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예작가의 소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을 읽었다. 꿈을 제작하고 파는 황당한 이야기다. 값은 후불인데 설렘, 흥분감, 뿌듯함, 감사함, 죄책감, 상쾌함 등이다. 눈꺼풀 저울, 녹털루카(거리에 버려진 잠옷이나 수면양말을 치우고 세탁하는), 레프라혼 요정이라는 것도 등장한다. 죄책감 분말을 넣은 초콜릿이 나왔을 때 기발한 생각이 배가 되었다. 동물도 꿈을 꾸고 제작자는 동물의 시선으로 꿈을 꾼다~~ 도시 전체가 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잠옷과 수면양말만 신고 생활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상점들 중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이 제일 유명하고 주인공 페니도 그 백화점의 직원이 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인다. 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민원관리국과 캠퍼니구역, 세탁실로 쓰이는 동굴도 특별한 기차를 타야 하고 출입증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신이 꾸고 싶은 꿈을 사서 잘 때 그런 꿈을 산다. 참 대단한 발상이다.
나는 제법 많은 꿈에 시달렸다. 제일 처음은 초등하교 육학년 때였다. 언니 친구의 엄마가 언니 친구를 찾으러 왔다가 우리집서 쓰러진 적이 있었다. 어찌할 줄 모르는 우리 부모님이 그 아줌마를 눕혀놓고 숨을 쉬게만 하셨다. 그런데 자고 있던 내 꿈에 까만 고깔모자를 쓴 악령들이 우리집 담장을 넘어들어왔다. 내가 악을 쓰니까 촛불을 켜고 아버지께서 괜찮다고 가슴을 고요하게 두드려주었다. 삼십 분 쯤 지나자 잠이 들었다고 아버지께서 전해주셨다. 그 이후 그 아줌마는 자기집에 돌아가 바로 돌아가셨다. 최근까지도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면 항상 초상이 났다. 그리고 엄마가 나타나면 반드시 오빠한테 연락이 오고 내가 아프다. 그리고 개가 나타나면 아들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불이 나면 돈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무의식에 깔려있는 꿈이 이해되었다. 잠에서 깨면 또렷이 기억하기도 하고 그래서 찝찝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새로 태어난다는 생각에 잊으려고 애쓴다.
꿈을 제작하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한 손님에게 작품을 판다는 기획이 소설로 탄생하는 그럴 듯한 작품이다.
'지금이 행복에 층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