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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9년 11월 24일 (일)
o 날씨: 흐림 (박무)
o 산행경로: 대구리 - 심봉 - 상왕봉 - 하느재 - 백운봉 - 업진봉 - 숙승봉 - 불목리 주차장
o 산행거리: 10.3km
o 소요시간: 5시간
o 지역: 전남 완도
o 산행정보: 상왕봉,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 완도
o 일행: 울산 세심산악
o 트랙:
▼ 산행지도
완도 상왕봉을 찾아 울산에서 장장 4시간 이상을 달려왔는데 새벽에 내린 비 때문인지 흐릿한 박무가 남도를 휘감고 있다. 지형적인 영향때문인지 날씨는 포근하다. 오늘 산행은 대구미마을에서 시작하여 불목리로 하산하는 상왕봉 종주 코스다. '대구리'는 과거에 '대구미'로 불리다가 지명 조정이 되었다고 한다. '대구미'가 사투리였을까?...
▼ 대구리마을 (들머리)
10명 밖에 안되는 단촐한 동행이다. 들머리에서 상왕봉까지는 약 3.8km이며, 심봉까지는 3.2km...
동네를 벗어나 숲길로 접어드니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이곳은 난대지역이라 육지나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백나무 등 전국최대의 난대상록활엽수림이 원시 밀림상태로 우거져 있다고 한다...
동백나무숲을 지나 언덕을 올라서니 온몸을 휘감고 돌던 안개가 저 아래로 구름처럼 흐르고 있다...
어떤지도에는 대구리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1봉, 2봉, 3봉, 4봉(심봉), 5봉(상왕봉)이라는 지명을 표기한 경우도 있는데 등로상에 보이는 '1봉 정상' 나무팻말이 그중 하나로 생각된다...
▼ 땅끝선착장(우측) 방향
숲길을 벗어나니 심봉을 거쳐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이 드러난다. 안개에 둘러싸인 심봉은 그 모습이 자못 신비롭게 보인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심봉(중간 좌측)과 상왕봉(중간 우측 뒤)
능선길과 약간의 숲길을 교대로 지나면 커다란 암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심봉이다. 심봉은 솥뚜껑을 엎어둔 모양의 암봉인데, 설악산이나 북한산에서 흔히 보이는 화강암이 아니라 바닷가에서 자주 볼수 있는 암석의 모습이다...
▼ 심봉(좌) 하단부에서 바라본 신지도 방향
심봉은 이전에 '쉼봉(또는 쉰봉)으로 불렀다고 한다. 심봉에 도착하니 대구에서 왔다는 산꾼 한분이 정상을 독차지 하고 있다. 어제는 달마산을 다녀왔다고 한다. 완도에서 바라보면 달마산의 산줄기가 서쪽으로 흐리고, 달마산에서 완도를 바라보면 상왕봉 능선이 동쪽으로 흐른다. 오늘은 안개 때문에....
▼ 심봉 (598m)
물밀듯 밀려왔다 사라지는 안개속에 완도는 신비의 왕국이다. 청명한 날씨에 두껍고 선명한 안개구름이 몰려다니면 더 멋진 모습일 텐데. 이곳 심봉을 비롯하여 정상인 상왕봉 그리고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 등 다섯개의 산봉우리가 일렬로 솟아있는 모습때문에 이전에는 이곳을 '오봉산'이라고 했으나 고증을 통해 2017년 '상왕산'으로 개정되었다. 상왕봉도 '상황봉'에서 개정된 이름이다...
▼ 심봉에서 바라본 상왕봉
▼ 심봉에서 바라본 신지도 방향
새벽에 내린 비에 등로가 촉촉하게 젖어있다. 심봉에서 상왕봉까지는 대략 400m의 능선길이다...
상왕봉 입구에는 지명을 제정 및 개정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뒤로 봉수대와 정상석이 보인다. 봉수대를 돌아 정상에 올라서니 스카이워크 형태를 갖춘 멋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상왕산은 '코끼리의 우두머리 산'이라는 뜻이며 통일신라시대 장보고 대사의 활발한 해상무역을 통해 남방불교의 영향을 받은 불산인 부처의 산으로 다섯개 봉우리 모두 불교용어로 명명되어 불려왔다고 한다...
