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9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동송터미널(07:00-08:39)
철원여고
매바위
금학산(10:20)
대소라치(11:27)
보개산(12:02)
담터고개(14:05)
지장산(15:23)
잘루맥이고개(16:10)
관인북봉(16:55)
관인봉(17:47)
중1리(19:52)
중3리
포천시청앞(20:49-21:35)
◈ 산행거리
19.31km
◈ 산행시간
11시간 13분
◈ 산행기
30년 전 동송의 아스라한 기억을 떠올리며 철원여고에서 공원 숲의 금학정을 지나 미답인 마애불로 갈까 하는 마음을 접고 시작부터 된비알을 치고 매바위를 넘어 일찍부터 정상에서 내려오는 주민들을 지나쳐 오랜만에 진땀으로 푹 젖어 금학산(946.9m)으로 올라가니 짙은 안개 속에서도 고대산 쪽으로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고대산 이정표를 보며 삭도가 있는 서쪽으로 꺾어 군사도로에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지 못하고 20 여분을 헤매다 리본은 사라진 채 호우에 무너진 등산로를 찾아 급한 돌길을 미끄러지며 떨어져 그늘에 앉아 막걸리 한 컵으로 갈등을 달래고 대소라치 임도로 내려간다.
사격장에서 쑥을 캔다는 노부부와 지나쳐 순해진 산길을 타고 보개산(752m) 헬기장으로 올라가 2020년인가 보개지맥을 종주 하던 삼은님 일행을 우연히 만났던 기억을 살리며 바위에 앉아 삶은 계란과 빵으로 대강 점심을 때우고 앞이 안 보이는 성하의 잡목들을 헤치고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면 서늘한 바람이 쉬지 않고 불어와 위안이 된다.
곳곳의 전망대에서 고대산과 금학산을 바라보며 지루한 능선을 걸어가다 기다리던 6사단벙커 이정표와 빈 벤치들을 만나고 타이어 계단과 벙커들을 지나 얼마 전에 경기둘레길로 넘어갔던, 이곳저곳으로 명칭이 어지러운 담터고개로 내려가 서늘한 계단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으니 이제 나이를 먹어서인지 전보다 쉽게 피로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기운을 내어 철주들이 박힌 가파른 암 능들을 넘고 지나온 금학산과 가야할 관인봉 능선을 바라보며 임도 고개 삼거리를 눈여겨보고 햇볕만이 따갑게 내리쬐는 지장봉(877.4m)에 올라 주위를 한번 휘휘 둘러보고 갈림길로 돌아와 중리에서 막차 전인 19시 40분 버스를 탈 생각으로 서둘러 한적한 능선을 따라간다.
언젠가 비 오는 날 반대에서 올라오며 한동안 쉬었던 그 빈 벤치를 지나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전에는 분명히 나무계단이 있었다는 착각으로 미련한 머리를 갸웃거리다 반반한 산길 따라 잘루맥이고개로 떨어져서 흐릿한 족적 따라 관인봉 능선으로 들어간다.
없어진 길에 표지기 두어 개를 붙이며 흐릿한 능선을 지나 바위들을 넘어 무명봉으로 붙어 남쪽으로 꺾어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바위들이 혼재한 날 능선을 쉬지 않고 우회하며 넘지만 반대에서 올라올 때보다는 힘이 많이 들고 초행에는 헷갈리기가 쉬운 곳이다.
나뭇가지에 팔을 긁혀가며 무성한 잡목들을 헤치고 벙커가 있는 관인북봉(x710m)을 넘어 전과는 달리 아찔하게 느껴지는 험준한 절벽들을 계속 넘고 돌며 시멘트 군 시설들과 벙커들을 한동안 지나서 낯익은 정상목이 놓여있는 관인봉(x710m)으로 올라 임도와 만나는 가까운 남서쪽 길을 버리고 노상 다녔던 바윗길로 꺾어져 내려간다.
