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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크메니아 원문보기 글쓴이: **불꽃남자**드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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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트리시티 세상을 바꾸는 세 바퀴! 트리시티는 국내에 정식으로 공급되기 전부터 병행수입을 통해 일찌감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사실 앞 바퀴가 2개인 스쿠터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흔하지는 않지만 mp3를 비롯해 3바퀴 스쿠터가 간간히 소개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삼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는 이유는 트리시티가 이전과는 달리 대중보급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전과는 달리 나와 관계없는 모델이 아니란 뜻이다. 배기량 125cc로 원동기 면허만 있으면 탈 수 있어, 가장 방대한 소비자 포섭범위를 갖는다. 트리시티는 제품과 상관없는 몇 가지 장애요소만 잘 해결한다면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을 것임에 분명하다. 핵심은 2개의 앞 바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보통의 스쿠터를 보는 기준과 다를 바 없다. 트리시티의 가치는 이 2개의 앞 바퀴가 가진 장점만큼 평가될 것이다. 정말 장점인지, 단점은 없는지, 장점이라면 보통의 스쿠터보다 얼마만큼 경쟁력 있게 차별되는지 꼼꼼히 보도록 하자. 두 바퀴와 세 바퀴의 선입견! 일단 2개의 앞 바퀴는 눈으로 봤을 때 든든해 보인다. 자연히 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실제로도 더 안전하다. 하지만 우리가 순간적으로 보고 떠올렸던 안전과는 거리가 있다. 앞/뒤 바퀴가 2개인 보통의 바이크를 보면 넘어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달리고 있는 바이크는 물리적으로 넘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3바퀴인 트리시티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보통의 2바퀴와 다르지 않다. 앞 바퀴가 2개라서 버티고 서있을 것 같지만, 트리시티에겐 스스로 버티고 설 힘이 없다. 단지 그럴 수 있을 것같아 보일 뿐이다. 앞서 말했듯이 달리고 있는 바이크는 애초에 잘 넘어지지 않으니, 버티는 힘이 없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차이가 없다면 왜 바퀴를 3개나 달아놓은 거야? 인간들이 자꾸 2바퀴는 불안하고 안전하지 않다고 하니까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물론 그런 부분도 있다. 그리고 그 건 분명한 장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바이크는 타고 싶은데 가족이나 주변의 반대가 심해서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건 바퀴가 3개라 안 넘어져"라고 말하면 간단히 속을 것이다. 극렬하게 반대하던 아내도 3바퀴의 트리시티라면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자기도 타겠다고 덤빌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이크에 관심이 없거나, 타고는 싶지만 위험할 거라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던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2바퀴와 차이가 없음에도 말이다. ^^) 선입견 때문에 어려웠던 바이크였는데 도리어 선입견을 이용하게 될 줄이야..... 균형 그렇다면 3바퀴여서 좋은 점을 보자. 내가 봤을 때 트리시티의 최대장점은 균형이다. 보통의 스쿠터에서는 불가능한 균형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스쿠터는 구조적으로 뒤가 압도적으로 무겁다. 하지만 트리시티는 앞/뒤 무게가 정확히 50대 50이다. 직접 달려보면 주행품질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 이 주행 안정감은 거의 매뉴얼 바이크에 가깝다. 보통의 스쿠터는 좌측의 사진 같은 구조로 되어있다. 엔진을 비롯해 미션, 머플러, 에어크리너가 모두 뒤에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한 덩어리로 되어있고, 심지어 서스팬션과 함께 위아래로 마구 움직인다. 배기량에 상관없이 단기통 스쿠터는 다 이런 구조로 되어있다. 