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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9월22일(일요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탐방일정
탐방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탐방코스 : [시청역 1번 출구~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층 1,2전시실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展~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3층 3,4전시실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展~시청역 1번 출구]
탐방일 : 2024년09월22일(일요일)
탐방코스 및 탐방 구간별 탐방 소요시간 (총 탐방시간 2시간7분 소요)
11:00~11:30 연신내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을지로3가역으로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시청역으로 간 후 시청역 1번 출구로 나옴 [30분 소요]
11:30~11:37 시청역 1번 출구에서 탐방 출발하여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번지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으로 이동
11:37~12:4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층 1,2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展을 관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미술전시
전시 개요(전시정보)
- 전시 제목 :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Now, Connected: The 70th Anniversary Exhibition of the National Academy of Arts, Republic of Korea)展
- 참여작가 : 고희동, 강찬균, 권순형, 권영우, 권옥연, 권창륜, 김경승, 김기창, 김병기, 김숙진, 김원, 김은호, 김인승, 김종영, 김충현, 김형대, 김환기, 김흥수, 남관, 노수현, 도상봉, 류경채, 문학진, 민경갑, 박광진, 박노수, 박득순, 박영선, 배길기, 배렴, 백문기, 서세옥, 손동진, 손재형, 송영방, 엄태정, 오승우, 오지호, 유영국, 유희영, 윤명로, 윤승중, 윤영자, 윤효중, 이광노, 이대원, 이병규, 이상범, 이수덕, 이순석, 이신자, 이유태, 이종무, 이종상, 이종우, 이준, 이철주, 장발, 장우성, 전뢰진, 정상화, 조수호, 조정현, 천경자, 최의순, 최종태, 한도용, 허건, 허백련, 홍석창 (총 70명)
- 작품수 : 회화, 조각, 서예 공예, 건축 등 87점, 아카이브 30여 점
- 전시 일정 : 2024년 9월 12일(목) ~ 10월 13일(일)
- 관람료 : 무료 (덕수궁 입장료 1,000원 별도)
- 전시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층 1·2전시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 관람 시간 : 화,목,금,일 10:00 ~18:00
수, 토 10:00 ~ 21:00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 주최 :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Now, Connected: The 70th Anniversary Exhibition of the National Academy of Arts, Republic of Korea)展 개최
- 예술원 개원 70년 맞아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와 정체성 조명
- 예술원 현 회원 및 유고 작가 70명의 작품 87점과 아카이브 30여 점
- 작가들의 근작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이 어우러져 입체적 조망
- 2024년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1, 2 전시실에서 열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대한민국예술원과 공동주최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를 2024년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대한민국예술원은 1954년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우리나라 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개원하였다. 예술원 회원은 예술의 창작, 진흥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대한민국 원로 예술인으로 선출되며 김환기, 천경자, 전뢰진, 이신자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 또한 예술원 회원이다. 예술원은 1979년부터 매년 회원작품전을 통해 한국 미술의 역사와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왔다. 예술원 개원 70주년이 된 ‘지금’도 작가들은 활발한 창작활동을 통해 한국 예술의 정체성을‘이어’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는 현 회원 및 유고 작가 70명의 작품 87점과 아카이브 3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예술원과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뿐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함께 전시하여 보다 역동감 있게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전시는 덕수궁관 1, 2 전시실 2개 공간으로 구성,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가 된 예술가들’은 광복 이후 1950년대 전쟁과 분단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한국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적 발전의 길을 모색해 온 대한민국예술원 유고 회원들의 작품 53점을 소개한다. 초대회장 고희동을 비롯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초석이 된 이상범, 장발, 손재형, 배렴, 김환기, 윤효중, 노수현, 도상봉, 김인승 등 예술원 개원 이후 2000년대까지 한국미술의 역사 그 자체가 된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시대의 예술가들’은 예술원 현 회원 17명의 작품 34점을 소개한다. 동양화, 서양화, 조각, 공예, 건축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존경받는 원로 예술가이자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미술의 다양성, 역동성을 증명한다. 돌 조각에 따스한 인간애를 담아온 전뢰진, 한국 섬유예술계의 이정표를 세운 이신자, 가톨릭 교회 조각의 토착화를 일군 최종태, 우리 미술의 원형성을 연구해 온 이종상 등 이들은 한국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독자적으로 창조해낸 예술가들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70명의 대표작을 통해 살필 수 있는 전시”라며, “지금, 이곳에서 세대를 이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지키며 한국 미술 발전을 이룩한 원로 예술인들의 철학과 열정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기획의 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한민국예술원(이하 예술원)은 예술원 개원 70주년을 맞이하여 공동으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전을 개최합니다.
1954년 7월 17일 설립된 예술원은 당시 어려웠던 예술창작 활동을 진흥하기 위한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창작에 공헌한 예술인들을 우대하고, 이를 통해 예술 발전을 이룩하고자 설립된 국립 기관입니다. 예술원 창립선언문에는 “민족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 세계 예술의 정수를 흡수하여 민족예술의 정통을 형성, 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예술의 자율성이 엄격히 보장되고 예술가에 대한 국가적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그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1950년대 전후(戰後) 혼란 속에서도 예술인들의 활동을 장려하여, 국민들의 문화의식 향상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나타냅니다.
예술원 작가들의 창작 및 전시 활동은 광복 이후 근대에서 변화‧발전해나간 한국현대미술의 형성과정을 보여줍니다. 고희동, 이상범, 장발, 손재형, 배렴, 김환기, 윤효중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각 분야를 대표해온 회원들은 한국미의 전통성을 계승하고 현대적 창조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과거의 문화유산을 근본으로 하여 새로운 예술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기에 근대와 현대라는 시대적‧세대적 연속을 이어갔습니다. 또한 그들의 작품은 현대사의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창조를 통해 인간의 삶과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줍니다.