최근에 왔었는지 전에 없던 리본과 함께 흐릿하게 나타나는 족적을 보며 산성 터를 지나 굵은 밧줄들이 얼기설기 걸려있는 급한 내리막을 조심스레 통과해 완만해진 야산 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향로봉이 잘 보이는 바위로 올라가니 재작년 가을에 굴속으로 도망쳐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던 그 독사가 있었던 곳이라 감회가 새로워진다.
전보다 훨씬 굵어진 모습으로 여전히 굴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그 놈을 확인하며 쓴 웃음을 짓고 점점 뚜렷해지는 족적을 마냥 따라가며 예전에 올라오던 곳을 지나쳐 발길 따라 내려가다가 중리저수지가 가까운 절개지에서 덤불에 막혀 돌아와 개들이 짖어대는 농장 안으로 떨어진다.
둘레길 도로를 걸어 편의점은 물론 아무것도 없는 중1리에서 산행을 마치고 두 정거장을 걸어 주택들이 있는 중3리 아랫심재로 걸어가지만 유일한 매점은 문을 닫고 불 켜진 식당뿐이라 찬 맥주는 뒤로 미루고 정류장 안에서 몸단장을 하고는 남은 콜라를 아껴 마시며 기다려 관인에서 나오는 마지막 버스를 잡아탄다.
▲ 매바위
▲ 얼굴바위
▲ 금학산 정상
▲ 대소라치
▲ 보개산 정상
▲ 금학산
▲ 보개산과 담터고개 사이의 유일한 이정표
▲ 담터고개
▲ 고개에서 바라본 감투봉과 불견산(?)
▲ 관인봉 능선
▲ 금학산
▲ 지장산 정상
▲ 고대산과 금학산
▲ 관인봉 정상
▲ 고남산
▲ 독사
▲ 중1리
첫댓글 독사를 만나러 가셨군요.ㅎ.
ㅎㅎ 2년 만에 우연히 봤어요...
션한 맥주를 드셔줘야지...이젠 이짝 산도 험해서리 ㅠ
편의점이 없어서리...이쪽이 좀 험한 편이지요.
추억의 관인산입니다.
금학산이 빼어난 경점인데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예~~오전에는 자욱한 안개로 전혀 조망이 안 됐습니다. 다 좋은 산들이에요...
ㅋㅋ 독사를 보셨군요 너무 무섭읍니다
ㅎㅎ 뱀이라고 하면 아사비님이 있지...^^ 나를 노려보는 저 눈 보이지요...? 스틱으로 꺼내서 패대기 칠려고 하다가 그만 뒀네요... 꿈에 나올까봐...^^
지장봉도 오랜만에 찾압려고 하는데 더위가 가시면 가야겠습니다
아무튼 아직도 먼 거리 대단하십니다
그쪽도 심심하면 간혹 가는데 괜찮은 곳입니다. 암능들도 있고 조망도 트이고... 그리 지루하지도 않고요...
저두 지난달에 금학산 다녀왔네요.
내려와서 밑에 담터계곡에서
하룻밤 자고왔지요~~~~^^
팔자좋네요
@칼바위 갯바닥 막노동꾼팔자가...
머 좋다구...ㅠㅠ
@횡지암 저리 놀러갈수 있으니 좋다는 거지요
@칼바위 놀러갔다기보다는...
일이없어서
시간땜빵용으로 갔다고나할까...^^
@횡지암 나좀 부르지
@칼바위 알았슈...
조만간 대소라치에서 고대산왕복하구
담터계곡이나 철원쪽 안양골에서 함 박아봅시다...^^
상학이 잘 살고 있구만. 본지 오래됐다...
@킬문 긍께말임다.형님...^^
근디...금학에서 관인까지 찍었으면...형님은 아직두 팔팔하신가봅니다~~~^^
@횡지암 에이~~아직까지 청춘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