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야간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집이 순천 조례동이랴
집에 가서 라면 먹어야 하는 고민과 함께
집으로 가는 59번 버스를 탔었습니다.
야간 수업을 마치고 나니 배가 얼마나 고팠는지 모릅니다.
배가 고파서
"차야~ 어서 가라" 하면서
먹을 라면 종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에 오던 166번 순천만 가는 버스가
앞지르기를 시도하다가
59번 운전기사 아저씨와 경쟁이 되어서
싸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신호등 앞에서 두 버스가 마주치게 되었는데,
59번 버스 아저씨와 166번 아저씨가
동시에 문을 열고 말싸움에 돌입했습니다.
결국은 내가 탄 59번 아저씨가
열이 받을 대로 받아
166번 버스로 올라가 싸움이 계속 시작되었죠.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우리는 속으로 아저씨 이겨욧!!!
아저씨의 능력을 보여주세욧!! 하며 응원하고 있었는데....
젠장~~~~~~
166번 버스가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기사를 태우고 떠나는 겁니다.
휭~!!!!!!!
그 순간 59번 버스에 있는 사람들은...... 멍해졌습니다.
기사 없는 59번 버스에는 바람이 휭하고 불었던 것이죠.
우쒸~~~ 기사 아저씨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100미터 전방 커브 도는 데서
열심이 뛰어오는 59번 기사 아저씨를 보았더랬습니다. 무지 불쌍해 보이더군요...
얼굴은 벌개가지고....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하고
운전을 계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가 불쌍했습니다. 정말루...
9월 초순이랴 땀은 삐질삐질 났거든요
불쌍한 아저씨,
우리의 59번 버스는 완전히 패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서너 정거장을 지난뒤,
뒤에서 백차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59번 버스를 세우기 위해 우렁찬 경찰차의 스피커로... "59번 갓길로 대세욧!!!"
"갓길로 대욧~~~~~" 신경질적인 경찰의 목소리.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는 59번 아저씨...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166번 기사 아저씨에게 깨지고
이제는 경찰한테까지 깨지는구나...
그런데...
올라온 경찰의 한마디...
걸작이었습니다.
차 키 주세요"!!!!!
차키조옷"!!
그렇습니다.
우리의 59번 아저씨는 166번에 올라타서
166번 차 키를 들고 날은 것이었습니다.
오도 가도 못하는 166번.
차안 승객은 박수를 치면서 뒤집어졌고
59번 기사아저씨의 능력을 보고야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나는...
라면 먹으면서 죽어라 웃은 생각이 났던 기억이
지난 일을 올려 봅니다~
첫댓글 역쉬이~
싸움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이긴다니까요 ㅎㅎㅎ
ㅎㅎㅎㅎ~~~
재밋게 잘봤습니다~ㅎㅎㅎ~~
나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하하하