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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으로 온 사랑-11]
그 동안 내가 4번 커피를 타서 주었고 맥도널드 샌드위치를 한번 주었고 하비스 햄버그를 한번 주었다. 나는 다녀오고 지켜보느라 한번 그이와 같이 앉아 멕도널드 햄버그와 커피를 먹고 마셨다. 리프트는 컨테이너에 부착되어 있어서 아래로 내려진 팔렛위에 짐을 싣고 올려 밀어서 넣었다. 제임스는 내가 혹여나 다칠까 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도록 하였다. 그렇게 다 하고 땀이 흥건한 몸으로 집안으로 들어가 우리는 마지막 출발 준비를 하였다. 빈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고 화장실과 거실에 향긋한 피치(Peach-복숭아)냄새가 나는 비누와 향수 한 병 그리고 새로 산 타올 2장을 두었다. '신이시여. 이들에게 행복을 주세요' 라고 내가 직접 손으로 쓴 하얀색 메모지와 함께. 이 집에 들어 올 사람은 같은 병원의 시니어 간호사 펠로치이다. 그는 20살에 간호원이 되어 40이 되어서 이 집을 샀다. 나는 1만불을 그녀에게 돌려 주었다. 그녀는 동료들에게 말하였고 너무 고마워 하였다. 우리는 안고 또 울었다.
"자. 혜정아. 이제 출발한다. 몇 시?"
"좋아요. 베스트 드라이버. 지금은 오후 8시40분이예요. 잘 갑시다!"
나는 착잡하기도 하였다. 떠나는 라버레도 시티를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지 기약은 없었다. 바깥은 캄캄하여 헷트라잇이 비추는 앞의 도로만 볼 수 있었다. 며칠 전, 물품들을 사려 다니며 찬찬히 보아 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앞을 보고 있는데 그이가 내 왼손을 잡았다.
"혜정아. 서운하지?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위해서는 필요한 거야. 미련은 빨리 버리고 추억만 가지고 가면 돼. 혜정아 사랑한다."
나는 그이의 그 말에 내 착잡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맑고 밝아졌다. 사랑은 이런 건가 보다. '혜정아 사랑한다' 라는 한마디 말에 이렇게 마음이 달라지다니. 이런 건 내가 공부를 하며 사회생활을 하며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변화였다.
"예. 여보. 고마워요. 혜정이도 당신을 한도 끝도 없이 사랑해요."
정말로 고마워 나는 또 눈물이 났다.
"혜정아. 너 혹시 바보 아니야? 툭하면 울어서. 혹 울보 아니야?"
"ㅎㅎㅎ 됐네요. 저 혜정이는 바보도 울보도 아니거든요. 당신이 곁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너무 좋아서, 행복해서 저도 모르게 저절로 마음이 울어 나오는 거예요. 여보. 우리 얼마나 오래 가는 거예요?"
"응. 다행이다. 당신이 좋고 행복하다니 나까지 좋고 행복하 단다. 나는 당신의 웃는 모습 미소 짖는 모습이 늘 내 가슴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힘 나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십시요. 나의 사랑하는 아내님."
"아하하하~ 여보. 제임스. 웃겼어요. 네. 명심하고 열심히 그렇게 바라는 대로 하겠어요. 의도적이 아닌, 가슴에서 울어 나오는 미소와 웃음으로 요. 사랑해요. 여보~"
나는 그이의 손바닥을 긁으며 꼭 잡았다. 너무 행복했다. 나는 탁월한 선택을 하였고 운명의 신에게 다시 감사했다.
"혜정아. 우리는 약 1200km를 가야 돼. 매일 10시간씩 평균 60k/h로. 오프도로(off road)도 있을 거고 얼어붙은 호수도 건너야 될 것이야. 잠은 차에서 자야 되고, 먹을 것은 트럭스탑에서 미리 사서 준비해야 되는데, 혜정이 먹고 싶다면 라면이든 짜장면이든 뭐든 내가 준비할 테니 언제든지 말만 하십시요. 오케이?"
라버레도 시티를 벗어나자 길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컴컴하였다. 나침반은 동서를
가르키고 있었다. 오직 헷트라잇 불빛에 의존하여 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제임스의 눈을 봤다. 침착하고 빛났다. 졸음기는 전혀 없었다.
