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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견에 대한 얘기를 하기전에
당시에 고)탁소장님은 경기도 세곡동일대에서 견사를 운영하다 경기도 이천으로 견사를 옮겨서 견들의 마리수를 늘려갈때였지요.
주 견종이 진돗개, 기주견. 그리고 돼지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수렵견들이었습니다. 물론 순혈시코쿠견 암컷도 한마리 있었습니다.
당시 이천시내 초입의 야산에 탁소장님 견사가 있었는데 견사옆 야산에 꽤 큰 평수의 야생 멧돼지 테스트장이 있었습니다. 방사된 놈은 숫퇘지 였고 300근 정도의 꽤 크고 사나운 돼지 였습니다. 당시 고)탁소장님을 찾는 분들이 많았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이 일반화되지 않던 시기라 많은 수렵인들이 직접 오셔서 돼지 사냥개를 구입하시기도 하고. 멧돼지 에게 성품테스트를 하러 수시로 개들을 데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고)탁소장님께 돼지사냥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으러 많은분들이 다녀가실때 였습니다
그당시 기르던 멧돼지의 성격이 사납다보니 초짜 사냥개들이 혼쭐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저는 제가 기르던 진돗개에 대한 자부심이 있던때라 멧테스트를 해보기로 하고 개를 데리고 멧돼지 테스트장에 넣어보았습니다
당시는 지금과 다르게 멧돼지테스트가 견사에서 많이 이루어지던 때였지요..
제가 소유했던 개들은 꽤 비싸게 구입해서 애지중지 하던 좋은혈통의 진돗개들이었는데
이놈들이 멧테스트장 밖에서는 멧돼지를 만만하게 보고 이빨도까고. 심지어 짖지도 않고 물어보려고 으르렁대서 저는 테스트를 해볼만 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멧테스트장에 넣고 나서 멧을 물려고 달려들던 진돗개가 멧에게 연속 두어번 쳐받치고 내동댕이 쳐지더니...
철창에 사람처럼 매달리더니 오줌을 지리고 밖으로 빼달라고 낑낑 거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을 보는순간 저는 정신이 확 깨는 걸 느꼈습니다..
아 .이럴수도 있는가.. 내가 믿는 진돗개가
저럴수가 있는가?
저는 그후 집에서 기르던 너댓마리의 진돗개를
모두 데려와서 차례로 멧테스트장에 넣어봤지만
결과는 하나같이...
대물 숫멧돼지의 기세에 눌려
철창에 붙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놈, 제대로한번 짖지도 못하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놈, 몇번 물어보려고 들이대다가 결국 포기하고 멧돼지의 기세에 눌려서 결국 빙빙돌며 눈치만 보는 놈등..
그날 저는 결국 세마리가 모이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용맹하다는 진돗개의 환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지요..
그동안 저의 진돗개들과 수많은 산행을 하며 경험한 너구리와 들고양이. 고라니를 당차게 쫒고 잡던 진돗개들이 기세 강한 멧돼지에게 쳐받치고 오줌을 지리는 모습을 보니 제 실망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진돗개를 찾아다니고 연구하던 제 노력이 큰 의미 없이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어떤분들은 말씀하지요.. 진돗개가 너무 영리해서
제살길을 찾아 피하는 것이다...
또는 진도개는 자기가 상대할 대상을 알기때문에 상대가 너무 강하면 피해간다 그정도로 영리하기 때문이다..라고
진돗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피해가기도 합니다.
글쎄요..?
저는 진돗개를 까기위해 이글을 쓰는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과거 누구보다도 진돗개를 사랑하고 진돗개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던 사람입니다..
실망하고 있던 제게 고)탁소장님은
"잠깐 기다려봐" 하더니 순혈 기쥬견. 숫컷을 멧테스장에 집어넣더군요.
그 기쥬견은 멧테스트를 한번도 하지 않았던 견이었지만. 테스트장에 넣자마자 멧에게 달려들더니 귀를 물어잡고 늘어지더군요. 돼지가 달려서 철장에 비벼 몸부림을 쳐도 끈질지게 물고 매달려 있더군요..
고)탁소장님은 그당시 제게
" 이렇게 앞뒤 안재고 상대가 강하건 두렵건
주인이 같이 있으면 무조건 돌격하는게 기쥬견이야 "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저렇게 강하고 용감해 보여도 실전 돼지사냥은 또 달라"
"산에서 저렇게 숫퇘지에게 매달리면 거의 절단 나거든 돼지 사냥이 일본하고 한국은 다르지 "
맞는 말씀이었지만 당시 저는 기쥬견의 용맹함에 매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요즘은 일본에서도 과거의 무모할정도의 강한 저돌적인 기쥬견은 드문 개체가 되었습니다. 저또한 과거 기억속의 강한 기쥬견을 찾기위해. 수년간을 찾아헤메이다 결국 기쥬견다운 기쥬견을 데려오긴 했습니다만. 아직 까지도 번식을 못 시키고 있습니다.