지금 한국 문화예술은 지난 70여 년간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도 변화‧발전해왔고 오늘날 세계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민국예술원 작가 70명의 작품 87점, 아카이브 30여 점을 통해 한국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세대를 이어가는 한국미술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발견하는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주요 작품 및 작가 소개
역사가 된 예술가들
‘역사가 된 예술가들’ 에서는 광복 이후 1950년대 전쟁과 분단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한국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적 발전의 길을 모색해 온 유고 회원들의 작품 53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공간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초석이 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고희동(高羲東, 1886-1965) 회원선출 1954년
호는 춘곡(春谷). 안중식(安中植, 1861-1919)과 조석진(趙錫晋, 1853-1920) 문하에서 동양화를 배웠다. 1909년 한국인 최초의 미술 유학생으로 일본에 가서 도쿄미술학교(東京美術学校) 서양화과에서 수학했다. 1915년에 졸업한 후 귀국하여 서양화를 도입했으며 1918년에는 한국 최초의 근대미술단체인 서화협회 설립에 참여했다. 서양화를 알리면서 동양화도 꾸준히 제작했으며, 1920년대 중반부터 동양화로 전향했다. 광복 후에는 대한미술협회장,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종신회원, 대한민국예술원장을 역임했다. 초기 동양화 작품은 스승인 안중식과 조석진 화풍을 따랐으나, 점차 서양 화법을 절충하여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었다.
<묵매(墨梅)>는 종폭의 화면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 하단으로 길게 가지를 늘어뜨린 구도로 매화의 모습을 담고 있다. 유연하면서도 강한 필력(筆力)을 느끼게 하는 나뭇가지 위에 먹점을 찍고 동글동글한 외곽선을 사용하여 작은 꽃잎을 그려 넣었다.
김환기(金煥基, 1913-1974) 회원선출 1954년
호는 수화(樹話). 일본 도쿄 니혼대학(日本大学) 예술학부에서 유학하며 《자유미술가협회전(自由美術家協会展)》에 출품하고 1936년 졸업했다. 광복 이후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후진을 양성하였으며, 1947년 유영국(劉永國), 이규상(李揆祥, 1918-1967) 등과 더불어 신사실파(新事實派)를 결성했다. 1956년 파리로 떠나서 작품활동에 전념하다 1959년 귀국했다.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직후 뉴욕으로 건너가 1974년 작고하기까지 뉴욕 화단에서 활동했다. 1963년부터 펼쳐지는 뉴욕시기(1963-1974)에는 구체적인 모티프가 사라지고 점, 선, 면으로 구성되는 추상으로 변모했고, 1970년대에는 네모꼴 테두리 지은 점들을 화면 전체에 반복적으로 그린 특유의 점화(點畵)를 제작했다.
<산울림 19-II-73#307>은 김환기의 말년 작품으로 비구상적인 대상을 점화로 표현한 것이다. 화면의 흰 선은 점을 그리지 않아 생긴 흰색의 여백이다. 흰색 선으로 인해 화면이 분할되며, 사각형 바깥쪽은 점이 사선으로 찍혀져 있고 안쪽은 세 개의 동심원을 이루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찍혀 있어 마치 소리가 울리듯 퍼져나가는 것 같다.
천경자(千鏡子, 1924-2015) 회원선출 1978년
천경자는 1941년부터 도쿄 여자미술전문학교(女子美術專門学校) 일본화과에서 수학했으며, 유학 중 1942년과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연달아 입선했다. 1945년부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1955년 제7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57년에는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백양회(白陽會)와 서양화가 단체인 모던아트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소재, 주제, 기법 면에서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다.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과 남태평양을 여행했다. 천경자는 일본 유학시기에 일본식 채색 인물화풍을 익혔으나, 광복 후 자신만의 새로운 채색화 기법을 개척했으며, 자전적인 성격의 여인상을 동물, 꽃, 뱀 등의 소재들과 함께 낭만적이고 은유적인 화면으로 표현했다.
<누가 울어 2>는 노을 지는 아프리카의 초원을 배경으로 관능적인 나체의 여성이 비스듬히 누워있다. 검은 양탄자 위에는 꽃으로 장식된 모자와 장갑, 황금색 목걸이와 트럼프 카드 등 덧없는 탐미와 욕망을 암시하는 사물들이 놓여있다. 이 작품은 천경자가 모친과 남편을 떠나보낸 후 슬픔을 잊기 위해 그린 자전적인 작품으로,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가수 배호의 ‘누가 울어’를 듣고 동명의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유영국(劉永國, 1916-2002) 회원선출 1979년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에서 미술교사 사토 구니오(佐藤九二男)에게 처음 유화를 배웠다. 1935년 일본으로 떠나 도쿄 분카학원(文化学園) 유화과에서 수학했다. 재학 시절 독립미술협회, 자유미술가협회 등 당시 일본의 전위적인 미술단체에서 활동했으며, 1938년 제2회 《자유미술가협회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귀국 후 1947년 김환기와 함께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 단체인 신사실파(新寫實派)를 결성했다.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1967년 제9회 《도쿄 비엔날레》에 출품하기도 했으며, 1948년부터는 서울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1960년대 말부터 ‘산’을 모티프로 하여 자연을 선·면·색채로 구성된 기하학적 추상의 형태로 탐구했다. 이후 기하학적 도형이 중첩과 병렬을 반복하며 등장하는 서정적 기하 추상으로 나아갔으며, 1980년대부터는 추상성과 구상성이 공존하는 특징을 보인다.
<작품>은 노랑, 주황, 파랑의 강렬한 원색과 삼각형에서 추출된 직선과 곡선으로 산과 산맥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유영국의 작품이 기하추상의 성격을 띠게 된 후 날카롭던 삼각형의 모서리가 둥근 각으로 변화된 작품이다.
백문기(白文基, 1927-2018) 회원선출 1983년
백문기는 1946년 서울대학교 조소과 1기 입학생이자 졸업생이며, 대학교 재학 시절 조각과 교수 윤승욱(尹承旭, 1915-1950)의 지도를 받았다.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특선한 이래 더이상 국전에 출품하지 않고 자기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했다. 당시 추상조각이 우세했던 분위기에서 사실주의에 기초한 조각에 몰두했으며, 1958년부터 9년간 이화 여자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구상조각 교육에 힘썼다.
