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력서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이수홍
나는 1937년생이다. 1962년에 전북경찰이 되어 1998년에 정년퇴직을 했다. 정년퇴직을 하고 무엇을 할까, 걱정하다가 판소리를 배우기로 했다. 판소리를 배우면서『聞樂知政이요 觀舞之德이라, 음악을 들으면 그 나라의 정치를 알 수 있고, 춤추는 것을 보면 국민의 덕을 알 수 있다』라는 명구도 배웠다. 2000년부터 전북도립국악원 판소리2반 청실 김미정 선생님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맨 처음 배운 곡은 단가 충효가(忠孝歌)다.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 보소/인간의 백행 근본 충효밖에 또 있느냐// 이하 생략.
다음에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를 배웠으나 적벽가는 배우지 않았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네 바탕을 배운 셈이다. 눈 대목은 다 배웠다. 심청가는 <상여가>, 흥보가는 <제비 노정기>, 수궁가는 <고고천변>이다
춘향가는 처음부터 거의 전부를 배웠다. 그러나 내가 책을 안보고 부를 수 있는 대목은 사랑가뿐이다.
사랑 사랑 내 사랑이여/어허둥둥 내 사랑이여/삼오신정 달 밝은 밤/ 무산천봉 완월 사랑/목락무변 수여천에/창해같이 깊은 사랑/월하의 삼생연분 우리 둘이 만난 사랑/ 어허어어 둥둥 내 사랑이야// 이하생략.
배운 것은 써먹어야한다. 2005년 이한선 전북경찰청장이 소리의 고장 전북경찰관이라면 판소리가 무엇인지는 알아야한다고 전북경찰청과 각 경찰서 포럼시간에 판소리 강의를 하라고 하여 전북경창청과 13개 경찰서 포럼 시간에 강의를 했다. 강의를 할 때는 전북도립국악원 명창 박미선 민요선생님과 아내를 대동하고 가서 강의를 했다. 강의 요령은 이론을 교재로 만들어 배부하고 30분간 이론 강의를 하고 30분간은 박 명창이 소리를 하면 내가 북을 쳤다. 아내는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임실경찰서는 임순여객 서인순(徐仁順) 사장님이 경찰서에 말을 하여 두 번 강의를 했다. 강의료는 예산범위 내에서 주는 것이라 많지는 않지만 재미가 쏠쏠했다.
경찰관서뿐만 아니라 정읍 정일여자중학교와 전주시평화중학교도 송동기 교장선생님이 요청하여 강의를 했다. 여기서 강의를 할 때는 진도아리랑을 경쟁적으로 불러 더욱 신바람이 났었다.
2004년부터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2006년 한국 인삼공사 체험수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금으로 백만 원을 받아 각종 모임에서 밥을 사준 재미가 좋았다.
2006년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김학 교수님에게 수필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8년 수필집《노래하는 산수유 꽃》, 2010년 두 번째 수필집 《춤추는 산수유》, 2012년 세 번째 수필집《북장구 치는 산수유나무》, 2015년 네 번째 수필집《글 쓰는 산수유》를 출간했다.
2015년부터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 반에서 김학교수님에게 수필을 배우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에서 김미정 선생님에게는 17년간 판소리를 배웠고 김학 교수님에게 수필을 11년간 배웠다. 같은 선생님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판소리나 수필을 배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고하지 않던가?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몇 천 년 전 인연이라고 했는데, 김미정 선생님 김학 교수님과 나와는 억겁(億劫)의 인연이지 싶다. 내 나이 산수(傘壽)가 지났다. 나이가 드니 자꾸만 몸이 불편해진다.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판소리를 하고 수필을 쓰련다.
(2018.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