스쿠터의 주행품질이 나쁜 건 이 때문이다. [스쿠터 구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탐구생활 스쿠터의 진실 편을 참고 하세요] 이 태생적인 불균형을 극복하고자 연료 탱크를 시트 아래가 아니라 핸들이 있는 앞쪽에 배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너무 저렴한 모델에는 사용할 수 없다. 저렴할수록 주행품질이 나쁜 건 이 때문이다. 앞 바퀴가 2개라는 것 빼고는 트리시티의 구조도 보통의 스쿠터와 같다. 그런데 균형이 좋다는 건 앞이 무겁다는 뜻이다. 바퀴 두 개와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들 덕분에 앞이 무거워져서 얻은 효과다. 트리시티의 무게는 152kg으로, 동사의 시그너스125X 보다 32kg무겁고, 혼다의 PCX에 비해서는 26kg 무겁다. 엔진출력이 10마력 내외인 125cc 스쿠터에게 무게가 무겁다는 건 분명한 단점이다. 단지 그 무게가 앞쪽에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덕분에 멈춘 상태에서 출발할 때,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좀 떨어진다. 스쿠터에 사용되는 125cc단기통 엔진은 공랭식의 경우 9마력 내외이고, 수랭식은 12마력 내외다. 트리시티의 수랭식 엔진은 11마력이다. 토크도 딱 1kg-m다. 크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좀 아쉽다. 공랭식 엔진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통상 최신의 수랭식 엔진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차체도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가속성능은 공랭식 125cc 스쿠터들과 비슷하다. 출발가속은 무게 때문에 약간 굼뜨지만 짧은 순간이고, 속도는 잘 붙는다. 70km/h까지 쭉~나가고 이후 느려지는 가속은 꾸준히 100km/h까지 올라간다. 딱 공랭식 스쿠터의 가속패턴이다. 도로환경이 괜찮다면 110km/h까지도 나간다. 약간 내리막이나 공기저항이 약한 터널에서는 120km/h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시승 중에 본 최고속도는 121km/h였다. 중요한 건 이때에도 엔진 회전한계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다. 공랭식 엔진 중에는 105km/h정도에 다다르면 회전한계로 밸브가 튀면서 뒤에서 잡아 끌듯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델도 많다. 회전한계이기 때문에 내리막길이더라도 속도는 더 붙지 못한다. 트리시티의 엔진은 한계영역이 높은 편인 거다. 3바퀴의 장점을 실감하는 순간은 비가 오거나 지하철 공사구간처럼 미끄러운 도로를 달릴 때다. 심리적 불안감이 덜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직진이던 코너던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125cc스쿠터가 넘어지는 건 너무 눕혀서 쓰러지거나, 앞 바퀴가 미끄러지는 순간이다. 애초에 125cc 스쿠터는 뒷바퀴를 출력으로 미끄러뜨릴 힘이 없다. 설령 미끄러지더라도 뒤가 미끄러지는 건 중심을 잡기 수월하다. 미끄러질까 봐 불안한 건 앞 바퀴다. 트리시티의 앞 바퀴는 2개다. 그렇다면 접지력도 2배일까? 접지면적은 2배일지 모르나, 앞 바퀴에 걸리는 무게를 나누어 분담하고 있기 때문에 접지력이 2배가 되는 건 아니다.(1.5배쯤 되지 않을까?) 아무튼 보통의 이륜 바이크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다. 앞 바퀴는 동력을 전달하지 않고 단순히 구르고 있을 뿐이어서 아무리 미끄러워도 직진을 할 때 미끄러지는 일은 없다. 앞이 미끄러지는 건 브레이크를 잡거나 차체를 조금이라도 기울였을 때다. 트리시티의 앞 바퀴가 미끄러지려면 2개의 바퀴가 동시에 미끄러 져야만 한다. 순간적으로 한쪽이 미끄러지더라도 다른 한쪽이 마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미끄러졌던 바퀴도 다시 마찰력을 회복한다. 결과적으로 앞이 미끄러질 확률은 매우 낮다. 트리시티는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보통의 바이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 역시 2개의 앞 바퀴 덕분인데, 어지간히 불균형한 노면을 달려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그림에서처럼 돌출된 노면을 지나더라도 다른 한쪽 바퀴가 노면을 지지하고 있다면 평지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간다. 보통의 바이크라면 앞쪽 포크가 수축하면서 차체를 위쪽으로 떠밀게 되지만, 트리시티는 균형을 잡아주는 평행 사변형 링크(Parallelogram Link)가 기울어 주기 때문에 현가장치가 충격흡수를 위해 수축팽창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차체의 위아래 움직임이 최소화 된다. 이 효과는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확실히 알 수 있다. 정면으로 타고 넘을 때는 차이가 없지만, 사진에서처럼 한쪽만 걸쳐서 넘으면 출렁임이 거의 없다. 