1982년에는 서울시 문화상, 1988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95년 은관 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인체와 얼굴 등 외적 형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철저한 관찰을 바탕으로 인간의 인상(印象)을 통찰하고 그 내면세계를 이끌어 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모자상>은 어린 아들을 강하게 포옹하는 어머니를 표현한 작품으로, 전체적인 실루엣의 풍만함과 형태의 안정감 그리고 청록색의 색채가 돋보이는 조각이다. 그 누구도 어린 아이를 빼앗아가거나 해할 수 없게끔 강하게 끌어안고 있는 어머니의 두 팔과 손은 실제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으며 마치 거인의 팔처럼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어머니의 사랑을 상징한다.
한도용(韓道龍, 1933-2021) 회원선출 2017년
한국 현대 공예 및 디자인을 개척한 1세대 디자이너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하며 재학 중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공예부에서 특선을 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60년에는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해 추천작가가 되었고,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박람회에서 한국관 설계와 감리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박람회의 한국관과 88서울올림픽의 사인 및 환경장식 디자인 등을 담당했다. 1961년부터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한국 디자인 교육과 디자인 산업 진흥 및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권창륜(權昌倫, 1943-2024) 회원선출 2020년
호는 초정(艸丁). 1960년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에 진학한 후, 동방연서회(東方硏書會)에 입회하여 김충현(金忠顯)과 김응현(金膺顯)에게 서예와 전각을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서예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61년 한국전각협회를 창립하고, 1977년 제2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서예부에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위원장과 부이사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과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고대의 전서체(篆書)를 따르면서도 역동적인 행초서(行草書)의 필세를 구사하는 등 전통서예에 입각하면서도 현대적인 변모를 시도했다.
<처화(處龢)>는 ‘처화’ 두 글자를 전서로 쓴 작품이다. 문자의 형태는 고대의 전서체이면서도 역동적인 행초서(行草書)의 필세를 갖추고 있어 전통서예에 입각하면서도 현대적인 변모를 시도하였다. 먹의 윤갈(潤渴: 윤택하고 마름)의 대비가 뚜렷하여 볼륨감 있는 필획과 생동하는 조형이 두드러지며, 화면 밖으로 벗어난 ‘처(處)’ 자는 회화적인 느낌을 준다. ‘처화’는 “순일한 도를 지켜서 조화 속에 머물러 있다(我守其一 以處其和)”라는 『장자(莊子)』의 「재유(在宥)」 편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이다.
우리시대의 예술가들
‘우리시대의 예술가들’ 에서는 동양화, 서양화, 조각, 공예, 건축 각 분야에서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한국 예술계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현 회원 17명의 작품 34점을 선보이고자 한다. 이 공간에서는 과거부터 오늘로 이어지는 한국미술의 다양성,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전뢰진(田礌鎮, 1929- ) 회원선출 1990년
서울대학교 도안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고 1956년 홍익대학교 조각과로 적을 옮겨 윤효중(尹孝重)에게 배웠다. 1954년부터 1981년까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지속적으로 작품을 출품하여 1957년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1974년 초대작가상을 받았다. 1963년부터는 홍익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재직했고 1993년에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초기에는 어린이, 가족, 모자상과 같은 소재를 다룬 석조 인물상을 주로 제작했으나, 이후에는 꽃이나 나무, 동물과 같은 자연의 소재와 인물이 융합되는 설화적이고 동화적인 천진한 세계를 구현했다. 주로 흰 화강석을 쪼는 방법으로 설화적이고 환상적인 동심적 조형세계를 이루고 있다. 고대미술에서 보여지는 조각을 추구하여 전통의 현대화를 시도하였다.
이신자(李信子, 1931- ) 회원선출 1997년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에서 수학 후 홍익대학교에서 직물디자인을 전공했다. 1956년과 195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1935년부터 덕성여자대학교에서 30여 년간 후학을 길러냈다. 1950-60년대에는 자수, 아플리케, 염색 등 다양한 기법으로 자연과 전통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1970년대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태피스트리를 시작하며 기하학적인 구성과 강렬한 색상의 대비, 슬릿(Slit)의 사용을 통한 설치 작업으로 확장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섬유미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신자의 작품은 절제된 표현과 강렬한 대비적 구성을 특징으로 하며 2차원 공간에 3차원적 세계를 실현하고자 여러 가지 회화적 방식을 시도하였다.
최종태(崔鍾泰, 1932- ) 회원선출 2002년
서울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1960년 제9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 에서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9회, 제10회 국전에서 연달아 특선을 차지하였고 1980년대에는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1960-70년대 추상조각이 주류였던 시기에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허무는 인간 형상을 추구했다. 간결한 선과 부동자세의 정면상 등 절제된 표현 방식을 통해 영원과 본질을 탐구해왔다. 조각뿐만 아니라 연필 드로잉, 파스텔화, 목판화도 꾸준히 작업했으며, 성상 조각을 주로 제작하여 한국 가톨릭 교회 조각의 토착화에 기여했다.
윤명로(尹明老, 1936- ) 회원선출 2004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뉴욕 프랫 그래픽 센터(Pratt Graphic Center)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1960년대에는 60년미술가협회와 《악뛰엘(Actuel) 창립전》에 참여하여 전위미술 운동을 주도했다. 1968년 한국현대판화가협회를 결성하여 현대판화 보급과 확산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 1990년 제7회 《서울 국제 판화 비엔날레》 대상 등을 수상했다.
초기의 앵포르멜적 작품 경향에서 1970년대 중후반에는 단색조 회화로 이행하며 안료가 만들어내는 마티에르의 균열을 강조한 작업을 실행했고, 1980년대 이후에는 전통적인 미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얼레짓’, ‘익명의 땅’, ‘겸재예찬’ 등으로 조형 실험을 이어갔다.
