쾌히 영장을 내줬을까? 제대로 된 판사라면 검사에게 뭐라고 야단치고 비웃지는 않았을까?
검사는 아마도 사모펀드 사기 같은 거창한 이유를 들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을 것이다.
그러면 사모펀드 사기를 빌미로 압수수색한 결과 얻은 자료가 천만 페이지에 달했는데, 이 중 몇 퍼센트나 사모펀드 관련 자료가 될까?
처음엔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라고 하며 증거 수집 목적으로 압수수색을 하고선, 이제는 표창장 사건으로 기소하는 데 필요한 증거물들을 뽑아서 기소를 했다.
압수수색을 처음 허락한 영장판사는, 허락 이유가 사모펀드였는데, 압수수색 증거가 표창장 사건 증거로 사용되는 걸 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 과연 이의제기는 할까, 그냥 입 다물고 있을까?
이 천만 페이지 압수 기록물들 속에는, 조국 장관과 그의 기족과 친구들 및 주변 사람들에 관한 엄청난 정보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고, 무슨 껀수로든 할 수만 있다면 모조리 기소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드러나고 나타난 게 전부다!
만일 당신이라면? 감당할 수 있으신가?
조국 장관을, 조국의 삶을, 조국 가족을 비난하실텐가?
옥에 묻은 티 몇 개를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하시겠는가?
곰곰이 생각컨대, 만일 나라면, 벌써 가루가 되어버렸을 것이고,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고 다닐 지경이 되어, 결국 자살을 선택했을 지도 모른다.
천만 페이지는 커녕, 300 페이지 책 한 권 분량만 돼도 그럴 것이다.
이에 대고, 임정엽이와 엄상필은 "반성하지 않는다"고, 괘씸죄까지 얹어, 판사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형량으로 실형 4년을 연속해서 때렸다. 마치 1심과 2심이 서로 짠 것처럼.
죄의 유무를 떠나서, 차마 인간이 할 짓인가? 너무 잔인하지 않나? 판사도 인간 아닌가?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잔인하고 무도한 자들이 판사랍시고 법정 맨 위 상석에 앉아서 거들먹거리며 방망이를 두드린다는 게,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거기다 퇴임 후엔 전관예우의 대접을 받는다는 것도 용납이 안 된다.
당장 탄핵하고 파면시켜라!
kjm / 202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