자동차로 이렇게 과속방지턱을 넘어본 사람은 잘 알 거다. 티리시티는 평행링크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서 보다 출렁임은 더 덜하다. 바퀴마다 2개의 포크가 붙어있어 앞쪽에만 총 4개의 포크가 달려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뒤쪽만 스프링이 들어있는 진짜 포크이고, 앞쪽은 구조적 강성확보를 위한 포크모양의 지지대다. 브레이크 부위에 커버가 달려있어 디스크와 켈리퍼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한다. 켈리퍼는 닛신제 단동식 1피스톤이지만, 양쪽으로 달려 있어서 제동력은 충분하다. 간단히 생각해도 125cc 스쿠터에 더블디스크라는 건 이미 오버스펙이다. 앞쪽 휠의 크기는 14인치로 뒤쪽(12인치)보다 크다. 바퀴가 큰 편에 속하는 혼다 PCX와 같은 크기로 휠하우스 공간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다리를 놓을 공간은 제한적이다. 발 앞쪽이 마치 벽처럼 수직으로 서있어서 다리를 뻗을 수 없다. 스쿠터를 탈 때 다리를 뻗는 건 편한 이유도 있지만 제동 시에 몸을 지지하기 좋기 때문이다. 니그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브레이크로 쏠리는 몸을 자연스레 다리로 버티게 되는데 트리시티는 구조상 책상다리 자세로 제한된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 달리고 있으면 왠지 모범적이고 바른 학생이 된 기분이 든다. 핸들 아래쪽엔 짐고리가 있다. D링 방식은 아니지만 도드라진 끝부분 덕분에, 어지간해선 걸어놓은 짐이 이탈하지 않는다. 정 걱정된다면 걸은 후에 닫아버리면 된다. 작동감, 제질, 마무리도 깔끔하다. 엠보싱 표면처리 된 플라스틱 커버는 고급스럽고 오염이나 스크래치에도 강하다. 작은 계기반은 의외로 많은 양의 정보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구성이 잘 되어있어서 번잡스럽지 않고 시인성도 좋다. 시계 아래쪽에는 설정된 주행거리에 다다르면 V벨트 교환/오일교환 시점을 알려주는 표시가 나온다. 주행거리계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2개의 임의 거리계(트립미터)와 오일, 벨트 거리계, 총 누적 거리를 표시해준다. 이로써 오일을 언제 갈았는지, 벨트를 교환하고 얼마나 달렸는지 감으로 때려 맞추는 일 없이, 정확한 교환 시점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차계부를 쓰는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기에, 야마하의 이런 배려는 무진장 고맙다. 좌측 컨트롤박스는 기본적인 기능만 담고 있다. 상향등을 일시적으로 점등시키는 패싱 라이트 기능이 빠져있는 건 아쉽다. 우측 컨트롤박스엔 시동 스위치만 있다. 위쪽 빈 공간엔 비상등 스위치가 있었어야 할 텐데 없다. 비상등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 스쿠터가 더 많지만, 없는 건 역시 아쉽다. 경쟁모델 중엔 엔진스톱 스위치까지 갖춘 것도 있다. 제동입력장치는 전/후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 하고 있어서 유압식 마스터 실린더가 사용된다. 트리시티의 브레이크는 연동방식인데, 뒤 브레이크를 잡으면 앞/뒤가 연동된다. 좌측 브레이크 레버에 달린 와이어가 반대쪽 레버에 연결된 아날로그 식 구조다. 앞쪽 브레이크는 독립적으로 작동된다. 스로틀 와이어는 별도의 리턴 와이어가 달린 2가닥짜리다. (125cc모델엔 리턴와이어가 따로 없는 1가닥 짜리가 많다.) 트리시티엔 주차브레이크가 없다. 이 와이어가 당겨진 상태로 고정해주는 장치만 있어도 주차브레이크 기능을 할 텐데 아쉽다. 뒤쪽 브레이크 역시 닛신제 켈리퍼가 사용된다. 디스크는 앞쪽보다 10mm 큰, 230mm 디스크가 적용되었다. 뒤쪽 쇽업저버는 경량스쿠터에 흔히 사용되는 외발형식이 아니라, 알루미늄 스윙암과 결합해 양쪽으로 지지한다. 튼실한 구조이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약한 느낌이 든다. 앞쪽이 워낙 든든한 구조라서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하 운동범위는 97mm다. 스트로크: 97mm 댐핑 포스: 230 ±46N/0.3m/s 수랭식 엔진이라서 프로펠러 대신에 라디에이터가 달려있다. 눈으로 봤을 때 PCX에 비해서 약간 커 보인다. 125cc엔진에 적합한 크기로 생각된다. 250cc엔진을 혼용하는 모델인 SUZUKI 버그만125와 SYM의 GTS125i에 비해서는 확실히 작지만, 작다기보단 이 모델들이 너무 큰 것이다. 트렁크 공간은 20리터로 헬멧 하나가 딱 들어가는 공간이다. 125cc스쿠터로는 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경쟁모델들 중에는 헬멧은 물론 여분의 공간도 넉넉한 것이 적지 않다. 트리시티의 트렁크 공간이 최소화 된 이유는 트렁크의 주된 공간이 되는 부분에 연료탱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트는 90도 각도로 크게 열리는데, 유압장치나 스프링 같은 고정장치가 없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트리시티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스톱퍼가 없는 건 의외다. 