이종상(李鍾祥, 1938- ) 회원선출 2004년
호는 일랑(一浪). 서울대학교 회화과에서 수학하고 이후 동국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61년에는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동양화부에서 특선을 하고 1965년부터 1998년까지 초대 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종상은 벽화, 동유화 등 전통미술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한국미술의 근원을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으며 1960년대부터 벽화의 기법과 재료를 작업에 활용했으며, 이는 1980년대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원형상’ 연작으로 귀결된다. 1980년대 동유화(銅釉畵) 기법을 연구하여 산수화를 기호화한 ‘원형상’ 연작으로 이어졌다.
유희영(柳熙永, 1940- ) 회원선출 2006년
유희영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에 입학하여 류경채(柳景埰)에게 사사했다. 1960년 재학 중 제9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 에 첫 입선을 시작으로 1974년 제23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학부 교수와 조형예술대학장, 서울시립박물관장, 202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초기에는 구상 작품을 시작했으나 앵포르멜 이후의 서정적 추상을 거쳐, 1990년대부터 화면을 분할하는 색면추상 양식으로 발전했다.
박광진(朴洸眞, 1935- ) 회원선출 2008년
1958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이봉상(李鳳商)과 손응성(孫應星)에게 사사했으며,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했다.
활동 초기부터 당시 한국 미술계에 만연했던 추상 경향에 가담하지 않고 고전적인 사실주의 화풍을 고집한 자연 풍경을 그렸다. 1958년 목우회(木友會) 창립회원으로 참여하여 1960-70년대 구상미술 흐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왕성하게 작품을 발표했다. 뛰어난 화면 구성력과 묘사력을 바탕으로 작가의 내면과 감성을 여과하여 표현한 풍경화에 몰두하고 있다.
엄태정(嚴泰丁, 1938- ) 회원선출 2013년
1964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Saint Martin‘s School of Art in London)에서 수학했다.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Berlin University of the Arts) 연구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1966년부터 1970년까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 꾸준히 출품했으며 1967년 제16회 국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까다로운 기술적 조건으로 경원시 되던 철조(鐵彫) 분야에서 현대적인 조각 언어의 탐구와 개척을 꾀함으로써 ’한국 조각의 현대화‘에 기여했다.
김숙진(金淑鎭, 1931- ) 회원선출 201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국전에서 3년 연속 특선을 거두며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1958년 구상미술 작가들과 함께 목우회(木友會)를 결성하였으나, 1969년에 탈퇴하며 이종우, 이병규 등과 함께 사실화가회(寫實畫家會)에서 활동했다. 1961년부터는 홍익대학교, 세종대학교 등에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으며, 현재까지 구상회화를 통한 한국적인 사실주의를 추구를 목표로 대상을 치밀하게 관찰하여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하는 경향의 작품을 지속하고 있다.
강찬균(姜燦均, 1938- ) 회원선출 2018년
호는 일현(一玄). 196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 마지스테로 미술학교와 까라라 대리석공예학교에서 연수했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첫 입선을 시작으로 1968년까지 국전에서 입선 및 특선했다. 1966년 제1회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6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활동 초기에는 응용미술과에서 익힌 다양한 재료와 장르의 기술을 실험했으나, 이탈리아 유학을 통해 금속공예에 집중하여 전통적인 금속공예 기법과 재료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했다. 공예품의 기능적인 실용성을 지키면서도 해학적이며 서정적인 회화적 감수성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최의순(崔義淳, 1934- ) 회원선출 2019년
195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 입학하여 김종영에게 사사했다. 196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으며 현재는 동대학 명예교수이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내와 해외를 포함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송영수, 최만린, 최종태와 함께 대한민국 미술교육 1세대로 조각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탐색에 매진한 작가이다. 청동, 철, 시멘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던 초기와 달리 공간과 볼륨의 문제에 천착하기 위하여 마대를 씌운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갠 석고를 손으로 발라 형태를 만드는 직조(織造) 석고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정상화(鄭相和, 1932- ) 회원선출 2020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서 수학한 후 1967년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전까지 한국현대미술가협회와 악뛰엘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했다. 《한국현대작가초대전》, 《악뛰엘(Actuel)전》 등 다수의 정기전, 그룹전에 참여했고, 1965년 제4회 《파리 비엔날레》, 1697년 제9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에 출품했다.
초기에는 구상회화를 제작했으나 1950년대 중반부터 앵포르멜 경향의 회화를 실험하고, 도일(渡日)하게 된 1969년 무렵에는 단색조의 회화로 전환했다. 1970년대부터 대표적인 양식인 격자화된 조형 구조를 확립했다.
윤승중(尹承重, 1937- ) 회원선출 2020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부터 1969년까지 김수근 건축연구소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서 설계팀을 이끌었다. 1969년에는 원도시건축연구소를 설립하고 이후 약 50년간 건축에 매진했다. 1996년 대통령 표창을, 1998년 한국건축가협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고, 한국건축가협회 회장과 김수근문화재단 이사장, 건국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공간의 연결과 구성, 유기성을 강조한 건축을 지향했으며, 대표작으로는 한일은행 본점(1978), 서울대학교 체육관(1984), 대법원청사(1990), 광주과학관(2009) 등이 있다.
홍석창(洪石蒼, 1941- ) 회원선출 2024년
1958년부터 김웅진(金容眞)과 동방연서회(東方硏書會)의 김충현(金忠顯), 김응현(金膺顯)에게 서예를, 노수현(盧壽鉉)에게 산수화를 배웠다. 1960년에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익힌 후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문화대학(中國文化大學) 예술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 수묵화 운동과 한중국제교류에도 힘썼으며, 1973년부터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에 재직하여 후학을 양성했다. 1966년 제15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서예부에서 특선을 한 바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서예와 해상화파의 영향을 엿볼 수 있으며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필치가 특징이다.
조정현(曺正鉉, 1940- ) 회원선출 2024년
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남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1969년 제1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 1979년에는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1971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 교수로 재직하며 도자사(陶磁史)의 학문적 체계를 정립하고 후진을 양성하며 한국 현대 도자를 이끈 1세대 도예가이다.
초기 작업에서는 물레 성형과 유약의 효과를 실험하다 미국 유학 이후부터는 전통도자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상감기법과 한국 질그릇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 한국 현대도예의 지평을 넓혔다.
