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댄스 페스티벌 (마지막 날)

[구봉골 선비]

갑천을 바라보며 그대의 느슨한 허리 완만한 물결 부드런 머리 포근한 가슴 풀섶으로 스며 허리띠를 푼다 허망한 항구 선술집보다 정답게 잔 나눌수 있는 허드렛집보다 맑은물 흐르는 포근한 길 엉겅퀴 휘날리던 가을 강가 길고 아득한 강둑길 마음 놓고 손잡고 정담 나눈다 거세게 왈칵 큰소리 내던 우리의 백제무사도 백성도 너무 서럽게 갑천을 좋아하던 이고장 시인도 춤추고 노래하며 흰고무신 벗어던진곳 아,  안으로 흐르는 더운 숨결 한겨울 흩날이는 눈송이도 한여름 거칠게 쏟아진 소낙비도 쏟아져 범벅되어 흘러간다  ( 최원규 시 )		계족산 노을 계족산 노을은 그대에게 무엇이 되나요 발밑의 풀잎을 느끼며  차오르는 바람의 정원 낮달 그리메가 스쳐가는 산정에 귀 대이면 능선을 가로질러 돌아온  한 점 물초롱 새가 피나무 가지에서  푸르르 제 공명에 떠네요 계족산 풀잎은  그대에게 무엇이 되나요 가만 귀 기울이면   먼 지평에 닿는 낮과 밤 노루귀 수풀속 낮달과 맞대며 서로의 먼 거리에 한 줄기 바람 불때 계족산 노을은 그대에게 무엇이 되나요  ( 강희안 시 )

                                                                                                                       대전시립무용단

슬 픈 인 연

단한번 눈 마주침으로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슬픔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를 그리워 하면서도 못 본체 했고

사랑하면서도 지나쳤으니

서로의 가슴의 넓은 호수는 더욱 공허합니다

자신의 초라함을 알면서도 사랑은 멈출줄 을 몰랐고

서로가 곁에 없음을 알면서도 눈물은 그칠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 눈물을 흘릴줄 압니다

이들을 우린 슬픈 인연이라 합니다 ( 윤동주 시 )

                                                                                                                                                  천안시립무용단

옹 이

나무에 박힌 옹이는 겨울을 나는 새순이었고

자궁에 태를 연결하듯 나무 깊이 박혀 있든 가지였다.

누군가가 또는 무엇인가가 나에게 옹이처럼 박혀

나의 에너지를 왜곡한다

그 에너지의 왜곡을 견뎌내려는 노력이 나를 나로 만들어 간다

더 진지하게 인생을 바라보게 한 것

더 강하게 인생을 붙잡고 있는 것

또 삶의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한 것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

내가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옹이가 내게 준 선물이다.   ( 류시화 시 )

                                                                                                                                                    대전시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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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준]

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