저게 61살된 노인의 눈빛인가?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너무 좋았다. 저 사람
이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이거든. 앞이 적막 강산같이 어두워 비추이는 헷트라잇을 벗어
나면 흑막이었다. 지독하였다. 흑은 눈색까지도 잡아먹는가 보다. 그 어둠을 가르고
이 남자. 61세인 남자. 이제는 내 남자가 된 제임스와 둘이서 저 막장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 코너를 지나면 무엇이 나타날지? 어떤 상황이 펼쳐져 우릴 기다릴지?
어떤 난관이 도사리고 있을지? 짐작할 수 없이 닥쳐도 나는 제임스. 이 사람, 내 남편의
손을 잡고 혹은 끌고 나아갈 것이다. 이게 내게 주어진 운명인데, 나는 그 운명과 함께
갈 것이다. 나는 푸른 하늘로 훨훨 날 수 있었다. 아. 그건 아니다. 나만 그렇게 하면
어떤 삶의 의미가 없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를
책임지기 위하여 앞만 직시하며 달려가는 이 남자. 내 남편을 나는 운명으로 받아
들였다. 나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우리 가족과 함께 향유할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은 이 삶을 위한 것이다.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나는
이 남자를 만나지 못했거나 이 남자가 운명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잘 하고 있다. 김혜정 힘내자! 파이팅! 나는 나도 모르게 왼쪽 주먹을 꼭 잡고 위로 올렸다. 그걸 놀란 듯 잠깐 본 그 이가 말했다.
"혜정아! 혜정아! 왜 그래? 걱정돼? 나는 차에 앉으면 집중력이 절로 뛰어나는 사람이야. 더구나 옆에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여자 김혜정이 타고 있는데 한 눈을 다른데 팔 수 없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 나는 군대에서 내 몸과 마음을 사지에서도 살아나게 단련했었어. 이제 그게 내 사랑을 위해 극히 일부를 사용하는 거야."
와아~ 어쩌면 이렇게 말을 잘하는 거야! 이런 말 듣고 뽕 가지 않을 여자는 정말 여자가 아닐 거야. 내가 미치겠다. 의사인 내가 미칠 정도로 사랑에 폭 빠지게 하는 진정한 말을 하니 나는 감격하고 행복하고 그 사랑의 완전함에 온전히 돌아 미치고 싶었다. 내가, 이 닥터 김혜정을 그런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다니. 당신은 악마이다. 나는 그 악마에 잡힌 천사이고 ㅎㅎㅎ.
"아하~ 혜정아. 운전하는데 그렇게 안으면 어떡해."
"여보. 갑자기 여기서 이렇게 안고 죽어도 좋다 라 고 생각했어요."
"엥! 안되지. 내가 그렇게는 안 두지. 죽는 것 보다 함께 살아있는 것이 더 잘했다 라고 느끼게 만들 건데."
"아아아~ 여보. 당신 곁에서는 맘대로 죽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넘. 좋아서. 당신은 어디 있다 이제서야 나타난 거예요."
"하아~ 그건 내가 할 말이야. 혜정아. 너는 도대체 뭣이냐? 정말 정체를 밝혀봐. 어디서 이렇게 잘 빠지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혜정이가 나타난 거야?"
나는 그이의 말을 들으며 한없는 행복감을 느꼈다.
"사실, 저 혜정이는 요, 정말 잘났어요. 173cm의 키에 크고 까만 눈동자. 잘 솟아오른 팽팽한 가슴이며 탐스러운 엉덩이. 균형 잡힌 몸매. 늘씬하게 빠진 다리. 대학시절에도 의사로 라버레도에 근무할 때도 만나는 모두가 인정해 주었어요. 저는 목적도 이유도 없이 시간만 나면 뛰기도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몸을 단련했어요. 제 스스로도 목적이나 이유가 없었어요. 그런데 제임스. 당신을 만나고 나서 알았어요. 내 모든 것들의 목적과 이유가 오직 하나 당신을 만나기 위하여서 였고 당신과 평생을 사랑하며 살기 위하여서 라는 것을 요. 저는 정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당신이 저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었을 때서야 비로서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을 위하여서 인 것을 알았어요. 아아아~~~ 여보. 제임스. 사랑해요. 당신 만을 영원히 사랑해요."
