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범기업에 철퇴...대한민국 사법주권 세웠다.”
“오늘은 제2의 독립일...일제 강제징용 줄 소송 예고”
마침내 기다리던 날이 왔다.
대법원이 오늘 일제 징용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과 관련, 원심의 결과를 파기하고 원고 승소의 취지로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을 전국에 있는 모든 일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영하는 바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결과다. 피해국가인 대한민국 사법부가 우리 헌법 정신에 입각해 가해국가의 전범기업을 단죄하지 못한다면 이게 독립된 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아울러 사법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인가. 이런 의미에서 늦었지만 전범기업에 철퇴를 내린 오늘은 제2의 독립일이자. 일본에 대한 대한민국 사법주권을 다시 세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일본에서 확정 판결된 결과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기판력 유지) ▲10년이라는 시효의 소멸 ▲전쟁 前 회사와 전쟁 後 회사와의 동일성 여부 등을 이유로 연거푸 일본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지금까지 일본에서 제기된 판결이야 소송 시작부터 이미 그 결과가 예정돼 있다시피 했다. 식민지배와 불법적 강제연행과 강제노역에 대해 역사인식부터 다르다보니 매번 양심에 반한 뻔한 판결이었다.
문제는 일본에서의 재판이야 그렇다 치고, 왜 한국의 사법부가 일본에서의 판결 결과를 수용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은 지금까지 실로 오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
신일본제철은 “얘기 한번 할 기회를 달라”며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일본까지 건너 간 피해자들의 거듭된 요청조차 차갑게 거부하며 아예 회사 출입조차 못하게 문전박대 했다. 일제강점기 무려 10만명을 강제동원한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마찬가지다. 근로정신대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응하겠다고 하면서도 3년에 걸쳐 15차례 이어진 교섭 자리까지 “이미 재판도 끝났다. 보상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실로 무성의하고 오만한 태도 그 자체였다.
오늘 선고로 이제 대일 과거사 관련 소송에 새 역사적 전기가 마련됐다. 이번 판결은 한마디로 피해국가에서 해방 67년 만에 가해국 전범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역사적 쾌거라 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입각해 우리 사법부가 일제 전범기업을 단죄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반인륜적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안겼으면서도 해방 67년이 되도록 사죄는커녕 임금까지 떼먹은 일제전범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된 것으로, 앞으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일본정부와 일제 전범기업들에 경고한다.
이번 판결로 피해자들의 관련한 줄 소송이 예상된다. 그러나 구순에 이른 피해자들은 판결을 기다릴 만큼의 시간이 없다. 즉시 사죄와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에 나서야 한다.
우선, 일본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전제로 한 특별법을 입법해야 한다.
아울러 일제 전범기업들은 개인마다 제기되는 사건을 대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시간적 촉박성을 감안해, 즉각적이고 포괄적 배상 방법의 하나로 독일의 경우처럼 기금을 출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정부 역시, 일제 피해자들의 권리회복을 방해하거나 포기해 온 것에 대해 반성하고, 19대 국회에서 일제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되는 방안으로 관련법을 개정하고, 우선적으로 일제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단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는데, 재단이 명실상부한 권위와 위상을 갖는 재단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늘 이 결과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공로는 잇따른 패소에도 좌절하지 않고 수십년 동안 외로운 싸움을 감당해 온 일제피해자들이라 할 것이다. 일제 피해자들에게 있어 오늘은 제2의 독립일이다.
아울러, 오늘의 결과를 이 땅 모든 국민들과 함께 환영한다.
2012년 5월 24일
일제피해자공제조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첫댓글 너무 늦은감도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네요~ 한 줄기였던 희망이 이렇게 커져가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죠!!
해방 67년만에 처음으로 국격의 일부나마 회복하는 날이었습니다. 국격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 모든 국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모임 회원여러분! 일본 미쓰비시 본사 앞에서의 원정 투쟁도 철저히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