기본공구는 시트 아래 달려있는 드라이버가 전부다. 하지만 기본공구라는 것을 실제 사용하는가를 생각 했을 때, 오히려 사용 빈도와 유용성은 더 높아 보이기도 한다. 연료탱크 뚜껑은 그냥 손으로 돌리면 된다. 시트를 열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열쇠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로써 주유할 때마다 열쇠를 빼고 끼우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주유 중에 연료가 넘쳐도 다시 연료탱크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연료탱크 앞쪽의 커버를 열면 배터리 선과 퓨즈박스가 나온다. 연료탱크의 용량은 6.6리터로 125cc스쿠터로서는 평균적인 사이즈다. 시승 중 측정한 실제연비는 32~35km/L 정도로 신차상태임에도 좋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비교적 차체중량이 무겁고, 3개의 바퀴로 인해 구름마찰이 높아져서 연비에서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의 면모다. 동승자 발판은 수납식으로 사용할 때만 빼고, 평소에는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전면부는 차량의 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티리시티의 디자인은 날카로우면서도 세련되고 잘 정리되어있다. 근 미래적인 이미지로, 역시 디자인의 야마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키 온을 하면 포지션 램프가 점등된다. 보통 포지션 램프는 작은 사이즈로 디자인 되거나, 전조등 안쪽에 번데기 전구를 넣어 약식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트리시티의 포지션 램프는 굵은 면적의 라인으로 구성되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보기에도 멋지다. 전조등의 광량은 평범한 수준이다. 계기반의 백라이트는 흰색으로, 회색 빛을 띈다. 야간에도 시인성은 확실하다. 주행느낌은 보통의 2륜 바이크와 차이가 없다. 앞 바퀴가 2개라는 걸 의식하면서 타면 좀 다르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한참 달리고 있다 보면 앞 바퀴가 2개라는 사실을 순간 까먹게 된다. 의식하고 있었기에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뿐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완전히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개의 앞 바퀴는 마찰면적이 넓기 때문에 마찰저항이 더 많다. 마치 유압식 스티어링 뎀퍼를 약간 조여놓은 느낌과 흡사하다. 이 느낌은 멈춘 상태에서 끌어서 이동하거나, 막 출발할 때처럼 극저속 상황에서 크게 느껴진다. 일단 달리기 시작한 후에는 느낌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보통의 2륜 바이크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앞쪽의 마찰면적이 넓어져서 좋은 점은, 운전자가 안정감을 크게 느끼게 된다는 거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단순히 마찰면적만 넓다고 생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냥 마찰면적만 넓어지면 부정적인 효과가 부각된다. 실제로 같은 바이크에 앞 바퀴 사이즈만 다르게 하고 번갈아 타보면 알 수 있다. 커진 앞 바퀴는 마찰면적이 넓어져서 노면을 더 타고 핸들링도 나빠진다. 실제로 이렇게 번갈아 타 볼 기회가 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앞 바퀴가 더 큰 바이크는 타기가 싫어진다. 아무리 더 듬직하고 멋지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앞 바퀴가 얇은 쪽이 주행안정감이 더 크고 핸들링도 훨씬 좋기 때문이다. 장거리 주행이라면 피로도도 훨씬 덜하다. 트리시티가 양산되기 전부터 야마하는 컨셉모델을 통해 멀티-휠 머신에 의지를 보여왔다. 가까운 시일 내는 아니겠지만 우린 야마하의 대배기량 3륜 바이크와 4륜 스포츠 바이크를 돈 주고 살 수 있는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야마하의 공식 수입원인 YSK는 2015년 새해부터 트리시티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리시티는 이미 2014년 8월경부터 병행수입업체를 통해 예약판매 되고 있었다. 병행업체의 최초 가격은 498만원이었고,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장의 정의(?)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요란스럽게 공급을 발표한 업체는 418만원에 150여대를 공급했다.