"혜정아. 나 가슴이 뜨겁고, 감동에 빠져 운전도 제대로 못하겠다. 귀 막지 마. 사랑한다 김혜정! 한도 끝도 없이 사랑한다!"
그이의 목소리는 너무 컸다. 밤 하늘이 놀라 깨어날 정도로. 나는 또 그만 행복의 울음에 빠져 버리고.
"여보. 제임스. 저 앞에 사람이 서 있어요!"
나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리고 직업본능같이 먼저 손목의 시계를 봤다. 새벽 2시였다. 이 밤중에 이런 곳에 사람이 서 있다니. 내가 잘못 본 것일까? 제임스는 말없이 그 사람을 지나치며 나를 보았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도 못하고 제임스를 봤다. 그는 어떤 판단을 하는 것 같았다.
"혜정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겠지?"
그이는 심각한 얼굴로 나를 봤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다. 그러나 나는 의사 아닌가? 판단은 명확하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임스의 오른 손을 잡았다. 그는 차를 세우고 빽미러로 뒤를 보더니 차를 후진했다. 눈은 길을 덮어 온통 흰색이었다.
차가 오던 길로 뒤돌아 가자 그 사람이 주춤거리며 가까이 왔다.
제임스는 차를 멈추었지만 문은 열지 않았다. 운전석으로 온 그에게 창문을 열고 앞으로 서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헷트라잇 앞으로 가 섰다. 제임스는 좌와 우편 그리고 빽미러를 보며 뭔가를 찾았다.
"헤이. 무슨 일이요? What's happening? Why you are here?
"나는 호수 건너편 까마귀 마을에 사는 투앙카 카와타라고 합니다. 스키두가 고장 났어요. 저 좀 도와주십시오. I am Tuangka Kawata living the place of Raven over that lake."
"당신, 해드무스의 추장 다니엘 카와타를 압니까? You, do you know The Chief Danial Kawata of the Head-moose?"
"예. 압니다. 그 추장님은 저의 친척입니다."
서로 확인이 끝난 것이다. 그는 스키두가 돌아가는 길에 고장이 나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였다. 제임스는 내려 스키두를 끌고 컨테이너 뒤에 맺다.
"혜정아. 뒷 자리로 옮겨 타. 그가 옆 자리로 앉을 수 있게."
컨테이너 트럭은 뒷자리에 두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곳에 일회용 버너와 라면들과 슬리핑 빽이 있었다. 나는 내리지 않고 뒤로 넘어갔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닥터 스쟌나. 나는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제임스가 어떻게 소개를 했는지 그는 깍듯이 공손하였다. 170cm 정도에 80kg 정도되는 몸집이었다.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저희 마을 사람들은 코비드-19 이후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 바이러스나 질병에 취약하다고 순환 의사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 젊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먼 동네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사서 돌아옵니다. 저희 동네는 20 가족에 아이들 포함 70명이 살고 있으며 무스 등 고기와 쉐먼 등 생선을 잡아 가공하여 팔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펜데밐 이후 움직이지 못하여 정부 지원금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쉽게 올 것 같지 않은 백신을 기다리며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몇 명이나 있어요?"
내가 물었다.
"1살에서 10살까지가 6명있고 11살에서 22살까지가 5명입니다."
"여성은 요?"
"22살 이하 아이들 중 6명입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도움을 줘야 하는 때라고 생각했다.
"혜정아. 백신이 600명 분이라 하였지? 우리는 약 300명 되고."
ㅎㅎㅎ 나쁜 사람. 사랑하는 내 남자 제임스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렇다. 이래서 내가 죽도록 사랑하고 야 말 내 남편인 것이다.
"예. 당신의 뜻이 저 하고 같아요. 우리가 도착하여 해드무스 주민 전체를 접종하고도 남으니 도착 후 2~3일 후 모두 와서 맞게 하면 될 것 같아요."
투앙카는 너무 기뻐 눈물까지 줄줄 흘렸다. 고맙다고 연신 머리를 굽히며 인사하였다. 이런 일에도 숨막히는 감동을 가질 수 있다는 의사라는 직업에 감사했다.