▼ 상왕봉 (644m)
완도는 면적 91㎢, 해안선길이 63.9㎞이며 해남에서 남쪽으로 48㎞ 가량 떨어져 있고, 주위에 고금도·신지도·사후도 등이 있다. 섬 이름은 빙그레 웃을 완(莞)자와 섬도(島)자를 써서, 고향을 생각하면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솟구쳐 올라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혹자는 완(莞)자에 풀초 부수가 있어서 좋은 약재가 많이 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완도의 본섬에는 심봉, 상왕봉,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 5개의 산봉우리가 있으며, 남해의 다도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수목과 화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특히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한겨울의 동백꽃은 완도팔경 중의 하나인 상왕의 백운홍춘국원으로도 유명하다. 동쪽을 바라보면 신지도를 비롯하여 고금도와 조약도, 생일도 멀리 금당도와 거금도가 눈앞에 펼쳐진다고 한다. 특히 아침 일출 장면이 장엄하기로 유명하다...
▼ 고금도 방향
▼ 신지도 방향
상왕봉 아래에는 건드렁바위, 송곳바위, 상여바위, 남근바위, 황장사 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으며 재미있는 전설들을 간직하고 있다. 건드렁바위의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송정승이라는 사람이 상여를 따라 산을 오르다가 그만 술에 만취해 알몸으로 오줌을 누었다. 그런데 대수골 맞은편 능선의 송곳바위(일명 할아버지 바위)가 '버릇 없이 어디를 보고 오줌을 누느냐'며 호통을 치자 놀라서 그만 돌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 후 바위는 엎드려 절하며 잘못을 비느라 쉬지 않고 흔들거렸고, 큰 바람이 불면 '덜커덩 덜커덩' 거린다고 해서 건드렁바위라고 전해온다. 송곳바위(일명 할아버지바위)에도 황장사 장례와 연관된 전설이 전한다. 옛날 백운봉 바위굴에 살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대수골 건너 황장사 장례식에 다녀오다가 폭우로 계곡 물이 불어나자 먼저 건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로를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열흘 간 계속된 비로 서로를 애타게 부르기만하던 두 사람은 바위가 됐는데, 그 후 할아버지 바위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면 마을 아낙들이 바람이 났다. 동네 사람들이 바위 밑에서 제사를 지내니 하늘에서 벼락이 쳐 할아버지바위의 윗부분을 쪼갰고 그 뒤로는 휘파람소리와 아낙네들의 바람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펌)
▼ 상왕봉에서 뒤돌아본 심봉
안개에 가려있는 완도 남쪽 보길도, 청산도 방향은 지도로 대신하고...
상왕봉을 내려와 백운봉 방향으로 향한다. 계절은 초겨울인데 이곳은 늦여름을 연상케 할 정도로 포근하다. 두꺼운 등산복을 껴 입었더니 땀이 줄줄 흘러 내릴 정도다. 상왕봉에서 하느재로 내려가다 보면 백운봉과 완대대교 방향의 조망이 터지는 전망포인트와 제1 전망대를 지나가게 된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백운봉(앞)과 숙승봉(뒤)
윗사진 이정표 좌측으로 샛길이 보인다. 샛길을 따라 들어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그 뒷편의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의 조망이 열린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나만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 뒤돌아본 상왕봉
▼ 가야할 백운봉
▼ 건너편으로 보이는 달마산 능선
▼ 고금도 방향
▼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운봉
제1전망대를 지나 숲길을 내려오면 하느재에 도착한다. 하느재는 서쪽 아래에 있는 '완도수목원'과 연결되는 임도가 지나고 있다...
▼ 하느재
등로를 비롯하여 숲속에는 온통 동백나무가 빼곡하다. 아쉽게도 아직 동백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동백나무숲길을 따가 가면 제2전망대와 숯가마터를 지나 백운봉으로 상승한다. 산길도 유순하여 산행뿐만 아니라 트레킹코스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 제2전망대
▼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운봉
▼ 숯가마터
기온뿐만 아니라 숲속도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고 있다. 등로에 쌓여 밟히는 낙엽에서는 가을이 가고 있음이 보이고 등로옆으로 늘어선 초록의 동백나무와 산죽에서는 성하의 여름을 연상케 한다...
