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거실온도가 30도를 가리키네. 어휴 진짜 덥다.
폭염속을 뚫고 어제 상주 누님 댁에 볼일이 있어 시골에 다녀왔다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보았다. 그런데 좀 답답하였다. 왜냐하면 이 고속도로는 웬 터널이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워낙 깊은 계곡사이에 걸쳐있는 교각들이라서 난간을 높게 만들어 놓아서 바깥 경치가 통 보이지 않았다.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금방 고향에 갈 수 있으니 이런 좋은 세상이 올 줄이야. 시속 120km쯤으로 달리면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비싼 경기도 땅에 전원주택 마련하려고 바둥거리지 말고 나중에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향땅에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상주에서 볼일을 마치고 문경에 도착한 시간은 4시쯤, 친구들이 당연히 일터에서 땀 뻘뻘 흘리고 있을테니 시원한 내 고향 영신 숲에서 저녁이 될 때까지 쉬어야겠다. 점태가 마침 집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물 반 고기 반인 냇가에서 강태공들의 고기잡는 모습에 고향의 정취를 듬뿍 맡으며....
신희가 진남교로 오라는데 몸이 2개라면 좋겠다.
장마가 지나가서 물이 맑아지고, 물고기도 많아졌다고 한다.
그 옛날 저 냇가에서 고기도 잡고 미역도 감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던 시절을 회상하며 카메라를 안 가져온 것을 후회하였다.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수 밖에....
점태와 나는 영신어른들 계모임 장소로 이동하였는데. 이럴 수가? 나참, 하필이면 내가 살던 집이 아닌가? 내가 살던 집은 문경자동차공업사(황경연이네)바로 앞집이다. 경연이네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계시던 우리 아버지에게서 우리집 뒤에 있던 우리논과 밭을 사서 지금 엄청 번창하고 있다?.....
아무튼 옛날 우리집은 30년 동안 주인이 몇 번 바뀌다가 이번에야 제대로 주인을 찾은 듯 반듯한 식당(고래식당)이 들어서니 괜히 기분이 괜찮았다.
올갱이 국으로 저녁을 떼우고 먼저 혼자서 선녀네 집으로 왔다. 점태와 송골매는 곧 뒤따라오기로 하고, 선녀는 반갑게 맞아주었고... 그런데 너무 더워 죽겠는데 방으로 들어오랜다. 허걱, 선녀 반바지 옷을 빌려 입고 선풍기에 얼굴을 들이밀고 땀을 식히고 있는데 정학이가 오고 주변에 사는 여자친구들이 하나 둘씩 오고 점태와 송골매가 도착하고 우리는 꺽지와 서거리가 수북한 선녀가 끓인 매운탕을 안주로 한잔씩 돌렸다.
송골매는 참으로 대단하다. 음주한 상태로 그 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니?
비행기도 타고 아무튼 이 친구는 올라타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ㅎㅎㅎ)
소주 한병씩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너무나도 더워서 웃통 벗는 것 만으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영신냇가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영신냇가 족구장 근처에서 마침 달도 없고 어두컴컴한지라 나는 일착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 35년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송골매가 오토바이로 쌩!! 하고 어디론가 가더니 맥주를 잔뜩 사가지고 와서 한여름밤의 물가의 파티는 계속되고 여친들은 저절로 노래가 나오고 나와 송골매는 뚜엣으로 물속에서 물구나무서기로 허연 두다리를 물밖으로 내밀고 수중발레묘기가 계속되었고 친구들은 환호를 질러댔다. 우리는 40년전 초딩친구들로 돌아가 있었다. 에고 왠 시간은 이리 잘 가노? 여친들이 서방님이 기다린다고 다들 일어서니 그동안 우찌 참았는지 정학이와 점태도 옷을 훌훌 벗어던지더니 물속으로 첨벙!하고 들어와서 한여름밤의 물개는 4마리로 늘어났다. 시원한 물속에서 우리는 여름 동창회 얘기를 의논하기도 하였다.
송골매가 새벽에 일어나서 축사에 나가 봐야한다고 먼저 집으로 가고 우리 셋은 속옷을 꽉짜서 손에 들고 자리를 뜨는데 점태가 늦게 발동이 또 걸렸다. 점촌시내에 가서 한잔 더하자는 것이다. 택시불러서 타고 무슨 스탠드바에 갔는데 손님이 적당하여 우리 셋은 거의 예술적으로 무대를 휘저어버렸다. 정탁이의 노래솜씨는 여전하다. 이 친구는 나이먹어도 성대가 안 망가졌는지 목소리가 아주 맑고 잘 올라가고 잘 꺽는다. 가수의 길로 가야하는 것인데 길을 잘 못 들었다. 점태의 부드럽고 정확한 지루박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나는 잘 참다가 꼭 뒤늦게 발동이 또 걸려서 내가 개발한 막춤을 추어댔다.
더구나 세 친구는 노팬티 차림으로 아래에서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를 박자삼아 그만 문 닫아야겠다는 사장님의 요청이 있을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정학아! 넌 왜 내 속옷 뭉치를 바꿔 집으로 가면 어떡하겠다는 거니?
난 집에 가서 뭐라고 변명하노? “
오늘 밤 점태가 과용했다. 영신의 점태네 집에서 단잠을 자고 아침 8시에 기상!!
정학이와 바뀐 속옷을 주섬주섬 줏어 입고 친구의 단잠을 깨우기 싫어서 살며시 나와 서울로 차를 몰았다. 집에 도착하니 10시 조금 넘었다.
어제밤 같이 자리했던 여친들, 이름을 안 밝히는 것이 좋겠지?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되어 고맙네..오늘밤에는 골배이 잡으러 간다는데 나도 또 가고 싶다. ㅎㅎㅎㅎㅎㅎ
첫댓글 오늘 여고모임 있는날이라 잠실서만나 오리고기로 점심먹고 냉커피로 입가심하고 이런저런 얘기끝에 어제재식이 점촌가서 영신냇가에 풍덩했다는소식 들었다 소식한번 빠르지??
우왓!! 진짜 빠르네... 노블모야, 채정희, 이금희한테 전화좀 해서 은사님보러가자고 해보래이, 남자가 전화하기가 우째!!
김샘 우리 보내놓고 더욱 신나게 놀았네 글고 점태 정학이도 그렇네 우들 보내고 물에 들어가고 우예됬던 재미있고 즐거웠다 아이가 샌님 모시러 우리 신랑하고 갔다올까?
장문의 글을 통하여 푸근한 고향의 정경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잘보았네 ~~~` 잘잇다 갔어니까 조으네 ~~~`
야들아 ! 그집은 내가태어난 집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