김형대(金炯大, 1936- ) 회원선출 2024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서 공부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미술사 속에서 추상미술의 권위를 인정받은 최초의 작가이다. 이후 국전 심사위원 및 추천작가로 활동했으며, 1977년부터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일관되게 추상의 세계를 탐구하여 물감의 흐름, 붓이나 나이프 자국 등이 자아내는 역동성과 활력을 바탕으로 생명력이 감지되는 주제와 형상을 구현했다.
이철주(李澈周, 1941- ) 회원선출 2024년
호는 일초(逸初). 서울대학교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1974년에 국무총리상, 1976년, 1977년에 두 차례 연속으로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여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철주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도시풍경을 주로 그려냈는데, 1970년대에는 일상에 밀착된 소재와 풍경을 사생하고 다양한 수묵 기법으로 다루었다. 특히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예술인이나 고단한 서민의 생활상, 개발이 이루어지는 도시에 주목했다. 1990년대에는 추상을 시도하여 획의 조형성과 우연성에 의거하여 우주와 삼라만상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갔다.]
[천경자 '누가 울어'…'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지금 잇다'
뉴시스 기사 등록 : 2024.09.12. 05:00:00
예술원은 각 분야 예술가 최고 명예
미술 분과 정원 28명, 현재 17명 가입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서 전시 12일 개막
회원 17인, 작고회원 53인 87점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화가들의 최고 명예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가입이다. 1954년 개원 한 대한민국예술원은 미술 뿐만 아니라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 각 분야에서 현저한 예술적 성취를 이룬 원로들이 선출된다. 창설 당시 회원 정원은 25명이었지만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법 개정으로 회원 정원이 100명으로 확대됐다.
회원들의 투표로 이뤄지는 가입은 쉽지 않다. 기존 회원들의 동의에 의해 결정된다. 총 100명 정원이지만 현재 8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기는 '평생'으로 모든 회원들은 매달 180만 원의 정액 수당을 받는다. 별세하기까지 종신제로 운영된다. 예술가들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비판도 적지 않다. 특정 학맥 등이 얽혀 기존 회원들과 친분이 없는 경우 신입 회원이 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폐쇄적인 운영과 특혜 논란 등으로 2021년 대한민국예술원법 개정안이 발의 되기도 했다.
예술원 미술 분과는 정원 28명인데, 현재 17명이 가입되어 있다. 전뢰진, 이신자, 최종태, 윤명로, 이종상, 유희영, 박광진, 엄태정, 김숙진, 강찬균, 최의순, 정상화, 윤승중, 홍석창, 조정현, 김형대, 이철주가 등록되어 있다. 대표 회원이었던 천경자는 2015년 별세하면서 명단에서 빠졌다.
예술원 개원 70주년을 맞아 회원 작품전을 개최한다. 1979년부터 매년 여는 전시로 올해는 현 회원과 유고 작가의 작품을 모은 전시로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예술원과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뿐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함께 전시하여 보다 역동감 있게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대한민국예술원과 공동 주최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를 12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막한다.
현 회원 및 유고 작가 70명의 작품 87점과 아카이브 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덕수궁관 1, 2 전시실 2개 공간으로 구성,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가 된 예술가들’은 광복 이후 1950년대 전쟁과 분단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한국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적 발전의 길을 모색해 온 대한민국예술원 유고 회원들의 작품 53점을 소개한다.
초대회장 고희동을 비롯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초석이 된 이상범, 장발, 손재형, 배렴, 김환기, 윤효중, 노수현, 도상봉, 김인승 등 예술원 개원 이후 2000년대까지 한국미술의 역사 그 자체가 된 작가의 작품들을 공개한다.
‘우리시대의 예술가들’은 예술원 현 회원 17명의 작품 34점을 소개한다. 동양화, 서양화, 조각, 공예, 건축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존경받는 원로 예술가이자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미술의 다양성, 역동성을 증명한다.
돌 조각에 따스한 인간애를 담아온 전뢰진, 한국 섬유예술계의 이정표를 세운 이신자, 가톨릭 교회 조각의 토착화를 일군 최종태, 우리 미술의 원형성을 연구해 온 이종상 등 이들은 한국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독자적으로 창조해낸 예술가들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70명의 대표작을 통해 살필 수 있는 전시”라며 “지금, 이곳에서 세대를 이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지키며 한국 미술 발전을 이룩한 원로 예술인들의 철학과 열정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13일까지. 관람은 무료.]
[대한민국예술원, 『지금, 잇다』개원 70주년 기념전 개최
기자명 김대현
사회·문화 입력 2024.09.11 08:39
【씨원뉴스】대한민국예술원(회장 신수정, 이하 예술원)은 11일 오는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성희)과 함께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전(이하 개원 70주년전)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고 전했다.
예술원은 1954년 문화예술진흥이라는 과제를 부여받아 설립된 이래, 70년간 문학, 미술, 음악, 그리고 연극, 영화, 무용 등 예술 각 분야에서 우리 예술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왔다.
고희동, 이상범, 장발, 손재형, 김환기, 윤효중, 배렴에 이어 미술 분과 회원 총 70명,
1979년 미술전 개최를 시작으로 한국미술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 제시
그 가운데 미술 분과는 초대 예술원 회장을 역임한 고희동 선생을 위시하여 이상범, 장발, 손재형, 김환기, 윤효중, 배렴 선생 등 7명의 창립회원으로 예술원의 시작을 함께하며 한국근현대미술사의 중심축을 이루었다. 이후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며 창작과 후진 양성에 힘써온 미술 분과는 올해 4명의 신입회원을 선출하며 총 70명의 회원이 이름을 올렸다.
미술 분과는 1979년부터 매년 국내 미술전을 통해 한국미술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해왔으며, 지역 순회전 및 재외 한국문화원 특별전 개최를 통해 미술 저변 확대와 외연 확장을 도모해왔다.
