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11일) 오후, 대학을 졸업하고 전남 담양으로 귀농한 친구 춘수에게서 반가운 전화가 왔다.
"지난 달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건강에 좋은 여름철 슈퍼 푸드 10가지'를 소개한 기사 봤니?"
"응,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보름 전쯤 봤지. 키위, 아스파라거스, 레몬, 시금치, 수박, 딸기, 블루베리, 버찌 등이 슈퍼 푸드라고 하는 기사 말이지?"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기적의 과일 |
ⓒ 김수종 |
| |
"그래 그 중에 블루베리(blueberry)를 내가 5년 전에 심어 작년부터 수확하고 있는데, 농장에 한번 놀러 와라. 지금 수확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맛이 제일 좋은 시기라 올 거면 이번 주말에 꼭 와라."
"응, 주말에 가지."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반가움으로 난 덜컥 방문약속을 했다. 10여 년 전 일본유학시절부터 즐겨먹던 블루베리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심한 안구건조증에 시력도 별로 좋지 않는 나는 유학시절부터 눈에 좋다는 자색고구마와 블루베리를 즐겨먹었다. 단맛이 거의 없는 자색고무마를 먹는 일은 사실 고역이지만, 눈에 좋고 심장에도 좋다는 말에 건강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먹고 있다.
그리고 '기적의 과일'이라고도 불리는 블루베리는 과일을 그냥 먹을 수 있는 6~7월에는 생으로 먹고, 나머지 달은 냉동해둔 것을 갈아서 우유나 요구르트, 크림과 함께 후식으로 먹거나 과자반죽에 넣어 구워 먹기도 한다.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시력 개선에 좋다고 한다 |
ⓒ 김수종 |
| |
약간 비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시력개선 효과, 섬유질이 많아 변비 개선, 항암효과, 괴혈병, 당뇨병, 비뇨기 질환, 노화방지, 피부미용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비타민C, E, 철, 망간 등이 풍부하여 기억력 향상에도 좋다고 한다.
북미대륙이 원산인 블루베리는 산성이 강하고 물이 잘 빠지면서도 촉촉한 흙에서만 자란다. 그래서 별도의 배양토와 물관리가 아주 중요하며 꽃이 피고 45일이면 출하가 가능한 작물이라 유기농 재배가 수월하다.
여기에 현재까지는 재배농사는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수요자는 많아 고가에 판매가 가능한 관계로 전국적으로 재배를 하고자 하는 농가는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서부개척시대부터 미국인들은 인디언이 무척 시력이 좋고, 낡은 나이에도 자식을 잘 낳고, 변비, 암, 괴혈병, 당뇨, 비뇨기 질환 등이 거의 없는 삶을 산다는 것에 주목한다.
이에 인디언의 삶을 관찰 연구하면서 그들이 야생 블루베리를 무척 즐긴다는 것을 확인한 학자들이 20세기 초중반부터 속속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블루베리가 기적의 과일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노화방지 피부미용에 좋다 |
ⓒ 김수종 |
| |
아쉽게도 블루베리는 생과일을 그냥 먹을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는 관계로 가공품인 캔디, 껌, 잼, 주스, 통조림, 기능성식품, 의약품 등이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 현재 관련 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일본, 독일, 뉴질랜드, 한국 등지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춘수와의 약속으로 나는 친구들 여러 명을 모아 주말인 14~15일 양일간 장맛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전남 담양군으로 갔다. 새벽같이 출발한 우리들은 오전 10시쯤 농장에 당도했다. 현재 담양군에는 170여 곳의 블루베리 재배농가가 있고, 영농조합법인을 주식회사 형태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00평 정도 되는 춘수의 블루베리 농장은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고랑을 만들고 위쪽에 나무를 심고, 아래는 전부 비닐을 깔아 풀을 자라지 않게 하여 곤충들의 서식도 막아내고 있었다.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잘 가꾸진 농장이다 |
ⓒ 김수종 |
| |
생육기간이 45일 정도라 농약을 치지 않고도, 재배가 가능하여 농장에서 바로 따서 그냥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단맛과 신맛이 공존하는 미묘한 맛이 더 좋았다. 시장에서 사서 먹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식감으로 한 시간 넘게 사진도 찍고 따 먹기도 하면서 밭을 한 바퀴 돌았다.
춘수는 "현재 담양은 전국 블루베리 생산량의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조합에 가입된 농가는 전부 유기농으로 재배를 하고 있는 관계로 값도 비교적 비싸게 받고,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동시출하를 하는 관계로 유통비용도 절감되어 보통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내가 10여 년 전부터 눈에 좋아서 자주 먹는다"라고 했더니 "사실 눈에도 좋지만, 변비 해소, 항암작용, 미용, 당뇨예방, 다이어트에 좋은 최고의 건강식품"이라며 "매일 7~10알 정도씩 먹는 것이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식습관"이라며 꾸준히 먹으라고 권했다.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성공한 귀농인의 농장이다 |
ⓒ 김수종 |
| |
"혹시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작은 품종은 없냐?"라고 물었더니, "블루베리는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있는 관계로 '로부시(lowbush)' 품종은 키가 1m 내외로 작은 관계로 화분에 관상용으로 키워, 먹을 수도 있다"라고 하며 한번 도전해 보란다.
당일 나는 블루베리 300~400g 정도는 먹은 것 같다. 같이 동행했던 친구들도 다들 따면서 먹기도 하고 농장을 둘러보면서 춘수랑 블루베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유기농이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고, 항암작용에 젊어질 수 있다는 말에도 공감이 갔다.
난 그동안 담양군은 춘수가 가끔 보내오는 죽순, 방울토마토, 단감, 딸기 정도만 유명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블루베리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래서 농장도 둘러보고 관광도 할 겸 아주 잘 왔다는 생각을 했다.
|
▲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담양의 블루베리 농장, 많이 먹고 많이 따온 블루베리 |
ⓒ 김수종 |
| |
춘수의 농장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정말 맛있게 블루베리 따기 체험을 했다. 난 무척 많이 먹었고 덜 익은 것부터 숙성이 지난 것까지 전부 맛을 보아 단맛, 신맛, 쓴맛, 새콤한 맛, 상한 맛을 두루 보았다. 친구도 만나고 오랜 만에 건강에 좋은 블루베리를 많이 먹어서 기분은 무척 좋았다.
배탈이 나지 않기를 바라며 식사를 하기 위해 친구들과 농장에서 나와 담양읍에 있는 '한국대나무박물관' 인근에 소재한 대통밥집인 '박물관앞집'으로 이동했다.
|
▲ 담양의 명품, 대통밥 대통밥은 정말 맛이 있고 건강에 좋다고 한다 |
ⓒ 김수종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