"잠깐만요. 우측으로 가시면 호수를 건널 수 있고 좌측으로 가면 약 200km 돌아서 우리 마을로 가게 됩니다. 저는 호수길을 알고 있습니다."
제임스가 차를 멈춰 앞을 살폈다. 삼거리였다. 우측은 The Lake mempls라고만 팻말에 써져 있었다. 정상적인 길은 아니었다. 투앙카를 만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좌측길로 200km 돌아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제임스는 모험을 좋아하고 의협 적인 것 같았다. 그의 진정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 그는 우측으로 핸들을 꺾어 호숫가로 나아갔다. 투앙카를 믿고서. 나는 좀 불안하였지만, 두 사람을 믿었다. 뒤에는 약 600명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백신이 있음을 제임스는 알고 있다. 그가 스스로 백신이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잘 보관하였다.
"저 작은 섬이 보이지요. 그곳 앞에서 좌회전하여 가십시요. 우측으로 가면 깊고 얼음이 녹고 약해서 안되요."
제임스는 긴장하여 좌측으로 몰았다.
"이곳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직진하면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와요. 육지입니다."
제임스는 얼굴에 땀이 흥건하였다. 나는 수건으로 수시로 제임스의 이마의 땀을 훔쳤다. 정말 길을 모르고는 이 호수를 지금 같은 때에 건널 수는 없을 것이다. 이곳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지역이다.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하지 못한 채 물속에 수장될 것이다. 더구나 사방이 캄캄한 밤에. 엔진의 까라랑하는 소리가 들리고 차는 덜컹거리며 언덕을 올라갔다. 우리는 호수를 건넌 것이다. 그러나 내려 그 호수를 볼 수 없었다.
나는 이제서야 피곤하고 졸음이 왔다.
왁자지껄 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그때 제임스가 말했다.
"혜정아. 마을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나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눈을 떠 앞을 보니 투앙카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헷트라잇을 보자 놀라며 소리쳤다.
우리는 투앙카를 내려놓고 그의 스키두도 분리해 돌려주고 작별의 인사를 하였다.
"닥터 김혜정. 천사 님. 2틀 후 저희 부족들을 모두 데리고 해드무스에서 뵙겠습니다. 안전하게 잘 가십시요. 감사합니다."
그들 모두는 백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며 좋아하였다.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우린 밤길을 뚫고 나아갔다.
"여보. 졸려요."
"혜정아. 조금만 참아. 저쪽에 트럭스탑이 있으니 그곳에서 잠 좀 자고 가자. 오케이?"
트럭스탑(Truck Stop-캐스 스테이션, 컨비니언스, 모텔 등이 함께 있다)은 고요하였다. 시각은 아침 8시였다. 스토어도 깨스바도 모두 침묵하였고 움직임이 없었다. 제임스는 적당한 곳에 차를 정차하고 제대로 잘 왔는가 밖에 나가 차를 살피고 있었다. 나도 밖으로 나갔다. 맑고 상쾌한 차가운 공기가 폐부속으로 들어왔다. 졸음이 더 급했다. 우리는 뒷 공간으로 넘어갔다. 공간은 둘이서 겨우 누울 수 있었다. 제임스는 침낭을 폈고 나는 브라쟈와 팬티만 입고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처음 경험하는 오침(午寢)이었다.
"제임스. 당신도 런닝셔츠와 팬티만 입고 들어와요. 제 몸 온도로 당신의 피곤함을 풀어주며 잘 거예요."
"ㅎㅎㅎ 혜정아. 원래 침낭에는 얇은 옷만 입고 들어가 자야 돼. 안이 뜨뜻하거든. 그래. 좋다. 혜정이 당신이 잘 따뜻하게 해 줘봐. 기대되는데."
"여보~ 그래도 좀 좁아요."
"괜찮아. 좁으면 당신이 내 위에 누워서 자면 돼."
"진짜? 내가 당신 위에? 우와~ 이 세상에서 제일 좋고 값비싼 침대에서 자는 거예요? 혜정이 너무 호강하는 것 아니 예요."