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YSK의 공식가격은 399만원으로 책정되었고, 병행수입업자들은 수입을 중단하였다. 정식vs병행 정식과 병행에 대한 갑론을박은 치열했다. 심지어 인신공격에 서로를 헐뜯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하다. 정식이라 함은 메이커 본사와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업체를 말하고 병행은 개별사업자가 여러 가지 경로로 제품을 사와서 파는 것을 말한다. 아예 메이커 본사가 직접 진출해있는 경우도 있는데, 국내에서는 혼다와 BMW의 경우가 그렇다. 자동차 사업이 함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경우로 바이크 메이커가 단독으로 국내에 진출한 예는 아직 없다. 정의를 말하며 일제 바이크를 불태우고 각목으로 때려부수던, “오파라치”라는 것을 고안해 소비자들이 서로를 감시하게 만들고, 스스로 앞장서서 경찰과 함께 투어 나가는 라이더들을 단속을 하던 상관없이, 모든 비지니스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다. 제품을 직접 만드는 제조업체가 정의를 논한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도 있지만, 유통업체가 정의를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손해 보면서 판다는 뻔한 거짓말을 하는 장사꾼은 있어도, 내가 물건을 파는 건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는 장사꾼은 없다. 메이커와 직접 계약한 정식업체는 메이커가 요구하는 의무사항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병행업체엔 의무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자본여력이 충분해, 판촉을 목적으로 A/S를 보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A/S 범위나 실제로 해주고 말고는 엿장수 마음이다. 이런 이유로 제품이 동일하더라도 병행제품은 정식제품에 비해 저렴하지 않으면 판매자체가 불가능하다. 병행업체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논해보자. 병행업체는 정식업체의 가격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 예상컨데 트리시티도 병행업체들의 선행판매가 없었다면 450만원 정도에 판매되었을 것이다. 트리시티의 정식가격이 399만원으로 책정된 건, 병행수입업체의 영향이 시장에 작용한 결과다. 그리고 병행업체의 제품이라고 불량품을 파는 것도 아니다. 판매되는 나라마다 소소한 사양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산품이기에 균일한 품질을 가지고 있다. (유럽제품이라면 모를까, 일제라면 대체로 가장 높은 수준의 균일함을 가진다.) 정의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형태의 병행업체라면 정식가격이 399만원으로 책정된 지금도 트리시티의 공급을 이어가야 한다. 가격은 350만원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하지만 병행수입은 중단되었다. 이윤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판매를 일순간 중단하던 말던, 병행업체는 애초에 메이커에 대한 의무가 없으니 상관없다. 바이크를 타면서 필요한 부품의 공급은 말할 것도 없다. 더 많은 이익을 내는 메이커나 기종으로 옮겨 탔을 뿐이다. 이익에 의해서 움직일 뿐이지 정의나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움직이는 게 아니다. 정식업체는 메이커와 계약한 독점권을 바탕으로 가격적 횡포를 부릴 가능성이 분명 있다. 하지만 이를 견제하는 건 병행업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이커는 경쟁메이커가 있고 동급의 경쟁 모델이 있어서 구조적으로 허무맹랑한 가격을 책정하기 곤란하다. 흔히 말하는 가격거품을 낼 수 있는 조건은 독보적인 메이커 이미지를 가지고 있거나 특별히 압도적으로 주목 받는 특정 모델, 혹은 겹치지 않아 경쟁구도에서 벗어나있는 모델일 경우다. 할리데이비슨이나 두카티, MV아구스타 같은 메이커가 그렇다. 주목 받는 특정 모델은 현재 트리시티 같은 경우다. V-MAX처럼 딱히 겹치는 모델이 없어, 경쟁이 불필요한 모델도 그렇다. 이런 경우엔 병행업체가 적절하고 효과적인 견제수단이 되지만, 경쟁모델과 차별이 크게 되지 않는 구도에 있는 모델들은 메이커끼리 담합을 하지 않는 이상 가격 거품을 일정이상 크게 형성할 수 없다. 트리시티 이전에 최고의 베스트셀러 스쿠터는 누가 뭐래도 혼다의 PCX였다. 2010년 중반, 국내에 데뷔한 PCX는 당시로써는 생소한 형태였지만 본 BIKE MANIA 리뷰에서도 예측했듯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당시 시중의 평가는 "배달 오토바이처럼 생겼다, 발판공간이 없어서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BIKE MANIA의 평가는 "경쟁사에서 속히 신모델을 내놓지 않는다면, PCX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로 명확했다. 5년의 시간이지난 지금, 대세인 PCX를 밀어낼만한 경쟁사의 그 신모델은 트리시티임이 분명해 보인다. 