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작 코난 더 바바리안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영화인데 아주 날것의 남성적인 영화입니다. 한 20번쯤 본것 같은데 정말 명화라는 생각이 볼때마다 듭니다. 최종병기 활도 봤는데 사실 이 영화는 활이라는 소재를 충분히 살린 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오락영화의 전형이었습니다. 반면 코난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묵직합니다. 등장인물이 근육질이라 그렇다는게 아니라 영화 자체의 톤이 정말 그 epic스러운 환상의 시대의 질감을 100프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단군시대쯤 되는 시대에 활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면 이와 비슷한 느낌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락영화에 단지 활이 쓰였다는 차원이 아니라 활을 둘러싼 그 시대의 정황, 분위기가 조화가 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활의 민족인데 이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고 실제로 안시성 이라는 영화가 그 질감을 부분적으로 구현했습니다. 가령 당테종이 고구려 활을 보면서 그 화살촉을 일컬어 흑요석 운운하는 장면이나 고구려 여자 무당이 화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등은 영화상에서는 짧게 표현됐지만 영화 코난에서 느꼈던 그 고대의 분위기가 실감나게 다가오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안시성이 최종병기 활 보다 활이라는 소재를 잘 살린 영화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안시성이 활 영화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활이 가진 그 유장한 역사적인 내력이 영화적으로 표현되면 정말 좋겠다는 것입니다. 같은 김두한 이야기라도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전혀 질감이 달랐지요. 그 누가 김두한이 싸움왕이라는 걸 몰라서 그 영화를 봤겠습니까? 어떻게 표현되느냐 그것이 궁금해서 본 것이지요. 우리에게도 임권택 감독의 김두한에 해당하는 그런 활 영화가 한 편 나온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첫댓글 환상의 시대 활에 대한 영화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구대 암각화의 활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정진명 선생님께서 시나리오를 쓰시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번쩍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