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67m의 靈山인 태백산 雪산행을 갈려고 하니 늙어서도 어릴적 소풍가는 기분으로 왠지 이른 새벽부터 마음이 설레며, 5시경 기상이다.
산행준비를 하여 교대역에 도착하니 7시 반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동트는 새벽에 주차장에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8시에 출발하여 버스에서 산행대장의 코스 설명을 듣고,
신입회원 소개의 시간을 가지면서 영월을 지나 차창 밖으로 펼쳐진 고즈넉한 시골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민둥산을 거쳐 11시 반경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에 도착이다.
아이젠을 하고 등산길로 접어드니 주위가 온통 눈밭이다.
태백산의 중후한 웅장함과 주목군락의 설경을 감상하면서 일행은 천제단으로 향한다.
황량한 겨울 산을 폼 나게 해주는 고사목과 오래된 주목나무를 즐감하며 산을 오른다.
유일사를 지나서 가파른 능선 길을 오르니 장군봉이 보인다.
태백산을 품은 저 멀리 내다보이는 백두대간 자락도 순백의 물결이 일렁인다.
눈앞에 펼쳐진 청량한 겨울하늘과 雪景이 한폭의 그림 같다.
겉보기에는 웅장하지만 산세는 완만하다.
동해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세찬바람이 볼따구니를 얼게 만든다.
정상부근에 넓게 자리한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디고 서있는 신비로운 형상의 주목의 향연이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첩첩의 산들이 아늑하도록 퍼져나가며
저 멀리 보이는 함백산과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一望無際한
백두대간의 능선이 장관을 이루며 비너스의 늘씬한 각선미를 연상케 한다.
장군봉을 지나 천제단이 눈에 들어온다.
천제단은 옛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제단으로 삼국사기 등 기록에 의하면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三山五岳중의 하나인 北岳이라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靈山이다.
겨울바람이 매섭고 추위 때문에 정상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龍井이라는 샘터를 지나 망경사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하산을 재촉한다.
단군성전을 지나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바위절벽이 신비롭다.
4시경 당골 입구에 뒤풀이 장소인 ‘태백산 가는길’에 도착한다.
맛있는 감자전, 해물파전, 메밀전병과 옥수수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고, 6시경 출발하여 교대역에 9시 반경 도착한다.
산행은 고통이며 동시에 축제다.
고통 속에는 기쁨이 있고 그리고 항상 아름다움이 뒤따른다.
하늘 가까이 가는 길, 천제단 정상에서 내려다본 산 빛은 雪花로 가득하고, 시나브로 지상으로 발을 뻗은 순백의 산길위에는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말없는 雪山의 침묵과 자태는 더 깊은 빛이 나고, 세속을 떠난 천상계를 연상케 하며, 초연한 삶의 경지를 일깨워 준다.
청량한 산 공기를 들이쉬며, 눈 쌓인 겨울 산을 즐긴 맑은 여운이 남는 즐거운 테마 산행이다.
지세정 동기의 동영상에 80학번 후배 曰
“Wow! 선배님의 전문영상 편집,
매끄러운 화면흐름과 유려한 화면전환.
맛깔난 자막과 경쾌한 BGM
그 모든 것에 놀라움과 경외심을 느낍니다.
감사히 시청했고, 거듭 감사드립니다!”
지박사님!
동영상 촬영/제작 노고에 감사드리고, 고마워요!
손주 曰
“할배땀시 태백 雪山을 영화처럼 구경했다고...”
P.S: 세상사 거친 들판에서 世波에 찌들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보니 칠순이 지나서 체력도 노쇠하여 올레조로 갈려고 하다가, 살아 생전 언제 천제단을 다시볼까 싶어, 무리하게 10km 남짓 산행을 하고나니 장단지가 며칠째 뻣뻣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