경제성 면으로 봤을 때 PCX의 경쟁력은 여전히 최고다. 품질과 완성도도 매우 좋기 때문에 여전히 PCX를 위협할만한 모델은 딱히 없다. 하지만 그건 트리시티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상황이다. 경제성은 여전히 PCX가 앞서지만, 외관상 PCX와 트리시티의 품질차이는 상당히 크다. 판매지수와 시장 장악력 예측 면에서도 유리하다. 125cc스쿠터는 입문자의 선택비중이 가장 높고, 기존 라이더들에겐 평시에 일상적으로 타고 다니는 세컨드 모델개념이다. PCX와 트리시티 중에 일반인의 접근 가능성은 트리시티 쪽이 훨씬 높다. 나머지부분의 평가는 필드에서 시간이 증명해주겠지만 PCX판매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승도중에 가벼운 사고가 있었다. BIKE MANIA의 공식적인 시승 중에 일어난 최초의 사고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트리시티와 나란히 달리던 차가 횡단보도에 이르자 갑자기 우측으로 꺽어 빌라로 진입한 것이다. 쿵! 소리가 제법 크게 나면서 추돌했다. 난처해하는 아주머니와 나는 후레시를 들고 트리시티의 파손상황을 살펴보았다. 아무리 꼼꼼히 살펴보아도 긁힌 곳 하나 찾지 못해서 오히려 내가 더 곤란해졌다. 자동차의 앞쪽 문은 살짝 구겨져 있었다. 아주머니는 몇 일 전에도 사고를 냈었다며 남편에게 꾸중을 많이 들었다고 하셨다. 사고를 목격한 택배 아저씨와 운전자였던 아주머니는... 바퀴가 3개나 달린 요상하게 생긴 스쿠터 + 수입바이크 라는 생각에 엄청 걱정하셨다. 내가 이 스쿠터 399만원 짜리에요 라고 하니까. 아주머니: 앞 바퀴가요? 아~! 어떻게 해 ㅠ.ㅠ 나: 아니요 이 스쿠터가 399만원이라고요. 아주머니: 전체가요? 어머! 천 만원도 넘는 줄 알았어요.충돌위치는 트리시티의 좌측 앞 바퀴였다. 자세히 보니 좌측 앞 바퀴가 충격이 없었던 반대쪽에 비해 약 5mm정도 뒤로 밀려있었다. YSK와 통화로 조율한 결과 간단한 수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여, 없었던 일로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사고 후에 생각을 해보았다. 바퀴가 3개라고 해도 버티는 힘이 없으니 2바퀴와 다를 바 없다지만, 만약 보통의 2바퀴였다면 넘어지거나 최소한 차체에 상처는 생겼을 거다. 트리시티는 앞 바퀴가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좌측사진처럼 충돌했을 때 차체와 접촉하지 않는다. 두 바퀴였다면 차체 충돌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트리시티는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기에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만약 국내시장에서 트리시티의 성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건 제품자체의 문제가 아닌 메이커의 구조적인 문제일 것이다. 판매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물리적 판매망이 확보되어야 한다. 다른 재화와는 달리 자동차나 바이크처럼 구매 이후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들은 메이커가 공식적으로 관리하는 물리적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판매장애가 된다는 뜻이다. 판매협력점은 나무로 치자면 가지들이다. 나무의 몸통이 되는 줄기가 없다면 가지는 온전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혼다는 전국에 공식딜러가 4개밖에 없지만 이것이 해당지역 주변의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BMW는 13개의 공식딜러를 확보하고 있다. 서비스를 얼마나 잘 하는지는 다음문제다. 사령탑에서 관리하는 전진기지를 확보하는 건 전투에서도 기본이다. 공식딜러는 실제로는 메이커가 직접 관리하고 있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는 그런 이미지를 주고,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시장에 작용한다. 이는 구매단계에 이른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매끄럽게 실제 소비로 이어준다. 야마하는 서울 본사와 대전지사 2곳이 전부다. 대세로 자리잡을만한 제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제품 수준에 부응하기엔 부족한 구조다. 침체된 국면에서도 야마하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큰 성과를 냈다. 이 기조를 꺾을만한 경쟁사의 움직임은 한동안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이 흐름에 편승해 구조적 성장도 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