나는 정말 그이의 천정을 보고 반듯하게 누운 몸 위로 올라갔다. 비록 면 런닝 셔츠와 팬티가 방해였지만, 너무 좋았다. 그이의 숨소리가 다 느껴졌다. 그이는 두 팔로 나를 꼭 안았다. 나는 발을 맞췄고 머리가 그이의 턱에 다 아서 가슴을 베고 자야 했다. 이대로 잠을 잘 수 있을지 나는 믿지 못했다. 벌써 그이의 내 물건이 내 속에 들어오고 싶은 지 자꾸 찔렀다. 내 가슴도 두근거리며 숨소리도 커졌다.
"여보~ 나 어떡해요~ 당신 것 내 속에 넣은 채 자면 안되요?"
"으하하하~ 혜정아. 그렇게 해서 잘 수 있을 것 같아? 우린 3시간만 자고 일어나 출발해야 돼. 거의 다 왔어. 내일 새벽에는 도착할 거야. 그런데 왜 당신 나의 혜정이는 목소리까지 아름다워 듣는 나를 늘 설레게 하는 거야. 어서 멋진 침대위에서 좋은 꿈꾸며 잘 주무십시요. 왕비님."
"아이잉~ 나는 하고 싶은데… 여보. 졸려요."
'꽝'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나는 그이의 옆에서 자고 있었다. 그이의 숨소리는 고르고 좋았다. 그이도 옆으로 누워 나를 안고 자고 있었다. 나는 손에 잡히는 것을 만져 보았다. 그이의 것을 잡고 자고 있었다. 이런! 내가 그렇게 자다니. 무의식 중에 그이의 팬티에 손바닥을 넣고 잤던 거다. 으하하하. 나는 그이가 깨지 않게 내 것을 꼭 잡고 눈을 감았다. 너무 졸렸다. 그리고 놀라 눈을 뜨니 제임스는 없었다. 나는 놀라 소리쳤다.
"여보! 제임스! 어디 계세요?"
금방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혜정아. 나 여기 있어. 이제 일어나 샤워하고 커피 마시자."
"여보. 여기서 어떻게 샤워를 해요?"
"이리 내려와. 내가 찾았다. 모텔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어. 돈도 금방 지불했거든."
시각은 오후 1시였다. 샤워를 마치고 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밖에는 사랑하는 그이가 fox 털이 달린 후드가 붙어있는 케나다 구스 점퍼를 들고 기다렸다. 눈 덮인 사방은 고요하였고 움직이는 것들은 없었다. 오직 제임스와 나 둘이었다. 백색의 나라에 선남 선녀같이 우리는 커피를 들고 차로 돌아왔다.
"여보. 나 키스 고퍼요."
"ㅎㅎㅎ 그래. 나의 혜정이 뭐든 고프면 안되지. 이리 와."
맑은 기분에 그이의 입술까지. 나는 혀를 그이의 입술을 열고 들이 밀었다. 입안이 뜨거웠다. 그이는 그만 나를 꼭 안고 내 혀를 흡입하여 그이의 입안에서 가지고 놀았다. 우리는 온 몸이 뜨겁도록 키스만 했다. 이그. 키스만 했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든든하게 신은 부츠로 눈 장난을 하고 그이는 심각한듯 담배를 피며 멀리 산야를 보다가 나를 보다가 하였다. 나는 저 모습이 참 좋았다. 늘씬하게 커서 보기 좋은 몸매에 든든한 듯 보이는 눈 땅을 꽉 밟고 디딘 강건한 다리. 참 잘 생겼다. 왜, 여자들은 저 남자를 지금까지 혼자 살게 내버려 두었을까? 나는 그 생각을 하다 깜짝 놀랐다. 나, 혜정이를 기다리고 있었잖아? 맞았다. 나는 너무 기쁘 눈 속을 달려가서 그이의 품에 팍 안겼다.
"왜? 무슨 일이야?"
"이그~ 여자들은 요, 사랑하는 남자 품에 폭 빠져 이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지금이 그때여요. 그냥 안아만 줘요. 여보~ 저는 당신의 사랑에 언제나 목이 마르고 고파져 있어요. 아마도 당신의 사랑으로 마시고 채워도 마르고 고플 걸요. 이제 당신 큰일났다. 어떻게 다 퍼붓고 채울 거예요."