대한민국예술원 미술 분과 회원 작품 87점과 아카이브 전시
이번 개원 70주년전에서는 미술 분과 작고회원 53명과 현 회원 17명의 작품 87점과 함께 예술원의 70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특히 현 회원들의 근작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작고회원 대표작을 전시하여 과거에서 지금에 이르러 후대로 이어질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게 하였다. 아카이브 코너에서는 예술원의 70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사진자료를 비롯하여 김환기, 노수현, 장우성, 도상봉 등 한국근현대미술 대표 작가가 표지 장정과 목차화 등을 담당한 예술원 초기 간행물 『예술원보』를 공개한다.
예술원 담당자는 “이번 전시는 지난 70년간 예술원 미술 분과 회원들이 이루어낸 예술적 성과가 한국미술계의 든든한 뿌리로 뻗어내려 지금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굳건한 토양을 이루었음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한국근현대미술사의 한 축이었던 미술 분과 회원들의 작품이 보여주는 삶과 예술의 정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12:40~13:3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3층 3,4 전시실에서 열리는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展을 관람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展
전시 개요(전시정보)
- 전시 제목 :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
(MMCA Collection: Social Life of Artworks)展
- 참여작가 : 김은호, 김인승, 김환기, 박서보, 이응노, 장두건, 정창섭 등 40여 명
- 작품수 : 회화, 조각, 서예 등 작품 60여 점
- 전시 일정 : 2024년 9월 12일(목) ~ 10월 13일(일)
- 관람료 : 무료 (덕수궁 입장료 1,000원 별도)
- 전시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3층 3·4전시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 관람 시간 : 화,목,금,일 10:00 ~18:00
수, 토 10:00 ~ 21:00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 주최 : 국립현대미술관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
(MMCA Collection: Social Life of Artworks)展 개최
- ‘관리전환’ 으로 수집된 작품을 선보이는 소장품 특별전
- 김은호, 김인승, 김환기, 박래현, 박서보, 이응노, 장두건, 정창섭 등 40여 명 작품 60여 점
- ‘소장이력’ 관점에서 당대 문화정책과 시대적·사회적 맥락 입체적 조명
- 2024년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3층 3, 4 전시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소장품 가운데 ‘관리전환’으로 미술관에 수집된 작품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를 2024년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으로는 ‘구입’과 ‘기증’ 외에 ‘관리전환’이 있다. ‘관리전환’이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이관받아 소장하는 것이다. 최근 이건희컬렉션을 계기로 기증에 대한 관심이 대폭 증가한 반면 관리전환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정부미술은행이 설립(2012)되기 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 된 작품 60여 점을 소개한다.
관리전환 소장품은 구입 소장품처럼 미술관의 소장 정책이나 의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지만,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국가가 미술계 진흥, 국민의 문화향유권 제고 등 공익을 위해 취득한 작품인 만큼 근현대 역사 및 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
1969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 설립을 계기로 1970년대 초부터 일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관리전환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훼손과 유실을 막고 국가대표 미술 전문기관이 작품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술사 연구 및 전시에 활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주로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와대 등으로부터 작품이 관리전환되었다.
전시는 1, 2부로 구성, 작품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사와 미술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부 ‘구상에서 추상으로’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 광복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품작 및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상 미술에서 추상 미술로 변모해 가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적 흐름이 반영된 소장품을 소개한다. 장우성의 <귀목(歸牧)>(1935), 김창락의 <사양(斜陽)>(1962), 김환기의 <산월>(1958), 박서보의 <원형질(原形質) No. 64-1>(1964) 등이다.
2부 ‘시대의 기록’은 전통의 계승과 민족문화 개발을 중시했던 당시 정부기관의 문화정책과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소개한다. 특히 1960~70년대‘동양화 붐’속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화, 민족적 정체성 확립을 내세운 기록화, 표준영정 등을 소개한다. 배렴의 <심산춘래(深山春來)>(1930년대 후반), 민경갑의 <영산홍>(1977),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농촌>(1977) 등을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작품의 소장 이력은 질적 가치는 물론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사회적 맥락과 함께 보다 입체적으로 작품을 돌아보게 한다”면서, “과거 정부기관 소장품을 한자리에 선보여 한국 근현대 역사와 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리전환
정부기관, 공공기관 소장 미술작품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조달청에 의해 ‘정부미술품 보관관리규정’이 제정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 정부기관 미술작품은 구입보다 기증 형태로 소장되고 해당 기관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국유재산법이나 물품관리법 등 어느 법령에도 해당되지 않아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정부기관 소장 미술품은 문화적, 예술적, 경제적 가치가 있는 국가재산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미술품 관리규정이 제정되기 전부터, 작품의 훼손과 유실을 막고 전문기관이 작품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전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일부 기관이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관리전환하기 시작했다. 1969년 10월 경복궁 내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근대미술 60년전》(1972)인데 관리전환도 이 무렵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 즉 정부가 주최하는 국가적 차원의 공모 미술전람회를 개최하기 위해 설립되자, 그때까지 국전을 주관하던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장한 국전 수상작 및 출품작이 이관된 경우가 다수를 차지한다. 1986년 과천관 개관 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동시대미술과 민중미술, 해외미술보다 조선미술전람회 및 국전 수상작 등 소위 제도권 작가의 작품을 주로 구입했는데, 관리전환된 소장품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관리전환된 작품 가운데 수묵화 및 수묵채색화가 103점(47.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서양화와 서예가 각각 66점(30.4%), 35점(16.1%)으로 그 뒤를 따른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1970년대에 두드러지는데, 이는 당시 일었던 소위 ‘동양화 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전통의 계승과 민족문화 개발을 중시했던 당시 정부의 문화정책과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1970년대에는 다양한 기관에서, 1980년대에는 주로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관리국(현 국가유산청)에서 수묵화와 수묵채색화가 다수 관리전환 되었는데, 1990년대 이후 그 비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회화가 미술시장에서 점차 소외되는 현상과도 맞물린다.
