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9일 장안산 지지계곡에서 물놀이를 한다.
여기에 더하여 덕신이가 스폰한 흑염소 한 마리가 있다.
현지에서 요리할까?
아니면 큰 요리가 있을 때마다 수고하는 금택이가 요리를 해올까?
아침 7시 반 안양 숙소를 떠날 때
꼬마친구에게 '태호 오빠 이발해 주고 성엽오빠 하고 다녀올게.'
말하면서 나서는데 '오빠? 꼬마친구 추모의 날' 읽어 주고 가요?' 한다.
정다운 행복에 눈물 적시며 읽고서
지난 날 친구들 부인들과 물놀이 하던 생각을 하며 기차에 올랐다.
픽업나온 성엽이를 만나 태호를 보고서
진근이에게 길 안내를 받으며
2시간 10분의 운행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번암면에 들어서니 소나기가 도로위로 시원하게
미끄럼 타는 모습에 "이런 길 처음 운전해 보네!"
약간은 조심스러워 하는 목소리다.
지지터널에 이르니 여긴 비가 안 왔다.
'놀기에 좋겠구나!' 생각은 잠시 후
조금씩 내리는 빗줄기에 휴지조각이 되었다.
우리를 기다리던 진근이가 우산을 받쳐준다.
고마운 친구다.
인홍 용현 동학 현호를 비롯한 친구들 부인들과
29회 집주인이 반겨준다.
종희가 평상을 닦아내며 앉으라 권하고
동학이와 금택이가 탕을 데우고 냉장시켜 온
염소고기로 밥을 준비해 주고 앉아 먹으라며
서서 먹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정겨운 마음 씀씀이가 담겨 진수성찬을 이룬다.
후식으로 복숭아도 내놓는 금택 동학이와
식사자리에 함께 해주는 문규 병옥
식사하는 내게 와서 어깨에 손을 올리며
정을 주는 영욱 등 모인 이들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정을 나누길 기도했다.
역시 노래 하면 종희다.
정말 멋드러지게 부른다.
노래부르며 흥겹게 주고 받는 술에
수박맛이 당긴 모양이다.
즉영이가 수박 좀 달라하는 소리에
영욱이가 수박있는 곳으로 와서 바인더를 벗겨 내고
내가 칼을 들어 순간 떠오르는 칼질로 길게 반쪽 낸 후
반쪽 당 다시 네 조각 내어 껍질 바로 위를
생선 회뜨듯 바른 후 들기 편하게 여러 토막내어
큰 두 쪽을 두 접시를 포개어
그 위에 올려서 영욱이에게 주었다.
나머지를 잘라서 내가 있는 식탁과
흥겨운 노래 평상에 나누어 놓아주는 동안
방에 있던 부인들에게 주고서 잠시 후 돌아 온 영욱이가
"누가 수박을 이렇게 예쁘게 잘랐냐고
부인들이 감탄한다." 고 말하면서
내게 여자들보다 더 잘랐다고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계곡에 홀로 들어가서 열기를 식히니
한 여름 더위가 싹 가신다.
염소 요리를 밤세워 해온 금택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진근이 짐 싣는 것을 도와주고서
먼 길 성엽이에게 의지하여 돌아왔다.
익산에 가까워질 때 미륵산 방향의 뭉게구름이
아름다워 차를 세우고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