▼ 집게바위 (악어바위?)
다시 하늘이 열리면 백운봉이다. 백운봉은 수직 직벽의 암릉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조망이 좋은 만큼 위험해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 백운봉 (601m)
▼ 백운봉에서 바라본 고금도(좌)와 조약도(우) 방향
▼ 신지도(중간 우측) 방향
▼ 강진만 방향
▼ 백운봉에서 뒤돌아본 상왕봉(우)
백운봉을 내려오면 다시 숲길을 따라 업진봉으로 향한다. 아래 이정표상의 숙승봉 방향이다...
▼ 뒤돌아본 백운봉(중간)
숲속을 벗어나면 서쪽과 북쪽으로 조망이 열린다. 건너편으로는 달마산 능선이 땅끝까지 어이져 있고, 고개를 돌리면 다음 목적지인 숙승봉이 공룡알처럼 솟아있다...
▼ 건너편으로 보이는 달마산 능선
▼ 숙승봉과 강진만 방향
조망포인트를 조금 지나면 업진봉 정상...
▼ 업진봉 (544m)
▼ 업진봉에서 바라본 숙승봉
▼ 업진봉에서 바라본 두륜산(중간)
▼ 업진봉에서 바라본 두륜산~주작산~덕룡산 능선 (펌)
▼ 업진봉에서 바라본 신시도 방향
▼ 업진봉에서 바라본 땅끝 방향
▼ 건너편으로 보이는 달마산 능선 (펌)
업진봉에서 하강하여 동백나무숲과 산죽길을 지나면 마지막 산봉우리인 숙승봉이 다가온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숙승봉
숙승봉은 삼면이 절벽인 암봉이라 뒷편으로 우회하여 올라가야 한다...
숙승봉은 스님이 누워서 잠자는 모습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숙승봉 정상이 꼭 거북머리 같다고 해서 거북바위라고도 하며, 숙승봉의 바위가 완도읍쪽을 향해서 머리를 조아린다고 해서 군외면 사람들은 ‘아첨바위’라고도 한단다...
▼ 숙승봉 (461m)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다도해의 풍경이 일망무제로 다가온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두륜산과 그 뒤로 이어지는 주작과 덕룡 그리고 강진만과 천관산 마루금...
▼ 숙승산에서 바라본 두륜산
▼ 강진만
▼ 고금도
▼ 뒤돌아본 상왕봉(좌 뒤)와 업진봉(중간)
수직의 절벽위에 한무더기의 진달래가 보인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게 저렇게 피었을까?
숙승봉을 마지막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숙승봉이 볼록한 암봉인 만큼 내리막길도 상당히 가파르지만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 뒤돌아 올려본 숙승봉 정상부
날머리 불목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동백꽃이 반갑다. 겨울철에는 여수 동백섬을 비롯하여 남도는 선홍의 동백꽃으로 붉게 물든다...
▼ 내려다본 불목저수지와 날머리
숲속을 빠져나오면 불목저수지 옆에 있는 '장보고마을'과 연결된다. '장보고마을'은 통일신라때 해상왕 '장보고'의 이름을 딴 마을이란다...
▼ 장보고마을
장보고마을에서 동네길을 따라가면 내려가면 완도청소년수련관과 원불교소남훈련원을 지나 불목리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동네길을 따라 핀 동백꽃이 가슴을 파고든다...
▼ 불목리주차장 (날머리)
숙승봉은 산아래에서 보면 영락없이 거북이의 형상이다. 숙승봉 정상이 머리부분이고 북쪽사면이 등짝의 모습인데, 숙승봉 뒤로 보이는 업진봉도 비슷한 모습이라 멀리서 보면 두마리의 거북이 모습이 뚜렷하여 예로부터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산행을 끝내고 다시 4시간 이상을 달려 울산으로 복귀. 산을 탄(?) 시간보다 버스를 탄 시간이 곱절로 많지만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박무때문에 시정이 완벽(?)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