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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 있는 대결-이창호ㆍ유창혁vs여걸6'의 마지막 대국에서 유창혁 9단(왼쪽)이 오유진 7단에게 140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유 있는 대결-이창호ㆍ유창혁vs여걸6'
유창혁, 마지막 대국에서도 오유진에 승리
'레전드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이창호ㆍ유창혁 9단이 여자기사 6명과 벌인 총 여섯 판의 승부에서 압승을 거뒀다. 수많은 승부를 벌이면서 정상을 호령한 레전드에게는 기술 외적인 부분이 분명 존재했다.
20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이유 있는 대결-이창호ㆍ유창혁vs여걸6'의 마지막 대국은 유창혁 9단이 오유진 7단에게 2시간 30여분, 140수 만에 불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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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전드의 품격과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대국이 있으면 AI로 복기하고, 요즘 포석이 어렵기 때문에 포석공부도 좀 한다"는 유창혁 9단이다.
중반 우상 중앙 방면의 전투에서 득점하기 시작한 유창혁 9단이었고, 시간에 쫓긴 오유진 7단은 다급하게 착점(응수타진)한 수가 날카로운 반격을 받으면서 막막해졌다. "바꿔치기가 된 후로 좋았다"는 유창혁, "순간적으로 깜빡하기도 했고, 그 수가 아니었어도 좀 안 좋았다"는 오유진의 국후 감상.
이번 대결은 K바둑의 특별기획. '바둑의 전설' 이창호ㆍ유창혁 9단이 시청자들에게 인기 있는 여자기사 6명과 교대로 대국하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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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국 장면. 공식전으로는 2015년 지지옥션배에서 한 차례, 비공식전으로는 2016년과 2019년에 한 차례씩 유창혁 9단이 모두 이긴 바 있다.
'여걸6'로는 여자랭킹 톱3를 형성하고 있는 최정 9단, 오유진 7단, 김채영 6단을 비롯해 오정아 4단, 허서현 2단, 김은지 초단이 나섰다.
대결 결과 레전드 측이 6전 전승을 거뒀다. 이창호 9단이 김은지 초단, 김채영 6단, 최정 9단을 차례로 꺾었고 유창혁 9단이 허서현 2단, 오정아 4단, 오유진 7단을 차례로 꺾었다. 최하 21살차, 최고 36살차 나는 승부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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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로 하는 끝내기까지 가지 못했다. "두는 내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유창혁 사범님께 많은 배움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오유진 7단이다.
"(합해서) 3승 정도를 생각했다"는 이창호 9단은 "많이 봐줘서 고맙고, 사실 첫 판이 가장 부담스러웠다"는 감상을 전한 바 있고, 유창혁 9단은 "예상치 못했던 스코어"라면서 "여자기사들이 부담을 가져 내용적으로 굳어지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27일에는 리벤지 매치로 유창혁-허서현 전이 열린다. 앞서 2국에서 어이없는 착각을 범하는 바람에 제대로 두어 보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던 허서현 2단(그 후 승단했다)이 유창혁 9단에게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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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강의 공격수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유창혁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6차례 우승을 비롯해 프로 통산 26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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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유진 7단의 우승 경력은 2016년 11월의 궁륭산병성배와 12월의 여류국수전. 이례적으로 국내대회보다 세계대회 우승을 먼저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