한편 미술에 있어 전통의 계승과 민족적 정체성 확립은 민족기록화, 새마을기록화, 선현영정 등의 제작으로 구현되었고, 다양한 정부기관에 이관된 이들 작품이 미술관에 작품 또는 미술자료로 관리전환되었다. 1967년 경복궁미술관에서 《민족기록화전》이 열렸고, 1973년 ‘기록화 5개년 계획’이 발표된 이래 명장(名將)의 전승(戰勝), 성군(聖君)의 치적, 애국선열의 위업 등 역사적 사건을 회화화하는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었다. 당시 정부는 화가들에게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경제개발 및 발전상을 그리도록 주문했다. 또한 1973년 실시된 위인들의 초상 표준화 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1980년대 초부터 표준영정이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리전환되었다.
1부 [구상에서 추상으로] 작품 소개
장우성, <귀목(歸牧)>, 1935, 비단에 먹, 색, 145×17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은 김은호를 사사하고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창덕궁상 등 여러 차례 수상하며 젊은 시절부터 큰 명성을 얻었다. 초기에는 세밀한 필치의 채색화를 주로 제작하였으나 1940년대부터 전통 문인화의 정신과 형식을 계승하며 사의적이고 간결한 수묵담채풍 작품을 선보였다. 소와 함께 귀가하는 어린 목동을 그린 <귀목(歸牧)>은 월전의 초기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1935년 제14회《조선미전》 입선작이다. 이 작품은 사실적이고 세밀한 묘사와 장식성을 두루 갖추었으며 근대 일본 및 서양 미술의 기법과 양식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20세기 초 변모하던 당대 화단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귀목(歸牧)>은 본래 정무장관실에서 소장했으나 미술작품은 전문기관에서 관리하는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 1998년 조달청으로부터 관리전환되었다.
김창락, <사양(斜陽)>, 1962, 캔버스에 유화물감, 154x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문원(文園) 김창락(1925~1989)은 대구 출신 화가 서진달에게 유화를 배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1954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유화과를 졸업했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1961)에서 특선을, 이어 <사양(斜陽)>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여 특전으로 2년간 파리에서 수학했다. 국전 추천작가, 심사위원을 지냈고 수도여자사범대학(현 세종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아버지를 모델로 삼아 그린 것으로 따뜻한 색채와 부드러운 필치가 서정적이고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아버지에 대한 정감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청와대가 입수한 이 작품은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되었다.
김환기, <산월>, 1958, 캔버스에 유화물감,130×1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수화(樹話) 김환기(1931~1974)는 1933년 니혼(日本)대학 미술부에 입학하고, 1934년에는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에 연구생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미술사조들을 접했다. 광복 후에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지내면서 1947년 동인들과 신사실파를 조직해 모더니즘 운동을 전개했다. 1956년에는 파리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귀국 후에는 홍익대학교 교수와 학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상파울루 비엔날레(1936)에 커미셔너로 참여하면서 지역적 한계를 통감한 후 같은 해 뉴욕으로 가 작고할 때까지 활동했다. <산월>은 김환기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에 제작한 작품으로 단순화된 산과 달, 구름, 나무 등의 소재가 장식적으로 배치되었고 선과 면이 조화롭게 구성되는 조형적 특징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산월>은 본래 국립극장 소장품이었으나 근대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만큼 미술관의 상설 전시에 활용하고자 1981년 다른 작품들과 상호 관리전환(교환)되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다.
박서보, <원형질(原形質) No. 64-1>, 1964, 캔버스에 유화물감, 160×128.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서보(1931~2023)는 앵포르멜, 단색화의 기수로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를 선도하며 독보적인 화업을 일군 작가다. 원형질(原形質)은 살아 있는 세포에 들어 있는 유동성 물질을 뜻하는 말로 생명 활동에 기초가 된다. 작가는 1960년대 초부터 원형질 연작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한 미술평론가가 박서보의 원형질 연작이 “절규하는 인간의 영상”이라 평했듯 <원형질(原形質) No. 64-1>은 전쟁의 상흔, 젊은 세대의 절규, 허무, 항변이자 생존에 대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反국전을 내세운 젊은 앵포르멜 작가들은 제도권에 곧 편입되었고, 국제비엔날레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이 작품은 1973년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리전환되었다.
2부 ‘시대의 기록’ 작품 소개
배렴, <심산춘래(深山春來)>, 1930년대 후반, 비단에 먹, 색, 98×8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제당(霽堂) 배렴(1911~1968)은 한학을 공부한 뒤 이상범의 청전화숙에서 수학했다. 해방 후에는 이응노, 장우성 등과 함께 새로운 전통회화를 모색하고자 '단구 미술원'을 결성했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산속의 봄 풍경을 그린 <심산춘래(深山春來)>는 배렴이 이상범의 화풍을 따르던 시기에 그린 초기작으로, 작가는 점을 찍어 산을 표현했고 먹의 농담을 조절하여 원근감을 나타냈다. 흐린 풍경 속 홀로 외길을 걷는 행인이 어우러진 풍경은 몽환적이면서 고요한 느낌을 준다. <심산춘래(深山春來)>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이었으나 박물관, 미술관의 소장품 성격의 재정립 요구와 근대미술 연구 및 전시의 일원화를 위해 2013년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되었다.
민경갑, <영산홍>, 1977, 종이에 먹, 색, 129×40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바위를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는 화려한 색감의 영산홍은 완연한 봄의 기운을 풍긴다. 이 작품은 전통회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조형실험을 전개한 유산(酉山) 민경갑(1933~2018)의 뛰어난 기본기를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유산은 1970년대 이후 전통적인 수묵 담채와 진채의 구분을 넘어선 특유의 발묵, 발색 기법을 바탕으로 대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본래 재무부(현 기획재정부)가 인수했던 작품으로 1980년 4월 허백련, 노수현 등의 작품을 포함한 89점이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하면서 소장하게 되었다.
박광진, <근대화된 새마을농촌>, 1977, 캔버스에 유화물감, 162×11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술자료
박광진(1935~)은 홍익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생으로서 처음으로 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1957)에서 수상하며 화단에 등장했다. 탄탄한 데생력을 토대로 고전주의적 사실주의 화풍의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는 목가적인 전원 풍경화를 다수 제작했다. 황금 들판을 배경으로 수확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을 묘사한 이 작품은 1970년대 추진된 새마을운동으로 질서 있게 변화된 농촌의 모습을 담음으로써 당시 정부가 추구한 농어촌 지역의 발전을 이상화하여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2년 청와대로부터 관리전환되었다.
