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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4 인크레더블 (The Incredibles, 2004)
직장에 다니던 시절, 회사에서 전 직원이 같이 볼 영화가 애니메이션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아이 참, 왜 이러시나!’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모든 관객이 하나가 되어 환호하며 박수를 치면서 영화를 봤다. 그 날 그 극장의 전 좌석 표를 회사에서 구매한 것이기에 어린이 관객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인사팀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 영화가 바로 ‘인크레더블’이다.
원래 영화는 물론 만화도 좋아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 같은 것은 없다. 이 영화 이전에도 인어공주를 비롯한 많은 디즈니(Pixar 포함)의 애니메이션들을 재미있게 봤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인크레더블은 성인이 보기에도 전혀 유치함 없이 충분한 재미를 주는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다.
2012년 봄에 개봉된 영화 ‘어벤져스’는 미국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들이 함께 나온 대작이다. 과거에도 ‘슈퍼특공대’라는 제목으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 한꺼번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그렇지만, 영화로 제작할 때에는 여러 명의 주인공을 한꺼번에 출연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의 부담이 엄청나다.
‘어벤져스’는 다행히도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둬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의 주인공이 총출동했음에도 흑자를 봤다. 덕분에 그 뒤에 계속 후속작들이 나왔고, 나오는 족족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인크레더블이나, 어벤져스, 슈퍼특공대는 모두 슈퍼 히어로들이 여러 명 출연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크레더블의 슈퍼 히어로들은 이 영화를 위해서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라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그 슈퍼 히어로들은 아주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잘 어울린다. 물론 그들이 한 가족이기 때문에 더 그러했을 것이다.
* 스포일러 주의
줄거리는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으로 치안이 안정되지만, 너무나 강한 이들의 존재에 불안을 느끼는 시민을 위해 모든 히어로들이 전격적으로 은퇴하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알 수 없는 특별 명령이 ‘미스터 인크레더블’에게 내려지는데, 그게 함정이었다. 그러자 그의 아내인 ‘엘라스티 걸’이 딸 ‘바이올렛’과 아들 ‘대쉬’를 데리고 아버지를 구하러 간다. 그리고 멋지게 아버지도 구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 ‘신드롬’을 물리친다.
줄거리만 보면 완전 아동용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아주 신난다. 가족의 갈등과 화합, 친구와의 우정과 모험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관객을 몰아 붙인다. 그 중심에 감독 브래드 버드가 있다.
브래드 버드는 이미 TV시리즈인 ‘심슨가족’을 통해 성인 대상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해서는 검증 받은 인물이다. 훗날 ‘라따뚜이’라는 또 하나의 훌륭한 걸작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기도 했던 브래드 버드는 나중에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과 같은 대작 실사 영화의 연출도 했을 정도로 만능 재주꾼이다.
하여튼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인크레더블’은 무조건 재미 있다. 혹시나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편견을 갖고 있었다면, 이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순간 그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꼭 한번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뱀다리 1> 이 영화에 등장하는 상큼한 명 대사. ‘No Capes!(망토는 안돼!)’ 수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폼 때문에 망토를 둘러메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망토는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얘기. 이 대사를 보고 난 후부터는, 다른 슈퍼 히어로들의 망토들이 왠지 어색해 보였다.
뱀다리 2> 솔직히 너무나도 훌륭한 이 영화를 보고, 당연히 속편 제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2편을 기대했다. 그런데 14년이 지나서야 2편이 제작됐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의 판권을 갖고 있는 픽사와 디즈니, 그리고 원작자인 브래드 버드 등의 저작권과 관련된 협의가 쉽지 않아서 속편 제작이 계속 연기됐다가 2018년에야 겨우 해결돼서 제작했다고 한다. 큰 기대를 갖고 2편을 봤는데, 1편보다는 못했다.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그래서 3편은 안 나온다. 이 멋진 캐릭터로 2편 정도의 줄거리밖에 못 만든 게 아쉽다. 다시 한번 분발해주기를...
뱀다리 3>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그 목소리를 담당할 성우(배우)를 결정하면, 캐릭터를 잡을 때 원 배우의 특징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녹여 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떤가? 조금은 비슷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