"혜정아. 사랑해~ 당신을~ 영원히 사아랑해. 당신은 내 목숨~ 당신은 내 인생~. 내 인생, 당신과 우리 애기 위하여 노력과 애정과 눈물과 인내와 피와 땀,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 아~ 바치리라~. 운명의 신이여~ 우리 사랑, 바르게 잘 가게 지켜 주 소서~ 끝."
"으아아앙~ 으흐흑~ 으아앙 흑흑~ 여어보~ 사랑해요. 저는, 이, 김혜정은 너무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요."
"안되지. 안돼. 혜정아. 사랑한다 혜정아. 너를 나에게 주려고 운명은 이렇게 긴 시간을 시련과 고통과 인내를 시험하였다. 나는 너를 만나려고 다 견디어 내고 이제 이렇게 너를 안고 있는 거야. 너를 놓치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 혜정아."
우리는 즉석 신파를 하였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사랑의 대화로 운명의 신도 만족하고 행복하도록. 그런데, 나는 정말 놀랐다. 이 남자.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인가? 천재 같은 의사인 나를 옴 짝 달싹 하지 못하게 말과 행동과 목소리와 똑똑함과 순수한 마음을 다 범벅 한 사랑으로 꼭 꼭 싸 안아 버리다니. 냉정하게 생각해도 내 사랑 61살 제임스는 무서운 사랑의 남자이다. 나는 이제 죽었다.
"혜정아!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해. 어서 이 페이지 넘기고 힘차게 출발해 야지."
"참 나 원. 당신은 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없게 큰 산으로 와서 저 혜정이를 사로잡나요? 왜요? 느슨하게 허점 있게 사랑하면 안되요?"
"ㅎㅎㅎ 혜정아. 나는 허점투성이란다. 이제 나의 혜정이가 그것을 좀 매워 주면 안될까?"
"진짜? 저는 언제나 오케이여요. 제가 의사잖아요. 의사. 당신의 주치의. 와아~ 멋지다아~"
정말로 제임스와 말하는 순간 순간이 재미있고 즐겁고 신났다. 그의 목소리가 나를 감격하게 하고 재치가 나를 웃기고 열정이 나를 피어나게 하였다. 그와 차를 타고 가는 시간이 이렇게 즐겁지 않을 수가 없었었다. 그이가 말하지 않았으면 나는 끝까지 가는 걸로의 착각 속에서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혜정아. 드디어 무소니에 도착한다. 여기서는 전화도 될 것이다. 40분 정도면 해드무스에 도착 예정입니다."
지금부터 내 삶의 새로운 장은 사랑하는 남편 제임스와 함께 시작한다. 저 곳 가까운 곳에 비행기 불시착으로 죽을 것 같은 시간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결혼하여 함께 이곳으로 돌아와 김혜정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제임스와 함께. 저이가 없으면 나도 없는 것이다. 힘내자. 김혜정. 내 육체와 정신을 갈고 닦아 제임스에게 늘 힘이 되는 멋지고 아름답고 싱싱한 세상에서 하나 밖에 둘도 없는 아내. 엄마 김혜정이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하여 모든 것이 있는 것이다. 나는 마음의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였다.
"혜정아. 도착한 후 곧 무엇부터 해 줄까?"
저이의 생각은 언제나 저렇다. 저게 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다. 어찌 고맙고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보. 제임스. 준비된 컨테이너가 있다고 하셨지요? 그 안에서 책상과 의자만 있으면 먼저 백신 접종을 하고 싶어요."
역시 김혜정이었다. 내가 바라는 생각과 같았다. 설사 아니었다 해도 나는 좋았다. 저 아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해 줄 것이니까. 나는 그렇게 남은 삶을 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헤이. 다니엘. 30분 후에 도착한다. 컨테이너 안에 책상과 의자 그리고 벽 쪽에 10여개 기다림용 의자를 준비해 주게. 도착 즉시 코비드-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물론 확실하지. 옆에 닥터 스쟌나가 함께 있네."
스마트폰을 혜정이에게 넘겨주었다.