전시 소개
이번 전시는 작품의 수집 이력이라는 관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살펴본다. ‘수집’은 조사연구, 전시, 보존, 교육, 출판 등 미술관의 다양한 활동 가운데 미술관의 근간이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 수집 방식으로는 ‘구입’과 ‘기증(또는 수증(受贈))’ 외에 ‘관리전환’이 있다. ‘관리전환’이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한 미술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미술관이 관리를 이관받아 소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12월 기준 관리전환된 작품은 미술관 전체 소장품 11,560점 가운데 217점(미술자료 별도)으로 1.87%를 차지한다. 이번 전시는 “정부기관에서 취득, 관리하던 미술품을 보다 전문적,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미술은행 설립(2012년) 이전, 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된 작품과 미술자료 일부를 소개한다.
작품의 출처 또는 소장이력(provenance)은 작품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 유효하고 작품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리고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작가의 삶, 작품 자체의 미적 가치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최근 이건희컬렉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말해주듯, 유명 소장가의 소장품은 소장가의 안목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품의 가치를 높인다. 소장가가 개인이 아니라 정부기관일 경우, 소장이력은 작품의 질적 가치는 물론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 사회적 맥락에도 주목하게 만든다. 관리전환 소장품은 구입 소장품만큼 미술관의 소장 정책이나 의도를 직접 반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국가가 미술계 진흥, 국민의 문화향유권 제고 등을 위해 취득한 작품인 만큼 한국 근현대사 및 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관리전환 소장품展·예술원 70년展
연합뉴스 송고시간 2024-09-11 09:40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덕수궁관에서 12일부터 10월13일까지 두 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고 11일 밝혔다.
덕수궁 3,4 전시실에서 열리는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전은 미술관 소장품 중 '관리전환' 방식으로 수집된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관리전환은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소장한 미술품을 해당 기관 요청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이 이관 받아 소장하는 방식이다. 1969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 설립을 계기로 1970년대 초부터 일부 정부 기관과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되기 시작했다. 주로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와대 등에서 작품이 관리전환됐다.
관리전환된 작품들은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이전 국가가 미술 진흥이나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높인다는 취지 등으로 취득한 작품인 만큼 근현대사·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미술관은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2년 정부미술은행이 설립되기 전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된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장우성의 '귀목(歸牧)'(1935)과 김창락의 '사양(斜陽'(1962), 김환기의 '산월'(1958), 박서보의 '원형질(原形質) No. 64-1'(1964) 등 구상미술에서 추상미술로 변해가는 시기의 작품과 배렴의 '심산춘래(深山春來)>(1930년대 후반), 민경갑의 '영산홍'(1977),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농촌'(1977) 등을 볼 수 있다.
덕수궁관 1,2 전시실에서는 같은 시기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전도 열린다.
1954년 문을 열어 올해 개원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예술원의 현재 회원과 세상을 떠난 작가 70명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초대회장 고희동을 비롯해 이상범, 장발, 손재형, 배렴, 김환기, 윤효중, 노수현, 도상봉, 김인승 등 세상을 떠난 회원 작품 53점과 전뢰진, 이신자, 최종태, 이종상 등 현재 생존 회원 17명의 작품 34점 등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 9월 12일~10월 13일 개최
위드인뉴스 기사 등록 : 2024. 9. 11. 8:58
글 : 김영식
◇ ‘관리전환’ 으로 수집된 작품을 선보이는 소장품 특별전
- 김은호, 김인승, 김환기, 박래현, 박서보, 이응노, 장두건, 정창섭 등 40여 명 작품 60여 점
- ‘소장이력’ 관점에서 당대 문화정책과 시대적·사회적 맥락 입체적 조명
◇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3, 4 전시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소장품 가운데 ‘관리전환’으로 미술관에 수집된 작품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를 오는 9월 12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으로는 ‘구입’과 ‘기증’ 외에 ‘관리전환’이 있다. ‘관리전환’이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이관받아 소장하는 것이다.
최근 이건희컬렉션을 계기로 기증에 대한 관심이 대폭 증가한 반면 관리전환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정부미술은행이 설립(2012)되기 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 된 작품 60여 점을 소개한다.
관리전환 소장품은 구입 소장품처럼 미술관의 소장 정책이나 의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지만,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국가가 미술계 진흥, 국민의 문화향유권 제고 등 공익을 위해 취득한 작품인 만큼 근현대 역사 및 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
1969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 설립을 계기로 1970년대 초부터 일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관리전환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훼손과 유실을 막고 국가대표 미술 전문기관이 작품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술사 연구 및 전시에 활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주로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와대 등으로부터 작품이 관리전환되었다.
전시는 1, 2부로 구성, 작품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사와 미술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부 ‘구상에서 추상으로’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 광복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품작 및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상 미술에서 추상 미술로 변모해 가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적 흐름이 반영된 소장품을 소개한다.
2부 ‘시대의 기록’은 전통의 계승과 민족문화 개발을 중시했던 당시 정부기관의 문화정책과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소개한다.
특히 1960~70년대‘동양화 붐’ 속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화, 민족적 정체성 확립을 내세운 기록화, 표준영정 등을 소개한다. 배렴의 <심산춘래(深山春來)>(1930년대 후반), 민경갑의 <영산홍>(1977),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농촌>(1977) 등을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작품의 소장 이력은 질적 가치는 물론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사회적 맥락과 함께 보다 입체적으로 작품을 돌아보게 한다”면서, “과거 정부기관 소장품을 한자리에 선보여 한국 근현대 역사와 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일반인 전화문의: 02-2022-060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대표번호)]
13:30~13:37 시청역 1번 출구로 원점회귀하여 탐방 완료
13:37~13:50 시청역에서 종로3가역으로 가는 1호선 지하철 승차 대기
13:50~14:30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서 종로3가역으로 가서 3호선으로 1차 환승하여 연신내역으로 이동한 후 6호선으로 2차 환승하여 구산역으로 이동 [40분 소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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