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란 어떤 곳이었나
우리는 “광야”라고 하면 사람이 살지 못할 곳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모세 시대에도 그랬을까?
“광야”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미드바르(מִדְבָּר)다. 원래의 뜻은 “양떼와 소 떼를 치는 데 사용되는 땅”이란 뜻이다. 즉 광야란 광활한 목초지가 있는 땅이란 뜻이다.
성경에는 그런 의미로 사용된 흔적들이 여러 곳에 나타난다. 요엘2:22에는 “풀이 싹이 나며”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싹이 나며”의 히브리어가 미드바르(מִדְבָּר 광야)다. 따라서 “광야에서 풀이 나며”라고 번역할 수 있다.
렘23:10에도 “초장의 광야”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 뜻은 “풀이 있는 광야”라는 뜻이다. 시78:52을 보자.
“그가 자기 백성은 양 같이 인도하여 내시고 <광야>에서 양 떼 같이 지도하셨도다”
“광야”에서 양 떼 같이 지도하려면 광야에는 풀이 있어야 한다. 또 잠21:19을 보자.
“다투며 성내는 여인과 함께 사는 것보다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
성내는 아내가 없는 광야는 그런대로 사람이 살만한 곳이란 뜻이다. 출3:1을 보자.
“모세가 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떼를 치더니 그 떼를 <광야> 서쪽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모세가 “양 떼”를 몰고 광야 서쪽(미디안 지역에서는 서쪽)에 있는 호렙으로 간 것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간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양 떼에게 먹일 풀이 있었기 때문에 간 것이다. 그랬다가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났던 것이다. 창21:20을 보자.
“하나님이 그 아이(이스마엘)와 함께 계시매 그가 장성하여 <광야에서 거주하며> 활 쏘는 자가 되었더니”
이스마엘과 그의 어머니 하갈은 “광야”에서 살았다. 광야가 메마른 땅이었다면 그들이 어떻게 그곳에서 살 수 있었겠는가. 당시 광야에는 가축에게 먹일 풀은 있었지만, 사람이 먹을 식수만은 구하기 어려웠던 땅이었다. 그렇다고 전혀 식수가 없는 땅도 아니었다. 창16:7을 보자.
“여호와의 사자가 <광야의 샘물> 곁 곧 술 길 샘 곁에서 그를 만나”
민32:1을 보자.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은 <심히 많은 가축 떼>를 가졌더라”
“심히 많은 가축 떼”라니, 이 가축 떼는 하늘에서 떨어졌나?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시내광야에서 키웠던 가축 떼다. 광야에 풀이 있었기 때문에 심히 많은 가축 떼가 가능했던 것이다. 안 그런가?
현재는 시내광야가 매우 메마른 땅이 되었지마는, 모세 시대에는 목초지가 있는 그런 땅이었다. 단지 사람들이 먹을 식수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p.s
민수기 33장은 40년 동안 시내광야에서 이스라엘 진이 옮겨 다닌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40번이나 옮겨 다녔다. 아마도 목초지를 찾아 옮겨 다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