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 만나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봤을 때, 하마인 줄 알았지 뭐예요.
그런데 이 친구가 70년 넘게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핀란드 태생의 '트롤'이랍니다.
이름은 '무민 Moomin'
핀란드 무민 골짜기에서 가족들, 귀여운 친구들과 함께 수많은 에피소드를 탄생시킨 주인공입니다. 핀란드에서는 국민 캐릭터로 불리고 북유럽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팬카페를 두고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무민은 흰 피부에 하마처럼 둥글둥글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트롤입니다. 핀란드의 무민 골짜기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모험을 즐기고 그 속에서 가족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을 깨닫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답니다.
트롤이란 스칸디나비아 전설에 나오는 거인족을 말하는데,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이 그려낸 무민이란 트롤은 거인족이라기보단 귀여운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조금은 두려운 존재로 알려졌던 트롤을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이 1945년에 소박하고 때로 소심하며 사람과 같은 생활을 만들어가는 무민으로 탄생시켰죠.
무민 골짜기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대략 이렇답니다.
한국에서 핀란드 독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열리는 '무민원화전'은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던 작가 토베 얀손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녀가 탄생시킨 '무민Moomin'의 탄생 일화부터 토베 얀손이 손으로 그린 다양한 원화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의 삽화, 영국 신문에 연재됐던 무민 코믹 스트립 시리즈의 스케치 원화, 토베 얀손이 직접 만든 무민 조형물과 연극 무대 의상까지 관람할 수 있죠. 이 밖에 ‘무민’ 외에도 토베 얀손의 회화 작품과 서적, 소품, 사진 등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서 무민의 생애와 토베 얀손이라는 작가의 세계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랍니다.
최초의 무민 소설책은 1945년 출간된 <무민 가족과 대홍수 The Moomins and the Great Flood>입니다.
무민 소설책은 1950년대 핀란드를 비롯한 해외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1960~70년대 말부터 영어, 불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습니다.
전시장엔 무민의 탄생 역사를 설명하는 글부터 소설에 들어간 삽화들의 원본,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무민 소설, 영국 신문에 게재됐던 무민 코믹 시리즈, 카드, 달력, 벽화에 이르기까지 8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원화 작품과 체험관, 영상관 등을 통해서 무민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은 무민 오페라 기념품을 위한 손 스케치, 오른쪽은 미이 종이인형 옷입히기>
1954년부터 1974년까지 영국 'The Evening News'에 연재됐던 무민 코믹 스트립 시리즈 중 토베 얀손이 단독으로 작업한 처음 10년간의 오리지널 드로잉들이 소개되는 섹션에서는 다양한 무민들이 등장합니다.
전성기 때의 무민 만화는 40여 개국에서 20만 명이 넘는 독자를 보유할 정도였어요. 그러나 토베 얀손이 정기적으로 연재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만화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었다네요. 결국 1960년에 카툰 작업을 멈추고 회화와 글쓰기 작업에 집중하고, 오래전부터 토베 얀손의 작업을 도왔던 동생, 라스 얀손이 이어받아 무민 만화를 1975년까지 지속적으로 연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하네요.
부활절 카드, 신문광고, 보드게임 분야에서도 맹활약했었던 무민 캐릭터.
<왼쪽은 어린이병원을 위한 그림, 오른쪽은 레코드 커버를 위한 그림>
전시장에 걸린 원화들은 사진촬영이 불가하지만 전시장 곳곳엔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념인증샷 스팟플레이스와 무민의 영상자료를 볼 수 있는 곳, 원화를 따라 그릴 수 있는 체험존 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랍니다.
전시장에 걸린 원화들은 사진촬영이 불가하지만 전시장 곳곳엔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념인증샷 스팟플레이스와 무민의 영상자료를 볼 수 있는 곳, 원화를 따라 그릴 수 있는 체험존 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랍니다.
토베 얀손의 20대 시절, 가름이라는 잡지에 일러스트를 기고할 때는 아직 무민이 탄생하기 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치 예고편이라도 되는 듯 이때부터 일러스트마다 아주 작은 크기의 무민 그림을 어딘가에 심어놨다고 해요.
아래 그림 속에도 여자의 핸드백 한 켠에 미래의 무민이 숨어있다는 사실.
8개의 전시공간을 모두 돌고 나면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 하나가 전쟁의 시절,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안겨줬다는 사실도 멋지지만 지금도 50개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어른과 아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럽기도 합니다.
어쩌면 무민이라는 트롤이 단순히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작가의 인생 전체와 삶의 희노애락을 이어주는 공감대가 담겨 있기 때문이겠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