당시 고)탁소장님이 데리고 계셨던 시코쿠 암컷은
전형적인 고마색 순혈 시코쿠견이었는데. 상당히 잘생긴데다가 다부진체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주일에 세네번이나 접하는 저에게 끝까지 곁을 주지않고 차갑게 대하던 견이었습니다.
이미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멧테스트를 시켜보자는 제 말에 드디어 시코쿠암컷을 멧테스트장에 넣어보았습니다..
숫멧을 보자마자 평소 그렇게 점잖던 시코쿠가 큰소리로 짖기 시작하더니 숫멧이 시코쿠를 향해 돌진해 와서 멧에게 한방 맞고 나가 떨어지더니 전혀 기죽지않고 다시 벌떡 일어나 멧을 보면서 크게 짖으며 들이대고 전후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돌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그순간 아.. 시코쿠견이 타고난 돼지사냥개로구나!!
저게 바로 타고난 멧수렵견의 움직임이구나!!
라는것을 현장에서 느낄정도였습니다..
비록 암컷 시코쿠견을 바로 테스트장에서 빼내긴 했지만 그 짧은시간 내가 보고 느꼈던 시코쿠견에대한 강한 인상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저의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고)탁병관 형님은 제게 말씀 하시던군요
"내가 진돗개를 돼지사냥개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날을 노력했지만 안되는건 안되더라.. 타고난 성품이 작거나 약한 동물에게는 강하지만 자기보다 강한 큰 동물에게는 피해가는게 진돗개인걸 느꼈단다. 내가 돼지사냥하다 숫퇘지가 나에게 달려들면
과연 저놈들이 날 위해서 목숨걸고 돼지를 상대할까 의문스럽다.."
고)탁소장님도 진돗개를 오랜세월 번식하고 발전시키위해 노력하셨지만 멧돼지사냥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영리해서 나보다 더크고 강한 상대를 피한다.?
너무 똑똑해서 자기 안전을 도모한다.?
글쎄요... 입장 바꿔 이런 상황을 다른 나라 견주들은 이해할까요?
단순하게 보면 강한 동물에게 기세에 눌려 도망가는 것 밖에는 설명이 안됩니다
설사 강하고 거대한 멧이 달려들어도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달려들어 죽을때까지 물고늘어지며 주인의 명령을 따르는 개가
진정한 용기와 충성심을 가진 명견이 아닐까요?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기쥬견이나 시코쿠견들은 무식해서 지 죽을줄 모르고 숫멧돼지 한테 달려들어 물고 늘어지다 다 죽는 무식한 놈들이야..
이런 상황들은 견주가 보는 관점과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상황입니다.
주인의 명을 받들고 죽음을 불사하는 명견이냐
지죽을줄 모르고 돌진하는 무식한 똥개이냐..
이 결론은 여러분들께서 추구하시고 생각하시는게 정답이겠죠...
다음이야기는 3회에 계속 하겠습니다^^
첫댓글 소회 2
실감나게 잘 읽었다 보다는 생동감 넘치게 잘 보고 느꼈습니다.
시코쿠견, 저가 생각하고 있는 거 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드네요
나는 언제쯤 고넘들의 충성심을 볼 수 있을란고~~~
감사합니다. 이글은 절대 개인적인 소회일뿐입니다~ 기쥬견이나 시코쿠견도 제가 경험하고 지나온 개인적인 판단과 생각일뿐입니다^^
그리고
빛 바랜 사진
진짜 폼 납니다
진정한 애견인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사진들은 제가 기르던 개들은 아니며 과거에 일본에서 사용되던 지인들의 기주견과 시코쿠견 실엽견들 사진입니다^^~
기쥬.시코쿠!
매력이 넘치는 견 분명합니다.
다만 합사에 문제는 쉬운건 아닐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기쥬견은 단독으로 해야겠죠~?
전 개인적으로 기쥬견이 더 끌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시코쿠견은 합사가 어느정도가능한데 비해. 소유욕이 강한 기쥬견은 어릴때부터 같이 사육한 개들이 아니면 합사가 힘듭니다.
일본에서는 한마리 또는 두마리 사냥이 가능한게 일본돼지는 사이즈가 좀 작은것들이 많고
총사냥보다는 칼사냥으로 잡은돼지가 판매시 단가가 좀더 높습니다. 일본은 사냥한 돼지의 판매가 자유롭습니다~^^
일본 사냥에서 순혈견 사냥은 잡으면 좋고 안잡아도 좋은 개와의 교감하는것을 우선으로 치기때문에 돼지를 많이 잡아야 좋은개로 인정하는 국내와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그래서 기쥬견들은 한마리 또는 두마리의 단독견 사냥을 지향하고 추구합니다~
소중한 옛 사진의 자료와 공감할수 있는
긴 내용에 글이 마음에 와 닫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시고 감상해주시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좋은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