"추장님. 지금 말씀하시어도 돼요. 늦어도 지금부터 50분 후에는 접종을 시작합니다. 주민 모두 접종할 수 있어요. 노약자, 어린아이들, 임산부들 그리고 나머지 순서대로 요. 아셨지요. 아직까지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셨지요? 제가 가서 다시 한번씩 확인하고 이상 없는 사람들에게 접종할 거예요.”
다시 내가 건네 받았다.
"다니엘. 자네 와이프 좀 도와줄 수 있겠나?"
"메리는 환영합니다. 뭘 준비할까요?"
"접종이 끝난 사람들은 바로 라면을 먹을 수 있게 큰 냄비 좀 많이 깨스 스토브에 올려 물을 붓고 끓일 준비. 내가 무소니에서 일회용 그릇과 젓가락을 사서 준비하겠네. 오케이?"
추운 겨울에는 뜨거운 국물이 있는 라면이 제격일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이 아니다. 우린 얼음 낚시하며 해 먹어 봤었다.
"햐~ 여보. 제임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하셨어요. 저도 먼저 먹어야 겠는데요."
"당연하지. 우리 모두 먹으며 축제같이 접종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아. 당신이 이 모두를 멋지게 해 낼 거야. 피곤한 것이 걱정이지만. 밤새 달려오느라 잠도 부족하고 몸도 힘들테니 당신이 걱정이다. 혜정아."
"예. 걱정 마세요. 저도 신나게 할 거예요. 저는 당신과 같이 하는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의사의 보람이니까요."
고마웠다. 사랑스러웠다. 나는 혜정의 손을 꽉 잡았다. 우리는 무소니에 잠시 들러 코스코에서 라면과 일회용품들을 구입했다. 주로 혜정이 고르고 나는 카트에 집어넣고. 우린 즐거웠다.
드디어 해드무스에 도착했다. 시각은 오전 11시였다. 그저께 밤 9시가 가까운 시각에 출발하여 2박 3일을 달려온 것이다. 나는 견딜 수 있지만, 저 어린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 왔다. 빨리 마치고 혜정이를 뜨거운 물에 푹 담아 모든 피로를 풀게 해 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백신접종은 순서대로 잘 되었다. 혜정은 차에서 내려 바로 가운을 입고 백신과 필요 물품들을 임시 진료소인 컨테이너로 옮겼다. 물론 헤드무스 청년들이 그 일을 다 했다. 그들은 혜정이를 깍듯이 의사 선생님으로 모시며, 존경하며 순종하였다. 다니엘은 주민 모두를 모이게 하여 확진 가능성을 물었다. 물론 옆에는 의사 가운을 입은 닥터 리가 함께 했었다. 다행이도 아직 확진자는 없었다. 그리고 바로 접종을 시작하였다. 접종하는 사이 내가 밖에 나가보니 밖에서는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임시 천막 안으로 가서 뜨거운 라면을 훌훌 불며 먹고 있었다. 다니엘과 그의 와이프 메리와 그의 딸 엘리사가 잘 하고 있었다. 아마도 완전하게 접종을 끝내자면 3달 정도가 필요할 것이다. 그 사이 라벤 마을에서도 60~70명 정도가 올 것이고. 하루에 40 내지 45명 정도 밖에는 더 빠르게 할 수 없었다. 나는 다니엘에게 투앙카 카타와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3일 후 2회에 나누어 와서 접종할 수 있다고 전하길 부탁했다.
온타리오(Ontario) 북쪽에는 두 종류의 원주민들이 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하나는 원래의 주민 즉 (Indigenous or First Nation)이고 1800년대 초반에 건너 온 프랑스인 들과 원주민 사이에서 탄생하여 자란 사람들은 Metis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분류하여 적대시하였지만, 최근에는 동일시되었고 캐나다 정부에서도 원주민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곳 해드무스에도 10여명 무소니에도 천여명 이상 하여 전체 약 5000여 명이 무소니와 해드무스 등 인근 지역에 살고 있다. 나는 이도 저도 아니지만, 서로 악 감정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맞을 것이다.
임시 진료소에 들어가니 혜정이 웃으며 맞아 주었다.
곁에서 이제 18살인 아이야나와 12살인 칠남이 도와주고 있었다. 그들 둘은 여자 아이들이다. 혜정을 잘 따르고 있었다.
첫댓글 아고 부러워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